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을 만나다

2월에 걷기 좋은 남도의 길... 마음속까지 여유와 행복 충전

등록 2014.02.07 10:38수정 2014.02.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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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나는 통나무다리. 한 발 한 발 걷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 이돈삼


여행은 집을 나서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집 밖에서 걸으며 만나는 풍광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거기서 듣게 되는 이런저런 얘기는 여행을 더욱 빛나게 한다. 남도에는 걷기 좋은 길이 참 많다. 영산강과 섬진강의 물길을 따라 흐르는 길이 있다. 서남해의 바다와 갯벌을 끼고 걷는 탁 트인 길도 있다.

섬진강을 따라 걷는 둘레길은 여유만만이다. 걸으면서 만나는 증기기관열차는 추억으로 이끌어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군 사이를 걷는 길은 자연학습까지 겸할 수 있다. 전통마을의 옛집과 돌담길을 따라 걷는 길은 마음마저 호젓해진다. 길도 하나같이 예쁘고 정겹다. 몸도 마음도 금세 행복해진다. 입춘이 지난 이맘 때 걷기 좋은 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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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에서 만나는 증기기관열차. 아련한 추억 속으로 이끌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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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둘레길에서 만나는 철길. 기차가 다니지 않아 철길의 레일 위를 맘놓고 걸을 수 있다. ⓒ 이돈삼


증기기관열차 보고 고인돌도 만나고

섬진강 둘레길은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오지마을에서 압록마을을 잇는다. 거리가 15㎞에 이른다. 길이 철로와 강변을 끼고 나 있다. 아예 철길 위를 걷기도 한다. 길도 휘어진 철길처럼 느슨하다.

숲길에는 소나무와 편백, 상수리나무 빼곡하다.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풍부하게 숨 쉰다. 침목과 통나무로 이어놓은 다리도 정겹다. 이따금 만나는 강변의 증기기관열차도 추억으로 이끈다. 길이 지나는 마을마다 조그마한 간이역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색다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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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섬진강. 산그림자가 강물속으로 깊게 드리우면서 강변마을의 저녁이 서서히 시작된다. ⓒ 이돈삼


폐선이 된 기찻길을 걷는 것도 재미를 더해 준다. 연인과 손이라도 잡고 걸으면 더 행복하다. 강변을 따라 걷는 길도 여유롭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마음속까지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강변 풍경도 낭만적이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뉘엿뉘엿 걷기에 맞춤이다.

주변에 가볼만한 곳도 부지기수다. 옛 곡성역을 고쳐 만든 섬진강 기차마을이 있다. 증기기관열차와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다. 숲길이 호젓한 태안사와 도림사도 가깝다. 밤에 별자리를 찾아볼 수 있는 섬진강천문대도 있다. 참게탕과 흑돼지숯불구이가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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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고인돌 유적지를 가로지르는 길. 길가에 고인돌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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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고인돌 유적지를 따라 걷는 길.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학습까지 겸할 수 있다. ⓒ 이돈삼


고인돌 유적지를 걷는 길은 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효산리에서 춘양면 대신리에 이른다. 거리가 4㎞쯤 된다. 여기에 고인돌 596기가 흩어져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돌을 캐고 무덤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는 채석장이 있어서다.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상석도 있다.

길을 걷다보면 고인돌 덮개돌을 캐내던 마당바위 채석장을 만난다. 덮개돌로 쓰일만한 넓은 바위가 차곡차곡 포개져 있다. 관청바위 채석장도 있다. 옛날 원님이 이 길에서 민원을 처리했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 바위가 감태를 닮은 감태바위 채석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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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 돌의 무게가 280t이나 된다. 화순 고인돌 유적지에 있다. ⓒ 이돈삼


돌을 캐던 흔적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덮개돌을 캐서 세워놓은 것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도 여기서 만난다. 이른바 '핑매바위'다. 길이 7m, 높이 4m에 이른다. 무게는 280t이나 된다. 갖가지 모양의 고인돌도 지천이다. 고인돌의 야외 전시장을 걷는 느낌을 선사한다.

고인돌유적지에서 운주사가 지척이다. 천불천탑으로 널리 알려진 운주사는 민초들의 삶을 닮은 돌부처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 논두렁과 밭두렁에도 자유자재로 누워 있다. 대웅전이 2층 형태로 만들어진 쌍봉사도 멀지 않다. 조광조 선생의 적려유허비도 인근에 있다. 포두부보쌈과 두부전골, 메기탕 등 먹을거리도 별나고 푸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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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도래마을 돌담과 고택. 풍산홍씨 집성촌으로 전통이 살아있는 마을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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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래마을옛집. 시민들의 성금으로 터를 사고 복권기금으로 안채와 문간채를 복원했다. ⓒ 이돈삼


도래마을 옛길은 전라남도 나주시 다도면 도래마을을 걷는 길이다. 풍산홍씨 집성촌인 이 마을에서 전남산림자원연구소까지 4㎞ 남짓 된다. 길에서 보는 기와집이 예스럽고 처마의 곡선도 유연하다. 모두 세월의 더께가 묻어나는 집들이다. 골목마다 옛 정취가 넘실댄다.

영호정과 양벽정을 지나면 '도래마을옛집'과 만난다.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이 지정한 시민문화유산 제2호다. 시민들이 모은 돈으로 터를 사고 복권기금으로 안채와 문간채를 복원했다. 주변에 고택도 많다. 홍기헌가옥, 홍기응가옥, 홍기창가옥 등이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다.

절집으로 가는 비자나무 숲길도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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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 있다. ⓒ 이돈삼


주산봉 중턱 계은정에서 내려다보는 마을풍경도 단아하다. 그 너머로 광주전남혁신도시인 빛가람도시가 보인다. 주산봉에서 길은 전남산림자원연구소로 나 있다. 담양에 버금가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느티나무 고목에 설치된 조형물 '베짱이 오케스트라'도 볼만 하다. 주변 산책로도 호젓하다.

주변에 오래된 절집 덕룡산 불회사가 있다. 인도에서 불교를 들여온 마라난타 존자가 영광 불갑사에 이어 두번째로 지은 절집이다. 절집으로 가는 비자나무 숲길이 매력적이다. 돌장승과 연리목도 볼거리다. 나주호를 끼고 도는 호반드라이브도 멋스럽다. 곰탕과 홍어, 장어 등이 나주의 맛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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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을 따라 걷는 둘레길. 강변을 따라 쉬엄쉬엄 걸으며 몸도 마음도 행복해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 호남고속국도 곡성나들목-곡성읍-(17번국도)섬진강기차마을
○ 화순 고인돌 유적지 : 호남고속국도 동광주나들목-광주대학교-(817번지방도)도곡온천지구-효산삼거리-고인돌유적지
○ 나주 도래 전통마을 : 호남고속국도 동광주나들목-(1번국도)남평-전남농업기술원-전남산림자원연구소-도래마을
#섬진강둘레길 #화순 고인돌유적지 #도래전통마을 #섬진강 #핑매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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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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