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조경태, '종북몰이' 한목소리

새누리 "종북 결별하려면 이석기 제명안 동참" 압박...조경태 동조

등록 2013.09.09 14:37수정 2013.09.0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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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압박나선 최경환 "단독 국회도 불사" 9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까지 여야 의사일정이 합의되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의사일정을 강행하겠다"고 민주당을 압박한 최경환 원내대표가 황우여 대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새누리당이 '종북몰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사태를 촉매제로 야권 전체에 '빨간색' 씌우기에 여념이 없다. 새누리당 논리에 찬성하면 종북주의가 아니지만 반대하면 종북주의라는 이분법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야권을 종북주의로 몰아세운 새누리당은 설상가상으로 단독 국회를 열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는 실정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 훼손 세력과 무분별하게 연대해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생해 온 종북세력에 숙주 노릇을 하지 않았는지, 지금도 비호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정치권이 반성해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정치권'을 지칭했지만 사실상 민주당을 겨냥한 것이다.

황 대표는 "새누리당은 자유민주주의 꽃을 피우려는 투쟁을 용공주의로 몰아가는 역색깔론을 경계하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로 전진할 것"이라며 "의회 민주주의의 꽃인 국회를 무시하고 국회의 원활한 활동을 방해하는 어떤 행동도 의회 민주주의를 해치는 일이다, 새누리당은 의회 민주주의가 꽃피게 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장외 투쟁 중인 민주당을 향한 화살이다.

하루 전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4.19 국립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그 뿌리가 독재정권 군사 쿠데타 세력에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고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면서 틈만 나면 종북몰이, 매카시즘 기대기에 여념이 없다"고 일갈한 바 있다. 새누리당이 '이석기 사태'를 꼬투리 삼아 민주당에 '종북 프레임'을 걸려 하자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맞받아 친 것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용공주의로 몰아가는 역색깔론'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협조 여부따라 통합진보당과의 연대 실체 보게 될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누리당은 '이석기 제명안' 처리를 두고 종북이냐 아니냐를 가르겠다는 식의 이분법으로 종북몰이에 박차를 가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내란 음모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은 이석기 의원을 의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좀 더 경과를 지켜보자고 한다,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말한대로 종북세력과 척결, 결별하고자 한다면 이석기 제명안에 적극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의사일정 협의에 진전도 없이 추석을 맞게 되면 정기국회 1/3의 시간이 날아가 버린다"며 "한 달이 넘도록 정치 공세만 하는 야당을 설득해 왔지만 야당은 정기국회 의사일정 협의를 여당과 대통령 협박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최 원내대표는 "오늘까지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내일부터 상임위원회를 열도록 하겠다"며 협상 시한을 못박았다. 이처럼 민주당을 향해 '종북몰이'에 나서며 의사일정 협의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의원으로서 인정 받지 못하는 이석기에 대해 제명안 제출은 당연하다, 민주당은 종북세력과의 결별에 애매모호한 태도를 접고 야권의 원죄를 책임 통감하고 부정세력과의 단절 의지가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달라"며 "국회에 돌아와 이석기 의원 제명안 처리에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석기 제명안에 대해 민주당은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16일 윤리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석기 제명안 안건 심사 착수에 대해 민주당이 협조 하는지 안 하는지 보면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정치 연대 실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기 의원 제명안에 찬성할 경우 통합진보당과 연대하는 세력이 아니지만 반대할 시 통합진보당 연대 세력이라고 규정지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 음모' 혐의는 수사에 돌입한 단계다. 내란 음모에 가담한 것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안당국이 흘리는 혐의 사실을 근거로 일방적인 제명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주장인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사법판단을 기다려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법부가 '내란 음모' 혐의를 입증할 시 이 의원에 대한 의원직은 박탈되게 돼있다. 입법 기관인 국회가 사법부의 영역까지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새누리당의 이 같은 논리에 동조하는 발언이 나와 민주당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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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 ⓒ 남소연


조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대다수는 이석기 발언록을 보면서 단 하루도 이 의원을 국회의원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고 하루치 세비도 주고 싶지 않아 한다"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국가 부정세력은 반드시 축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종북 꼬리를 잘라내야만 새누리당의 종북 전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이석기에 대한 한치의 미적거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석기 의원 제명안 처리를 두고 '종북'을 가늠하는 새누리당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도, 그 전략에 휘말려 제명안 처리에 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최고위원은 "체포동의안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이석기를 옹호할 의도로 반대표 던진 여야 의원들은 빨리 커밍아웃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새누리당 내에서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을 지칭하며 "종북 의원이 31명 있다"고 말한 것과 다르지 않은 수위의 발언이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6일, 이 의원 사태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해 김한길 대표로부터 "내부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것에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신중론'을 펴고 있는 당론과 정반대의 방향에서 발언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종북몰이 #새누리당 #매카시즘 #이석기 #조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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