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경기지사후보, 가장 대중적 인물로 단일화해야"

[원혜영 인터뷰 일문일답 ①] 경기지사 야권 후보의 조건

등록 2014.02.03 21:39수정 2014.02.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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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원혜영 의원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

- 지방 선거가 얼마 안 남았다.
"이번 선거가 6월 4일이니까 4개월 남았다. 선거를 8번 치러봤는데 (전적으로 따지면) 8전 6승 2패다. (지난 87년) 한겨레민주당으로 올라가서 한 번 떨어지고 (새정치)국민회의 만들 때 민주당(을 지키다가 한 번), 해서 두 번 떨어졌다. 둘 다 국회의원 선거였다."

- 승률로 따지면 꽤 높은 편인데.
"수도권에서 국회의원 4번, 시장 2번 했다. 수도권에서 (시장을 포함해서) 6선 정치인은 나밖에 없다. 시장이 국회의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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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풀무원 창업과 부천시장으로서의 성공은 일관되게 시대정신을 읽고 한 걸음 앞장서서 일했다"며 "부지런함이나 지적 능력보다 시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을 했고 자치 행정을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본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지사도 내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 유성호


- 이번 선거를 두고 아직 국민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것 같다. 6.4 지방선거의 성격과 의미를 어떻게 보는지.
"모든 선거는 기본적으로 심판적 성격을 갖는다. 강도와 수준의 문제다. 심판이 쓰는 카드에는 '옐로카드'가 있고 '레드카드'가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있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의) 퇴출을 의미하는 레드카드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 일각에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에 대해 퇴진 요구도 나오고 있지만 적어도 민주당 차원에서 퇴진을 요구하진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불과 1년 전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국민대통합'이라는 것들이 반쪽 나거나 없던 얘기가 됐다. 이 부분에서 명확하게 우리 국민들이 경고카드로써 '옐로카드'를 쓸 거라고 본다."

- 이미 4선 국회의원에 부천시장까지 지냈다. 좀더 큰 정치를 생각해볼법도 한데, 지난 지방선거 때는 경기도지사에 나서지 않았다가, 이번에 나선 특별한 계기라도.
"부천시장을 정말 열심히 했다. 보수언론조차 '부천시 30년의 화려한 변신'이라고 평가해주기도 했다. 그때 정말 바쁘고 힘들었다. 국회로 들어오고 중앙정치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이제와서 다시 바쁘고 힘든 일을 나서려니까 좀 가혹한 것 같기도 하고.(웃음) 4년전에는 (경기지사를) 하고 싶은 분들 많았고, 나는 중앙정치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내 일관된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워낙 절박하고 야권 연대도 물 건너간 시점에서 '당신 같은 사람이 나서줘야 (국민에게) 얘기라도 해볼 것 아니냐'는 우려와, 그런 우려에 기반한 강력한 권고가 있었다. 단지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기지사 후보를) 고사하기엔 너무 엄중한 것이라 받아들이고 나서기로 했다."

- 같은 당의 김진표 의원도 도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전반적인 인지도 등의 면에서 당내 경선 통과도 만만치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
"내가 후발주자니까. 열심히 추격해야 한다. (김 의원과) 일정한 격차가 있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다만 선거는 궁극적으로 시대정신에 어떤 세력, 어떤 인물이 부합하는가에 결정된다고 본다. 기성 인지도 못지않게 그 후보가 가진 잠재력, 그것이 사회가 요구하는 비전과 일치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본다. 내가 혁신기업 창업자로, 문화도시 창조자로서의 성과는 정치인 중 유일하다. (그 성과를) 시민들이 선택의 중요한 재료로 판단할 거라 본다."


"김상곤 교육감 안철수 신당 후보 출마, 명분도 실리도 없다"
- 당내 경선의 구체적 룰은 정해졌나.
"당원50%, 시민50%라는 큰틀에서 이야기가 있다. 구체적인 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현재 민주당 지지도를 볼 때 경기도지사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을 거다. 왜 민주당이 이렇게 인기가 없을까.
"기본적으로 대선 패배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이길 수 있는 선거, 져서는 안 되는 선거를 져서 상실감이 더 큰 것 같다. 선거 패배에 따른 국민들의 실망과 좌절을 치유하기 위해서 민주당이 처절한, 뼈를 깎는 혁신의 노력을 보이고 성과를 냈어야 했다. 그 점에서 우리 나름대로 노력했는지 모르지만 국민들이 보기엔 미흡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 안철수 의원이 추진중인 신당도 이번 선거의 큰 변수다. 안 의원의 신당쪽 경기지사 후보로 김상곤 현 교육감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알고 있다. 안 의원 신당에서 김상곤 교육감을 얘기하는 걸로 봐서 (신당의) 인물부재, 빈곤을 방증하는 거 아닌가 한다."

- 김상곤 교육감이 안 의원의 신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은.
"대개 사람들이 명분과 실리가 충돌할 때 고민을 많이 한다. 명분이 없으면 실리도 없는 경우가 정치 쪽엔 많다. 나도 그렇지만 명분을 중시해 활동하는 입장에서 보면, (김 교육감의 신당 후보 출마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 생각한다."

- 김 교육감도 출마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긴했다.
"나도 그렇다고 들었다. (김 교육감이) 방송 토크쇼에 나와서 교육 혁신에 전념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는걸 봤다. 물론 변화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명분이 있는 변화일 것이다."

- 박원순 서울시장도 잘하고 있지만 교육감이 (보수쪽으로) 바뀌면서 의회와 교육행정간의 갭(간격)이 드러난다. 현재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지방자치에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시민들 입장에선 (교육문제가)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이 때문에 일반 자치행정의 종합기구인 도와 교육을 전담하는 도 교육청과의 협의와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경기도가 지방행정과 교육자치가 잘 어우러져 서로 협력하고 지원하는 관계가 되면, 앞으로 정말 좋은 교육자치모델을 만들 수 있다."

- 안철수 신당에서 후보를 낼 가능성이 높다. 야권연대 내지 단일화가 안 되면 여당후보에 유리할수도 있지 않을까.
"통상적으로 분열된 쪽이 선거에서 불리하다. 여야 모두 그렇게 얘기들 한다. 게다가 지금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지지도 역시 여러가지 이유로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야권에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후보가) 분열돼 있으면 더 안 좋은 구도가 되는 건…."

"야권, 가장 대중적이고 경쟁력있는 사람으로 단일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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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지방자치를 통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 사회에 공동체로서 좋은 모델을 세우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 어떻게 해야 하나.
"지방자치선거 아닌가.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시민이 중심이 되서 어떤 집단적 지성이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4년 전에도 인천, 경상남도 등의 좋은 모델이 있었고 기초자체단체 중엔 고양의 무지개 연대 등이 있었다. 중앙당에서 '어디 줄게, 어디 다오' 식이 아니라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 사회문제에 참여적인 시민들이 참여해서 논의하고 조정해 좋은 성과를 냈다."

- 시민차원에서 야권 후보연대나 단일화 요구가 나올 것으로 보는건가.
"안철수 신당이나 민주당 모두 자력갱생 차원에서 자신의 길을 갈 것이다. 그 가운데 정당의 정책이나 후보 간에도 비교가 될 거다. 중요한 정책에서 수렴되고 공유하게 되면 서로 여러가지 연대 방법이 논의될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정치공학적인 연대보다는 가치를 중심으로 한 연대만이 의미가 있다. 그런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결국 시민들의 집단 지성이라고 본다."

- 결국 어떤식으로든 야권후보가 단일화돼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후보 간 판결로 대중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단일화 되면 좋겠다. 중요한 정책에 대해 정당과 시민들까지 다 동의하는 게 있다면 (단일화) 실현 방법에 대한 집단적 논의가 가능할 거다. 기계적, 공학적 연대도 존재하지 않겠지만 맹목적인 연대 반대도 지혜롭지 못하다고 본다."

-안철수 의원은 자주 만나는 편인가.
"행사 때나 본다. 사실 (안 의원이)등원한 직후에 만나 과거 꼬마 민주당 시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사람들이 떼를 지어서 집단적으로 움직이는게 정당이고 정치다. 그것의 본격적 판이 선거인데, 선거는 같이 할 수 있는 세력을 최대한 묶어내야 한다. '새정치 하겠다'고 하면서도 정당 정치를 위한 세력을 만들다보면 '구정치'라는 비판에 직면할수도 있다. 나도 예전에 그랬다. 일종의 딜레마다."

- 안철수 신당에 대한 전망을 해본다면.
"신중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이 내건 '새로운 정치'가 결국 사람에 의해 표현되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을 통해 앞으로의 행보가 규정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모습으로 대오를 갖추어서 나가냐에 달려 있다. 정치란 하늘에서 떨어진(새로운) 사람이 하는 게 아니고 있는 사람으로 하는 것이다. 거기에 어려움이 있다."

- 사람에 대한 어려움을 안 의원도 잘 알 텐데.
"그렇다. 일을 해나가며 아마 뼈저리게 체감, 실감할 거다. 물론 새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인적 역량을 잘 구축하면 아주 큰 세력이 될 거다. 그렇지 못하면 새정치를 기대했던 시민들이 잘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
#원혜영 #경기도지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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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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