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통도사 흙' 찾아 헤맨 이 남자

지역 고유의 흙으로 '통도찻사발' 완성한 도예가 김진량씨

등록 2013.11.07 16:09수정 2013.11.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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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량씨가 도예를 시작한 것은 10년 전. 다른 도예가들에 비하면 흙을 늦게 잡은 편이었다. 도예의 길을 걷기 전부터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어릴 적 사용했던 사발에 대한 향수가 남달랐다. 그가 어릴 때만 해도 통도사에서 난 흙으로 만든 사발이 있었지만, 어느새 그 사발들이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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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북면 지산리에서 '통도요'를 운영하고 있는 도예가 김진량 씨 ⓒ 김민희


김씨는 다른 지역에서 난 흙으로 만들어진 도자기가 아닌 고향의 향을 담은 도자기가 그리워졌다. 그는 그길로 통도사의 '진짜 흙'을 찾기 시작했다. 통도사의 흙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지만 열정 하나로 온 산을 누볐다. 그렇게 통도사 흙을 찾아 헤맨지 8년. 경북 문경에 문경 흙으로 도자기를 구워낸다는 천한봉 사기장의 책을 읽고 무작정 문경으로 향했다.

"통도사 흙으로 옛날에 있던 사발을 완성시키기 위해 도예를 시작했습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어느새 그것을 잊고 사발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천한봉 선생님을 만나고 처음 도예를 시작했을 때 마음가짐을 찾게 됐습니다"

천한봉 사기장으로부터 그 지역에만 있는 흙이 어떤 것인지 확인한 김씨는 자신이 보고 지나쳤던 흙을 생각해냈다. 다시 찾은 통도사에서 김씨는 8년간 찾았던 '진짜 흙'을 손에 넣었고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진짜 도자기'를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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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의 도자기에 사용되는 '통도사 흙'김 씨의 도자기에 사용되는 '통도사 흙' ⓒ 김민희


하지만 통도사 흙을 찾았다고 해서 바로 찻사발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흙이 가진 성질을 알고 어떤 방식으로 사발을 빚어내야 할지 숱한 고민을 거듭했다. 불의 온도가 조금만 높아도 금방 무너지는 사발, 김씨는 통도사 흙을 가지고 2년간 연구를 거듭해 어릴 적 그의 향수와 통도사의 기운을 담은 '통도찻사발'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 지역에서 나는 흙, '진짜 흙'으로 만든 사발이 그 지역의 '진짜 사발'이라고 할 수 있죠. 혼자 흙을 찾아 온 산을 돌아다니기도 했고 장인을 찾아 돌아다니기도 해서 만들어낸 거라 더 의미가 깊습니다"

통도사 흙으로 빚어낸 찻사발. 김씨가 만든 찻사발에는 통도사 흙이 90% 이상 들어간다. 100% 통도사 흙만으로는 사발을 성형할 수 없어서 다른 흙을 섞지만 김씨의 작품에는 무조건 통도사 흙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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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가 완성해낸 '통도찻사발' ⓒ 김민희


김씨는 흙과 불이 도자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흙 속에 철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불의 온도는 얼마인지에 따라 자기 표면에 나타나는 질감과 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질감과 색상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지역의 고유한 흙, 바로 통도사 흙이기에 김씨는 통도사 흙을 고집하고 있다.

"도예를 시작했을 때 목표였던 '통도찻사발'을 완성했으니 이제 통도사 흙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죠. 사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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