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논란, 배임·직무유기 의혹...김중수 '당혹'

[국감-기재위] 이낙연 의원 "직원들은 비상근무 시켜놓고 휴양 떠나"

등록 2013.10.18 12:28수정 2013.10.1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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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답변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18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김중수 총재가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권우성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9월 추석 기간 직원들에게는 비상근무를 지시하고 자신은 고급 리조트에서 연휴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김 총재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기간이었던 9월 18~20일에 강원의 한 리조트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 시기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내려질 것에 대비해 비상근무 체제를 운용 중이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부터 기재위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김 총재가 외환은행 주식교환 관련 배임 및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거세게 추궁했다.

'비상기간'에 강원도 리조트로... "총재 자질에 문제 있다"

올 추석 연휴는 상당수 경제관련 부처들에는 말 뿐인 휴일이었다. 기재부와 금융위, 한은 등 경제관련 부처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결정에 대비해 비상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면서 외환시장 급변 가능성에 촉각을 세웠다.

특히 한은은 부총리를 반장으로 한 통화금융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비상근무를 실시했다. 대책반에는 통화정책·국제 담당 부총재보, 조사국장, 통화정책국장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그 시간에 김 총재는 서울을 떠나 강원도의 한 고급 리조트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낙연 의원은 "대외 환경에 중요한 변화를 앞둔 시점에 직원들은 비상대기 시켜놓고 리조트로 휴양을 갔느냐"면서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중수 총재는 "공휴일 기간에 자료를 정리할 일이 있어서 (강원도 리조트에) 가서 일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휴가를 간 것이 아니며 서울에서 1시간 떨어진 곳이라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FOMC 결정은 국내 시각으로 19일에 반영되는 것이고 19일 아침 회의에는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해명 도중에 자신이 과거에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총재가 휴양지 방문 사실을 시인하자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현미 민주당 의원은 "오늘 아침까지만해도 강원도 모 콘도에 간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따졌다.  

김 총재는 김 의원의 질문에 대해 "언급한 콘도에 간 적이 없다는 얘기였다"고 덧붙였다.

"1000억 넘는 국고손실... 배임 및 직무유기에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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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답변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18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김중수 총재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김 총재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원석 의원은 한국은행이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외환은행 주식교환 무효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사실을 거론했다.

박 의원은 "한은이 낮은 가격에 주식교환을 하면서 취득가격 기준만으로도 1000억 원이 넘는 국고손실을 보게 됐다"고 질타했다. 이어 "주식교환 무효소송을 제기하라는 국회의원의 요구도 묵살했다"고 꼬집었다. 명백히 총재의 배임과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한국은행은 기본적으로 영리 법인이 아니다"라는 이색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어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는 외환은행 주식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처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은 "1000억 원이 넘는 국고 손실을 보게 된 게 '적절한 가격이냐'고 몰아붙였다. 한국은행이 주당 순자산가치가 1만 3000원 이상인 외환은행 주식을 주당 7383원에 처분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김 총재는 "한국은행이 주식교환 무효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중간배당 등을 감안해보면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면서 "법리적 문제는 당장 얘기하기 어려운 사항"이라고 답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국감 #한은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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