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자? '네이버 융단폭격'의 진실
<조중동> 밥그릇 전쟁이 시작됐다

[기획-네이버 대 조중동②] 조중동과 새누리당이 '네이버 옥죄기' 나선 까닭

등록 2013.11.15 09:27수정 2013.11.1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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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네이버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연예·스포츠 매체가 뜨고 경제·IT나 정치 관련 매체 인기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뉴스가 또 다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뉴스스탠드 도입 이후 언론사 트래픽 급감과 선정성, 갑을 논란 등을 의식한 것이다. 언론사와 포털은 인터넷 뉴스 유통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을 벌여왔다. 네이버도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 등을 통해 뉴스 트래픽을 언론사에 일부 넘겨주긴 했지만 균형추는 더 기울고 있다. 이 시점에서 포털이 장악한 언론 생태계 문제점을 살펴보고 언론사와 독자 모두에게 바람직한 상생 방안을 고민해본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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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지난해 9월 14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등 네이버 검색 투명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네이버 뉴스스탠드 개편 이후 연예·스포츠 매체가 뜨고 경제·IT나 정치 관련 매체 인기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랭키닷컴에서 제공한 뉴스미디어 분야 상위 100개 매체 방문자수와 페이지뷰(Session Visits) 자료를 토대로 순위 변동을 분석한 결과다. 랭키닷컴은 방문자수 외에 PC 이용자 6만 명 표본 조사를 바탕으로 웹사이트 순위를 매기고 있다.

뉴스스탠드 8개월, 연예·스포츠 뜨고 경제·IT 지고

지난 4월 1일 뉴스스탠드 도입 이전인 지난 3월과 10월 뉴스 사이트 순위를 살펴본 결과, 상위권에선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반면 30~50위권 중위권에서 순위 변동이 심했다. <뉴스엔> < TV리포트> <엑스포츠뉴스> < TV데일리> <스포츠월드>를 비롯한 연예·스포츠 매체의 상승폭이 대체로 컸던 반면 <헤럴드경제> <디지털타임즈> <조선비즈닷컴> <서울경제> 등 경제·IT전문지들의 순위는 크게 떨어졌다.

방송사 가운데서도 SBS, KBS, iMBC, JTBC, TV조선 등 연예 뉴스를 다루는 지상파와 종편 사이트 순위가 크게 오른 반면, 보도전문채널인 YTN은 36위에서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는 뉴스스탠드 이후 뉴스 사이트들의 전반적인 트래픽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 전체적으로 사이트 방문자수나 페이지뷰가 60% 정도 급감한 가운데, 연예·스포츠 뉴스는 이른바 '검색어 장사'로 하락 폭을 최소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그 사이 11위에서 23위로 12단계 떨어진 <헤럴드경제>의 경우 방문자수가 1200만 명에서 340만 명으로 70% 이상 줄어든 반면, 42위에서 16위로 26계단 상승한 <뉴스엔>의 경우 490만 명에서 380만 명으로 20% 정도 줄어드는 데 그쳤다.

거꾸로 그동안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이들 경제·IT 매체의 트래픽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뉴스캐스트 제휴 매체에 포함되면서 트래픽 급상승 효과를 누렸던 <미디어오늘> <프레시안> <뉴데일리> <데일리안> 등 정치성 강한 매체들이 후퇴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3월에 40위권 내에 나란히 포진했던 이들 매체들은 10월엔 모두 50위권 바깥으로 물러났다.   

결국 '선정성' 문제를 해소하겠다던 네이버 뉴스스탠드 개편이 미디어 시장에 정반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실제 언론계 안팎에선 뉴스캐스트 폐지에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뉴스캐스트에서 '마이너' 언론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으면서 자신들의 영향력이 과소평가되고 있고 광고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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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키닷컴 뉴스 미디어 분야 상위 50개 매체. 네이버 뉴스스탠드 도입 이전인 3월과 5월 순위를 비교한 것으로 노란색은 10단계 이상 상승한 매체, 초록색은 10단계 이상 하락한 매체를 의미한다. 3월 순위에서 초록색으로 표시한 매체는 10월에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매체들이다.(자료 제공: 랭키닷컴) ⓒ 김시연


조중동, 뉴스스탠드 기대에 못 미치자 '네이버 융단폭격' 

그렇다면 과연 조중동은 뉴스스탠드 체제에 만족했을까? 언론사 트래픽이 크게 줄어든 건 모두 마찬가지였고, 그렇다고 뉴스스탠드 '마이뉴스'에서도 조중동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조중동은 지난 여름 또 다시 네이버 '융단 폭격'에 나섰다. <중앙>이 지난 6월 '창조경제 발목 잡는 공룡 네이버'란 기획 기사 3편을 연달아 내보내자 <조선>은 7월 '온라인 문어발 재벌 네이버'란 기획기사로 화답했다.

여기에 <매일경제>도 당시 '약탈자 네이버'라는 연재 기사를 연일 내보냈고, 지난 3월 네이버 검색 제휴 중단으로 큰 타격을 입은 <아시아투데이>도 '네이버를 국민께 돌려드리는 모임(네국모)'이란 특별취재팀까지 구성해 네이버 비판 대열에 뛰어들었다.

정치권도 가만있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네이버 검색 독점과 불공정거래 문제를 제기하며 이른바 '네이버 규제법' 제정에 나섰다. 그 배경에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 뉴스 환경이 보수 매체에게 불리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새누리당 속내는 '좌편향' 포털 뉴스 길들이기?

실제 지난 8월 권영세 주중 대사의 '조중동 옹호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다. 박근혜 대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권 대사가 지난해 12월 대선 당시<신동아> 기자를 만나 "네이버 모바일에는 조중동이 안 들어가니 대선 전이나 이후라도 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조중동이 모바일 뉴스 제공을 중단하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마이너' 매체 기사가 많이 실린다는 이유였다.

새누리당이 검색 점유율 70%가 넘는 네이버뿐 아니라 메인면 뉴스를 직접 편집하는 미디어다음에 화살을 돌리고 것도 이런 정치적 이유가 강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평소 '갑을 문제'에 별 관심이 없던 새누리당이 '네이버 규제법'에 열을 올리고, 민주당이 '슈퍼 갑'인 포털을 옹호하는 어색한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후 네이버는 벤처 창업과 콘텐츠산업에 1000억 원을 투자하고 중소상공인단체와 협의체를 꾸리는 등 각종 상생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유독 언론사들과의 앙금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조중동은 여전히 네이버에 칼날을 들이대고 있고 박근혜 정부 쪽 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조선>은 지난 13일 벤처기업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남민우 대통령 소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벤처기업상생협의체 운영위원장을 맡아 네이버와 중소 벤처기업들을 중재한 것을 두고 '네이버 대변인'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14일엔 남 위원장이 공정위원장에게 '네이버를 잘 봐달라'는 '로비성' 발언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조선>의 '오버'에 이번엔 벤처업계가 발끈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맡기도 했던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네이버가 독과점 지위로 벤처기업을 죽이고 시장을 독식한다고 비난을 받을 때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네이버가 싫다고 벤처기업협회장의 조정자 역할까지 비난한다면 협회장은 그냥 수수방관하고 가만히 있어야만 잘 하는 건가, 아님 언론이 네이버 깐다고 같이 동조하여 까야한 잘 하는 건가"라고 <조선>에 직격탄을 날렸다.    

"네이버 비판은 '유료화' 전초전... <프리미엄조선> 기대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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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주최로 열린 ‘온라인 포털 인터넷 생태계 상생 공청회’에서 한종호 네이버 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 김시연


언론인 출신인 한 정부 고위 인사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네이버 규제' 불가피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인사는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 사업자 간 재송신 갈등 문제를 언급하면서 "갈등이나 문제가 있다고 해서 모두 정부가 나서 규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네이버의 경우 수익이 많이 늘어 신문방송 등 다른 콘텐츠 사업자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규제를 논의할 수 있는 시점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조중동과 새누리당이 '네이버 규제'를 들고 나온 것도 결국 미디어 공룡들 간의 '밥그릇 싸움'이란 얘기다. 실제 지난달 29일 새누리당에서 주최한 '포털 상생 공청회'에서도 포털 뉴스 제공료와 수익 배분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이날 신문업계를 대표해 나온 임철수 한국신문협회 기획전략부장은 "포털이 신문에서 헐값에 사들인 콘텐츠로 사용자 유인하고 부대 사업을 벌려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면서 "<조선일보>가 포털에서 받는 뉴스 사용료가 연간 10~2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전체 매출 대비 2.5%에 불과하다"면서 뉴스 사용료 인상을 주문했다. 아울러 포털3사가 언론사 광고까지 포함시킨 '디지털뉴스 편집판'을 보내겠다는 제안을 거부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언론사가 추진하는 콘텐츠 유료화에 큰 걸림돌인 네이버 뉴스 영향력을 줄이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유료 발행 부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신문 수익을 보전하는 수단으로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가 떠오르고 있다. 실제 <조선>은 지난 기사 검색시 회원 로그인을 의무화한 데 이어 지난 4일 유료 서비스인 <프리미엄조선>을 선보였다. 무료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독자나 언론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신문보다 인터넷뉴스를 즐겨본다는 한 IT업계 원로는 "미국에서 유료화에 성공한 매체는 대부분 자신들만의 특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매체들"이라면서 "<프리미엄조선>에 실린 읽을거리는 포털이나 다른 신문에도 널렸는데 누가 번거롭게 로그인하고 돈까지 내고 사서 보겠나"라고 꼬집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즈>나 <파이낸셜타임즈>가 유료화에 성공한 건 다른 매체와 차별화되는 명성이 있고 독자들도 자부심이 강해 돈을 내는 데 동기 부여가 됐기 때문"이라면서 "<조선>은 사회적으로 좋은 인지도가 낮아 충성 독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조중동의 공격은 네이버에 정당한 대가를 받겠다는 목적이 크다"면서 "새누리당을 내세워 법적, 정치적 수단을 동원해 뉴스 유료화를 압박하고 네이버가 가져가는 이익 일부를 자신들이 가져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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