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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 의심하면 다 '종북좌빨'인가요?"

[현장] 다큐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연출과 제작 맡은 백승우·정지영 감독

13.08.27 17:24최종업데이트13.08.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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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 시사회에서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사진/이정민 기자| 이 다큐의 시작은 곧 '합리적 의심'이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제기된 많은 의문은 국방부의 결과 발표와 동시에 너무도 쉽게 잠잠해졌다. 몇몇 전문가가 꾸준히 의문을 제기했고, 이 때문에 명예훼손 여부를 두고 법적 소송 중이지만 언론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었다.

정지영 감독과 백승우 감독이 다큐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만든 것은 곧 그러한 사회분위기에 대한 충격 때문이었다. 27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두 감독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제작을 맡은 정지영 감독은 "어느 날 TV 토론을 보는데 어떤 논객이 '아직도 대한민국에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종북좌빨이 있다'고 하더라, 그 말에 충격 먹었다"며 "나도 마음 속 의심이 있는데 종북좌빨이라고 하는구나, 그 발언에 대해 사회자나 다른 패널이 아무 말도 안하더라,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영화 기획 초기 당시를 언급했다.

정지영 감독은 "우연히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을 만났고, 재판 중이란 얘길 들었다"며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는 말에 누군가 이 과정을 다큐로 쫓았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우리 사회의 경직성을 말하면 의미가 있겠다는 판단에 백승우 감독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왜 합리적 의심을 못하게 하는 지가 영화의 핵심"

27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 시사회에서 백승우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영화를 연출한 백승우 감독은 "감독님이 영화 제안을 하시면서 색깔론에 휩싸일 거라는 걱정을 하셨는데 개인적으론 거짓말만 안하면 색깔이든 뭐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며 흔쾌히 <천안함 프로젝트>를 맡았던 배경을 전했다.

영화는 천안함 침몰 당시 사건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던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위원과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국방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충분한 논리를 대며 빈틈을 지적하는 형식이다.

백승우 감독은 "(두 사람 인터뷰 외에도) 촬영 자체는 많이 했는데 주제를 관통해야 하니 편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국방부 쪽의 의견이 모두 공개돼 있는 만큼 주목받지 못했던 의견을 중심으로 찍었다"고 설명했다.

백 감독은 "국방부 쪽의 반론은 왜 안 실어주는지 질문이 있었는데 그것도 답답하다"며 "국방부는 영화 전체를 자기네 얘기로 채워져야 만족할 것 같다, 영화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폭침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하기보단 왜 합리적 의심을 얘기 못하게 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천안함 프로젝트>는 2010년 3월 26일 일어난 천안함 침몰 이후 주요 사건을 기록과 재연으로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오는 9월 5일 개봉 예정이다.

27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 시사회에서 백승우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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