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굴복해 핵 무장 해제 가능성 있나?

등록 2013.10.17 12:08수정 2013.10.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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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북한의 핵 능력이 핵무기 소형화 추진 상태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기술적으로는 언제든 추가 핵 실험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으로 북핵 폐기를 추진한다는 소극적 자세로 임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 17일자 방송을 통해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6일 북한 핵 문제가 과거와는 다른 차원으로 북한의 핵 능력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기술적으로는 언제든 추가 핵 실험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본부장은 특히 "북핵이 과거 정치적 선전 무기에서 군사적 함의를 띄는 무기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와 관련해 최윤희 한국 합참의장도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핵을 소형 무기화하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었다.

조 본부장은 또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핵을 둘러싼 자신들의 의도와 능력에 대해 대외적으로 유지했던 '전략적 모호성'을 모두 거두어 들였다며 핵 무기 보유 의도를 만천하에 드러냈고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북한의 노골적인 핵 무기 개발이 중국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북한이 전략적 모호성을 거두어버림으로써 오직 하나 뿐인 최대 후원자인 중국마저 어느 정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고, 시진핑 주석의 중국은 점점 더 북한과의 관계를 보통의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견했다.

16일 김관진 국방 장관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는 가입하지 않고 한반도 방어에 국한된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해 북한의 핵 공격력 등을 무력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 수년간 미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 등에 부정적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오는 동안 북한 핵 무장의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과 함께 여전히 대화 재개에는 북한이 진정성을 먼저 보여야 한다면서 부정적인 태도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의 진정성이란 북한이 스스로 핵 무장 해제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는 6자회담 9.19 합의 이행 등과 동시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태도 변화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중국이 북한 핵 무장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 북한이 스스로 무릎을 꿇게 될 상황을 기다리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 핵무장 강화에 대한 대응으로 선제공격 등을 전제로 한 미사일 공격 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관련 군비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특성상 북한의 군사적 공격이 가해질 경우 지리적으로 남북이 가깝기 때문에 확실한 방어 수단이 완비되기 어렵다는 점이 결정적 한계로 지적된다.

즉, 북의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수십 초 안에 남측을 타격하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점과 북의 장사정포가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어 단시간 내에 남측 피해가 엄청나다는 점을 극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미사일 발사이후 미 본토까지 도달하는데 상당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중간에 요격이 가능할 수도 있다지만, 이는 한국에서는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의 추진이 필요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명박 정권 이래 거의 손을 놓고 있다. 즉 당국 간 대화나 6자 회담 재개 등을 통해 한반도에서 원천적으로 전쟁 위험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 대화가 중단된 상태에서 남측의 경우 군사적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군 전문가들의 목소리만 들릴 뿐 대화와 협상을 추구한다는 정부 태도는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국방 장관 등이 북한이 도발 시 엄청난 보복을 가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전쟁이 발생할 경우 엄청난 인명 피해가 개전과 동시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국민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하겠다.

한반도 상황은 그 당사자인 남북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대처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 등 외세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 한다는 한계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의 장기간의 대립에 한국이 과거처럼 제 3자의 입장을 취할 경우 갈등과 무력 충돌의 위기 지수가 낮아지지 않는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전쟁을 하지 않고 남북이 서로 승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북이 무력이 아닌 평화적인 공존과 번영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을 위해 교류 협력과 함께 6자회담 속개, 평화협정 체결 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군사적으로 상대를 제압해 항복토록 만든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특히 남북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공격이나 방어 군비를 경쟁적으로 강화해 왔다는 점에서 군사력으로 압도해 상대를 굴복시키겠다는 전략에만 매달리지 말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미디어라이솔에 실렸습니다.
#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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