한국 의료관광, 그 이면엔...

등록 2013.08.26 13:25수정 2013.08.2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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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중국의 공영방송인 CCTV에 한국 의료관광의 어두운 면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 방송은 한국 성형외과를 방문한 중국인이 겪은 다양한 부작용 사례를 소개했으며 중국인 환자에게는 수술비를 부풀려 청구한다는 내용도 곁들였다. 아울러 필자가 이전에 기사로 언급한 바 있는 그림자 의사(관련기사 : 나랑 상담한 의사가 수술하는 줄 알았더니...)방송에서 다뤘다.


요즘,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미용 시술을 하는 병의원들이 밀집해있는 강남 지역에서는 시술 후 마스크를 쓰거나 붕대를 감고 돌아다니는 중국인들도 볼 수 있다.

이들이 이렇게 한국을 찾아와서 시술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성형대국' 이미지 때문이 아닐까 한다. 패션은 이태리, 자동차는 독일... 이런 것처럼 '미용성형은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생겨서일 것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이런 가능성을 보고, 우리나라 정부도 의료관광을 활성화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이다. 많은 환자들이 한국을 찾으면서 그로 인한 어두운 면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눈 앞의 이익을 좇는 이들로부터 그러한 잡음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의료법상, 환자를 유인, 알선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나 외국인환자의 경우에는 2009년 4월부터 허용하였다. 다만 합법적인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서는 보건복지가족부에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병원에서는 환자를 모으기 위해 따로 브로커를 고용하기도 하는데, 이때 시술비용의 일부를 커미션으로 제공한다. 이는 곧 환자에 대한 비용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브로커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과잉진료를 강권하기도 한다.


그 뿐 아니라, 시술을 받고 나서의 사후 관리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부작용 발생시 병원 측에서 나몰라라 하면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것도 의료관광으로 인해 늘어나는 피해 사례이다. 심지어는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사례가 적발된 적도 있다. 이러한 일들은 사실 내국인 환자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생겼던 일이지만, 해외 환자들의 경우에는 그 정도와 파급력이 강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중국에서는 정부차원으로 한국으로의 의료관광을 제지하려고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010년부터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 상에 '성형을 위해 한국 의료관광을 다녀온 중국인이 비용 문제 등의 의료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안내문을 올리기도 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부정적인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다가 중국 의료계에서도 한국에 환자를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는 게 그 이유로 여겨진다. 중국정부의 이러한 반응은 한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의료관광을 활성화하려는 것에 대한 역반응으로도 여겨진다. 의료관광의 최대 소비자가 중국이니만큼 중국을 주 대상으로 홍보가 이루어진다. 이런 홍보가 중국 입장에서는 마치 의료후진국인 것처럼 여기는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해한다고도 한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이, 갓 탄력을 받기 시작하는 한국 의료계에 타격을 받으리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의료분야는 진정성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단기적인 이익창출에 대한 욕심 때문에 그 본질이 훼손되고 국가이미지가 저해될 우려에 처해 있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진정성이 의료의 본질이다. 그런데, 수익창출에 대한 지나치고 급한 욕구가 이를 해치고 있다. 한류, 의료관광, 다 좋지만 결국은 진정성의 회복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얼굴 #중국 #의료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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