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켜놓고 인터넷쇼핑... 이런 상사 꼭 있죠?

[직장인 일기⑥] '딴짓'은 눈치껏...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일하자

등록 2014.01.29 17:56수정 2014.01.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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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KBS <개그콘서트>의 새 코너 '편하게 있어'에 직장인들이 '폭풍 공감'하고 있다. 회식을 마치고 상사의 집에 간 부하직원은 빨리 귀가하고 싶지만 상사는 "편하게 있어"를 연발하며 더욱 힘들게 한다. 우여곡절 끝에 직장을 구했지만, 상사에게 치이고 후배에게 쫓기며 늘 동분서주한다. 카드값과 보험료, 대출금 이자로 순식간에 사라지는 통장 잔액. 가족 앞에서도 어깨를 펴지 못하고 갈수록 왜소해진다. 이렇듯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직장인이 겪는 애환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 기자주

이제 5시쯤 됐겠지 싶었는데... 4시인 상황. 많이 익숙하실 게다. ⓒ sxc


퇴근시간 10분 전이다. 오늘은 '불금', 특별한 모임이 있기에 이미 점심시간이 끝나자마자 퇴근시간만 기다렸다. 어느 정도 일을 마무리하고 '대충 5시쯤 됐겠지'하고 고개를 돌려 시계를 봤는데 겨우 오후 4시다. 아…, 아직 시계를 보면 안 되는 시간이었나 보다. 그 긴 시간을 보내고 이제 퇴근 10분을 남겨두고 있다.

할 일 없이 멀뚱멀뚱 기다리기도 뭐해 급기야 마우스로 컴퓨터 바탕화면 이곳저곳을 드래그해 본다. 아마 회사생활에서 '퇴근 전 5분'은 너무도 긴 시간이 아닐까. 그렇다고 또 먼저 일어나자니 그것도 좀 그렇다. 출근시간을 안 지키면 욕먹고, 퇴근시간은 지키면 욕먹지 않던가.

그러고 보니 오늘 내가 회사에서 저지른 '딴짓'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틈틈이 뉴스도 보고 웹툰도 하나 보고 페이스북 댓글도 확인했다. 어디 그뿐인가. 내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또 한참이나 웃었다. 기계도 좀 쉬게 해주고 돌리는데, 사람인들 쉬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나. 그래야 머리통 안 터진다. 그렇다. 주야장천 일만 하면 오히려 집중도와 업무능률이 떨어진다.

결코 상사 '뒷담화'를 한다거나 야동을 보는 것도 아니니,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딴짓'은 지친 일상을 달래줄 달콤한 휴식임이 틀림없다. 그렇다고 결코 내게 돌을 던지지는 마시라. 어디 나뿐인가. 그러는 당신도 지금 업무시간에 이 기사를 열심히 읽고 있지 않은가? 혹시 오늘 하루 당신은 업무시간에 결코 잡담도 하지 않고 개인 전화통화에 1분 1초도 사용하지 않았는가.

지금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도 '딴짓'

회사에 무조건 오래 있는다고 일을 잘하는 것으로 착각하지 마시라.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몇 시간 일했느냐'로 업무의 '양'을 측정하는 어리석은 생각은 이제 떨쳐버려야 한다. ⓒ sxc


다들 왜 눈에 보이는 것으로 모든 걸 판단하는지 모르겠다. 모니터만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고 해서 생산성이 올라가는 걸까. 하루 8시간 근무 중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일하는 시간은 절반 정도나 될까. 정작 딴짓은 눈에 보이는 모니터 밖이 아닌 모니터 안(?)에 있다는 사실은 아는지 모르는지….

회사에 무조건 오래 있는다고 일을 잘하는 것으로 착각하지 마시라.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몇 시간 일했느냐'로 업무의 '양'을 측정하는 어리석은 생각은 이제 떨쳐 버려야 한다. 그런 이유로 나는 개인적으로 근무시간이 끝나면 부하 직원들에게 빨리 퇴근하라고 권하는 편이다. 앉아서 웹서핑하느라 멍 때리며 시간을 때우는 행위의 낭비성은 경험해본 자만이 공감할 수 있다.

며칠 전에 본 봄철 신상을 구경하느라 아주 오랜만에(?)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딱 그때 상사에게 포착됐다. 오랜만에 내 곁에 온 상사, 이때 내 모니터의 바탕이 '주간 업무보고' '전략 보고서' 등의 제목이었으면 좋았으련만….

인터넷 창을 끄거나 최소화시킬 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이 사태. 얼마 전에 알게 된 모니터 보안 필름이 이토록 그리워지기는 또 처음이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온종일 일하다가 잠깐 화장실 한 번 다녀왔는데 전무님이 그랬단다.

"왜 OOO씨는 매일 자리에 없어?" 

내 모니터를 보고 차라리 뭐라고 말이라도 하고 갈 것이지, 다 쳐다봐 놓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지나가는 상사. 이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밖에 없다. 내가 업무시간의 절반을 개인적인 인터넷 쇼핑에 할애한 파렴치한도 아닌데…. '뒤끝작렬' 상사의 눈치를 살피고 있자니,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나중에 내게 따지기 전에 상사 본인부터 업무시간을 철저히 준수했는지 되돌아보면 좋겠다. 부하 직원에게 엄한 일을 던져놓고 인터넷 쇼핑, 아기 포토북 제작, 인터넷 카페 관리 등 온갖 딴짓을 다하는 꼴불견 상사. 오늘도 내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딴짓을 할 거면 제발 그냥 모르게, 티 안 나게 하면 좋으련만….

이러다 회사에서 스마트폰 수거하는 거 아냐?

스마트폰과 혼연일체가 된 직장인들. 어떠한 문명의 이기도 감히 이 수준의 완벽한 '일심동체'는 꿈꾸지 못했으리라. ⓒ 김학용


하루 여덟 시간을 근무하면서 공식적으로 쉬는 시간은 점심시간 고작 한 시간뿐이다. 그렇다고 직장인들이 그 한 시간에만 쉬면서 딴짓을 할까. 요즘 직장인들 책상 한편에는 어김없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놓여 있다. 직장인들을 이 기기들로 딴짓을 한다. 세상이 바뀌니 디지털 기기로 할 수 있는 업무가 많아졌다. 그러니 굳이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딴짓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온종일 스마트폰을 쳐다 보느라 월급값 못하는 직원들도 있기 마련이다. 카카오톡으로 누군가 말을 걸어오거나, 밴드 알림 메시지가 뜨면 어김없이 시선이 가기 마련. 심지어 회의 때 잠시도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이도 많다. 어차피 상사들은 자기가 안보면 다 노는 줄 안다. 여기에 스마트폰까지 가세하니 눈엣가시처럼 보일 수밖에 없을 것. 이러다 곧 근무시간 시작 전에 스마트폰을 회수해 보관하는 일이라도 벌어질 기세다.

'불금'을 앞둔 오후, 사무실의 정적을 깨는 소리가 있으니 바로 스마트폰 메신저 알림음 그리고 버튼 소리다. 알림음 이후 버튼 누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면, 십중팔구는 대개 친구와의 수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뭐든지 정도를 지켜야 한다. 중독에 이르면 곤란하다.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딴짓하는 당신이 잊으면 안 될 것

앞으로 더욱 스마트한 시대를 살아가게 될 우리 직장인들이여, 이것만큼은 명심하자. 아주 잠깐 동안의 '딴짓'이라도 가장 챙겨야 할 것은 동료들의 '시선 주시'다. 또 하나, 무리한 '딴짓'은 직장생활의 활력소가 아니라 구성원의 화목까지 깨트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스마트폰이 인터넷 문화의 새 지평을 열면서 이를 업무에 활용하는 스마트워크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워크는 업무의 신속성을 높이는 장점도 있지만, 업무와 '딴짓'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 소통이라는 SNS의 가치를 극대화한다면, 그룹 메신저 기능을 충분히 활용해 동료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거듭날 수 있다.

눈 감고 봐줄 만한 애교성 '딴짓'이 각박한 회사생활에 여유를 준다는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메신저를 통해 '오늘 몸이 안 좋은 것 같으니 좀 쉬라'는 동료의 따뜻한 배려에 어느 누가 감동을 받지 않겠는가.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긍정적인 동료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할 직장인은 아마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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