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희망 1순위 마을... 그곳엔 '활력소'가 있다

[기획-지역경제, 선순환이 해답이다②] 충남 홍성군 홍동면 '마을활력소'

등록 2013.11.23 16:28수정 2013.12.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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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 우수 사례인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 이 곳은 서로 돕는 협동공동체를 통해 더불어 함께 잘 사는 공동체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사진은 지역의 각 단체와 기관, 기업 등을 지원하는 '마을활력소'.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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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홍동면 '마을활력소' 건물 벽에 붙어 있는 홍동마을지도. ⓒ 오마이뉴스 장재완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은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마을이다. 단순히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촌이어서가 아니라 농업에 철학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한마디로 차별화를 이룬 마을이다. 농업기술을 가르치는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가 있어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뿐만이 아닌 이 마을에는 다른 곳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다양한 요소를 갖고 있다.

도대체 인구 4000명도 안 되는 작은 면단위에 없는 것이 없다. 연구소와 도서관이 있고 농산물가공공장, 은퇴자농장, 어린이집, 농업전문학교, 도서관, 빵공장, 비누공장, 로컬푸드 매장, 마을주점, 책방, 출판사 등 마을기업과 협동조합 천지다.

홍동마을은 많은 별칭을 갖고 있기로도 유명하다. 어떤 사람들은 '살아서 꿈틀거리는 마을'이라 부르고, 다른 사람들은 '생명과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마을'이라 부르기도 한다. 보통의 다른 농촌 마을에 비해 훨씬 활기차고 미래지향적이기 때문이다.

홍동마을에 어떤 비법이 있는 걸까. 무슨 방법으로 주민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안팎으로 처참한 농촌 현실을 넘어서고 있는 걸까. 

홍동마을 안에는 많은 시설과 기관들이 있다. 유기농 및 친환경 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풀무학교생활협동조합', 좋은 마을 건설을 위해 목공예 장비를 갖추어 놓은 '갓골목공소', 풀무학교 설립자인 이찬갑 선생의 호를 따서 이름 지은 '밝맑도서관'이 있다. 또 '그물코출판사'와 '느티나무헌책방'이 있고 농업교육과 생태체험을 위한 '환경농업교육관'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문을 연 사랑방 '뜰'이 있고, 논 생태교육장인 '논배미',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공부하며 일하는 '꿈이 자라는 뜰', '풀무신협'과 '풀무학교 전공부', '갓골농업연구소'와 '반짇고리공방', '갓골어린이집' 등 다양한 공동체가 제각기 환한 얼굴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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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홍동면 '마을활력소'가 하는 일 ⓒ 오마이뉴스 장재완


많은 공동체 중에 특히 돋보이는 것이 '마을활력소'(지역홍보관·대표 주형로)다. 홍동마을을 전국에서 가장 앞서갈 수 있게 하는 노하우를 이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곳은 조정과 지원의 기능을 갖고 있다. 연대와 협력과 나눔으로 농촌공동체의 가치 향상을 추구하자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마을활력소는 '생각하는 농민, 더불어 사는 마을'을 모토로 시민운동가, 마을 회계, 정원 설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상주하며 ▲지역·단체·주민 간 정보교류 지원 ▲교육·연구조사 사업 수행 ▲지역 인재 및 조직 발굴 지원 ▲사무·회의 공간 및 시설·집기·물품 지원 ▲프로젝트 사업 수행·지원 ▲지역 행사·축제 지원 ▲지역 안내 프로그램 운영 ▲지역 간 연대사업 ▲마을기금 적립 및 지역화폐 환전 등의 일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마을 주민이나 단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돕는 중간지원조직인 셈이다. 운영은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대화와 소통 속에서 농촌 일자리 창출과 교육 등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이한 것은 마을활력소가 '중심이면서도 중심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원조직으로 존재할 때 더 큰 가치와 추진력을 지니게 된다는 것을, 주형로 대표와 주민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주 대표는 마을활력소가 하는 일에 대해 "마을활력소는 머리가 되지 아니하고, 주체가 되지 않는다, 주민들 기차표를 대신 끊어주는 일부터 시작해서 컴퓨터를 고쳐주고, 비디오를 CD로 전환해 주는 일도 한다"며 "텃밭에 정원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장소를 빌려주기도 한다, 그저 주민과 마을이 더불어서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마을활력소가 존재하는 목적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농촌이 잘 사는 길은 '협동'에 있다고 우린 믿고 있다, 우리는 협동을 기반으로 자주적 협동경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면서 "또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에서 나오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마을의 힘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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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마을 '밝맑도서관'. 이 곳에서는 영화상영, 강연, 합창단 활동, 할머니 장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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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이 모금을 통해 만든 '밝맑도서관' 내부 모습. ⓒ 오마이뉴스 장재완


그밖에도 홍동마을에 있는 각각의 다른 시설이 하는 일도 시사점이 크다.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모금을 통해 만든 밝맑도서관(이사장 홍순명)은 2007년 2층 건물로 지어져 배움의 전당이 되고 있다. 1층은 도서관으로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꾸며져 있고, 2층에는 마을공동체 문화연구소와 뻐꾸기 합창단, 상담소, 영화관람 장소 등이 있다. 이 건물을 짓는 것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콘텐츠 또한 주민 스스로 채워가고 있다.

그물코 출판사는 2004년에 생겼다. 1년에 10권 정도의 책을 출판하는데, 5권은 단체 회보이고 5권은 주민을 위한 책이다. 오래된 농가를 개조해 만든 출판사 건물에는 책방이 있고, 이 책방은 무인으로 운영된다. 이곳은 자신들이 출판한 책은 물론, 신간이나 중고서적도 갖추고 있으며 시중가보다 싸다.

풀무학교생협은 2006년 주민 출자로 결성되었다. 2007년부터 우리 밀을 원료로 만든 통일빵을 비롯해 지역 가공품, 갓골 빵집의 제품, 반찬 등 주민들의 생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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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홍동마을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책방과 출판사, 작은 가게 등이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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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 홍동마을에 있는 느티나무 책방. 이 곳은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학교가 마을이고 마을이 학교인 홍동마을은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와 잘사는 비법을 주민들과 마을 안에서 찾고 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 본래 있던 것을 복원하면서 건강성을 회복하려 애쓰고 있다.

또한 마을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자원으로 삼고, 협력과 소통의 그물코를 함께 꿰어간다. 그 홍동마을의 중심에 '마을활력소'가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충남경제진흥원과 충남미디어발전위원회에서 공동으로 주관하여 시행, 취재한 것입니다. < 오마이뉴스 > 는 앞으로 '지역경제, 선순환이 해답이다'라는 주제로 국내외 선진사례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홍동마을 #지역경제 선순환 #풀무학교 #마을활력소 #충남경제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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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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