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석조전, 전통문화 위해 쓸 수 있게 해달라"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80여명 문화체육관광부 앞서 집회

등록 2013.10.25 11:15수정 2013.10.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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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앞,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들의 집회 현장 ⓒ 박상용


지난 23일 (사)중요무형문화재 기·예능협회 소속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80여 명은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을 이전하니, 국립현대미술관이 기존에 사용하던 덕수궁 석조전 별관을 전통문화 전시·공연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덕수궁 고궁에 현대 미술품보다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공간을 만들어, 내국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덕수궁 석조전 별관 이용과 관련해) 그동안 수차례 문화체육관광부에 토론회 개최 및 장관 면담을 요구했지만, 매번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여타 집회와는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질서정연했고, 구호 소리는 지나가는 차량 소음에 가려 정확히 들리지도 않았다. 구호를 외치는 것조차 쑥스러워하는 그들을 보며 취재기자들이 안쓰러워할 정도였다.

아마도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오직 한 길만을 묵묵히 걸어온 전통문화 예술인들이 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높인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였다.

그럼에도 집회 주변에는 50여 명의 경찰이 배치돼 있었다. 혹시 발생할 돌발 상황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었다.


협회 측의 사전 통보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문광부 관계자들은 장관 면담과 요구서 전달을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는 협회 대표자들을 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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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현장에 배치된 경찰 ⓒ 박상용


최근 역사교과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일명 보수와 진보들은 역사 해석과 기술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며 팽팽하게 날을 세우고 있다. 보수 측은 '좌편향'적이라고 공격하고 진보 측은 '정치적 목적의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가 우려하는 그러한 편향적 역사의식은 무의미한 논쟁에 불과하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교과서에 실린 역사는 그저 문제를 풀기 위한 예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역사의식은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그 과정에서 민족 혼을 느낄 때 비로소 가슴에 자리 잡게 된다. 이것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다 폭넓게 알리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이유다.

그럼에도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함께 논의하자는 예능보유자들의 소박한 요구마저도 묵살해버린 문체부 장관의 불통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할 것이다.   

한편, 올해 11월 경복궁 옆 부지에 서게 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총면적 27264 평방미터에 2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인권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형문화재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체육관광부 #문제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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