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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박지윤과 '뭘 좀 아는' 윤종신, 참 잘 만났다

[주장] 신곡 '미스터리'로 컴백한 박지윤의 복귀를 환영한다

13.10.23 12:09최종업데이트13.10.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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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지윤 ⓒ 미스틱89


'하늘색 꿈'이라는 노래를 들고 박지윤이라는 가수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녀의 독특한 목소리에 귀를 빼앗기게 되었다. 물론 그의 성숙한 외모와 성숙한 목소리가 열일곱 그의 실제 나이와 상당한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점에 관심을 갖게 된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박지윤은 17세의 나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성숙했고, 그가 부른 '하늘색 꿈' 역시 가벼운 노래가 아니었다.

'하늘색 꿈'은 그 자체로 나름의 흥행을 거뒀지만, 박지윤이 대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것은 2집 <블루 엔젤>(Blue Angel)때 부터다. 타이틀곡 '스틸 어웨이'(Steal away)는 큰 성공을 거뒀고, 박지윤은 성숙한 매력을 뽐냈다. 엄밀히 말하면 이미 이때부터, 박지윤은 '성인식'의 토대가 되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나온 3집도 팝 앨범으로서는 훌륭했다. '아무것도 몰라요'같은 곡이 이 앨범에 실려 있었고, 물론 타이틀곡이었던 '가버려'도 큰 인기를 거뒀다. 이 시기에 이미 박지윤은 가장 성공한 청춘스타 중의 하나가 되어 있었다.

4집 '성인식'으로 박지윤은 마침내 스타를 넘어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박지윤은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고, 그가 계속 최고의 스타로 남을 것은 분명해 보였다. 다음 앨범의 타이틀곡이었던 '난 남자야' 또한 히트했다. 물론 '성인식'의 너무 큰 성공 때문에 '난 남자야'가 별로 성공하지 못한 것처럼 인식되긴 했지만, 이 곡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화권에서는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 곡으로 제3회 차이니즈 내셔널 뮤직 차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 여성 아티스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스타'의 6년 공백기…그리고 '진짜'로 돌아왔던 박지윤

여기까지 보면 박지윤은 상당히 성공한 가수였고, 스타였다. 그러나 JYP엔터테인먼트와 마지막으로 함께한 '할줄 알어?'는 '청소년 불가 판정'을 받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박지윤은 최초의 실패라고 볼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지금이야 GD 같은 아이돌도 '19금' 음악을 스스럼없이 발표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 당시 '청소년 불가 판정'은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주기에 쉬웠고, 이것은 박지윤 본인에게도 상당한 부담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공백기가 이어진다. 꽤 긴 시간 한국의 솔로 여가수 중에서는 정상의 위치에 섰던 그가 무려 6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가진 것이다. 2009년 그녀는 싱어송라이터로 1인 기획사를 차려 복귀한다. 그리고 그렇게 2장의 앨범을 발표한다.

박지윤은 한층 성숙했고, 그제야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음악을 마침내 찾아낸 것으로 보였다. 비록 과거 그가 꾸준히 퍼포먼스로 인기를 끈 가수였지만, 사실 박지윤의 '진짜 느낌'은 1집 '하늘색 꿈'에서 들을 수 있었던 그만의 독특한 음색과 그 음색에서 나오는 깊이에 있었다. 7집과 8집에서 박지윤은 다시 그 느낌을 풀어낸다.

하지만 1인 기획사의 한계 혹은 음악 자체의 대중성, 어쩌면 긴 공백기 때문에 그의 7~8집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박지윤이 1집부터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였는데 반해, 7~8집의 박지윤은 '스타'라는 명칭보다는 '뮤지션'에 가까웠다. 물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복귀였지만, '박지윤'이라는 뮤지션이 더 많은 대중과 접하지 못했다는 것은 확실히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박지윤과 윤종신의 조합, 드디어 대중과의 '접점'을 찾다

가수 박지윤 ⓒ 미스틱89


이런 상황에서 박지윤이 윤종신과 함께한 것은 참으로 운명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뮤지션 박지윤'을 대중에게 내놓기에 가장 적절한 인물이 윤종신이기 때문이다. 윤종신이 꾸린 기획사 미스틱89는 이미 <슈퍼스타K3> 출신 김예림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킨 경험이 있었다.

윤종신은 김예림의 가수로서의 매력은 살리면서 대중과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냈고, 실제로 자신의 성향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김예림과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곡 '올 라이트'(All right)를 만들어 김예림을 성공적으로 데뷔시켰다. 가수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을 살려내 대중과 소통시키는 것, 그것은 뮤지션이자 예능인으로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윤종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임이 분명했다.

결과적으로 박지윤은 프라이머리의 곡 '미스터리'(Mr. Lee)로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음원 차트 5위권 안에 안착했고 반응도 좋다. 그가 가지고 있던 가수로서의 기본적인 매력, 그리고 수많은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대중성이 윤종신을 만나 거의 10여 년 만에 다시 함께 어우러지기 시작한 것 같다. 이번 성공은 '박지윤'을 잘 몰랐던 세대와 과거의 '박지윤'을 즐겼던 세대에 다시 한 번 '박지윤'이라는 이름을 인식시키게 될 것이다. '뮤지션 박지윤'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박지윤 윤종신 미스터리 프라이머리 미스틱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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