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엉터리 보도자료 때문에 망신?

정확한 확인 없이 <허핑턴 포스트> 인용... 공신력 실추 자초

등록 2013.10.28 16:57수정 2013.10.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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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 무리한 홍보 욕심이 황당한 보도자료를 만들어냈다.

충남도는 지난 10월 16일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온라인 저널리즘인 미국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 Post)가 최근 세계에서 맛과 건강에 좋은 16가지 슈퍼푸드에 한국산 표고버섯을 소개했다'며 '국산버섯, 맛도 기능도 우리 몸에 최고'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보냈다.

해당 보도자료는 '허핑턴 포스트는 최근 세계에서 맛과 건강에 가장 좋은 16가지 슈퍼푸드를 선정해 발표했는데 그리스의 올리브, 일본의 콩, 타이의 생강, 이탈리아의 토마토 등에 이어 한국산 표고버섯을 5번째로 소개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허핑턴 포스트를 보면 충남도의 보도자료가 이른바 기사의 팩트(fact)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충남도가 보도자료에서 인용한 허핑턴 포스트의 9월 22일자 '세계의 슈퍼푸드(Superfoods Of The World)' 원문은 'Shiitake Mushrooms(표고버섯)-While the shiitake mushroom is also native to Japan and China, it also stars in Korean cuisine, and is one of the best sources of vitamin D around.(중략)'이다.

이 기사는 세계 각국의 전통요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슈퍼푸드를 다루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심황, 올리브, 콩 등과 함께 표고버섯 자체를 16가지 슈퍼푸드 가운데 다섯 번째로 소개한 다음 음식에서 슈퍼푸드를 많이 사용하는 나라와 원산지, 효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충남도가 보도자료에서 밝힌 '허핑턴 포스트가 한국산 표고버섯을 슈퍼푸드로 소개했다'는 내용은 전혀 찾을 수 없다. 허핑턴 포스트의 원문 기사를 읽은 현직 영어교사도 '충남도의 보도자료는 무리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충남도의 공신력을 믿고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 쓴 다수의 언론들은 이후 '미 허핑턴 포스트, 한국산 표고버섯 슈퍼푸드 선정', '한국산 표고버섯, 맛-건강 좋은 슈퍼푸드로 선정 쾌거' 등의 제목을 단 '오보 아닌 오보'를 쏟아냈다.

자의적인 해석이나 확대 해석을 넘어 꼼꼼한 확인과정도 없이 뿌려진 무리한 보도자료가 충남도의 대외적인 신뢰성에 흠집을 남김 셈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해당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초고를 쓴 작성자가 해외출장 중이었다, 허핑턴 포스트의 원문을 자세하게 확인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보도자료를 제공한 충남도농업기술원과 재확인을 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인정한 뒤 "현재 보도자료 정정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도자료 초고를 쓴 충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그동안 외면을 받았던 표고버섯을 외국 매체가 슈퍼푸드로 선정한 것에 의미를 두고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산 표고버섯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보도자료를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슈퍼푸드 #표고버섯 #충남도 #보도자료 #허핑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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