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도쿄도지사 선거 압승... 고이즈미의 '반란' 실패

마스조에 요이치, 지사선거 압승... 아베 국정 독주 '탄력'

등록 2014.02.10 10:05수정 2014.02.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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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조에 요이치의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 승리를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 NHK


일본 도쿄도 지사 선거에서 아베 신조 정권의 지지를 받은 마스조에 요이치 후보가 '탈원전'을 앞세운 호소카와 모리히로 후보를 제치고 압승을 거뒀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지난 9일 치러진 도쿄도 지사 선거 결과, 연립여당 자민·공명당의 지원을 받은 마스조에 후보가 211만2979표를 획득하며 98만2595표를 얻은 2위 우쓰노미야 겐지 후보의 2배가 넘는 득표로 승리했다. 3위에 머무른 호소카와 후보도 95만6063표를 얻는 데 그쳤다.

아베 정권의 '중간 평가'로 더욱 주목을 받았던 이번 도쿄도 지사 선거에서 아베 총리는 사실상 마스조에 후보의 당선에 가장 큰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 국정 독주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아베 총리의 '원전 재가동'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탈원전'을 최대 공약으로 내세운 호소카와 전 총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이인삼각'으로 뛴 일본의 두 전직 총리는 아베 총리의 높은 인기를 실감하며 대패를 당했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이날 연설에서 "이번 선거에서 오로지 정책으로 호소했고, 최대한 많은 유권자와 대화를 나눴다"며 "도쿄를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고 2020년 도쿄올림픽 준비도 착실히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성명을 통해 "경제, 고용, 복지, 재해방지, 에너지, 도쿄올림픽 등 다양한 정책에서 방향이 같은 마스조에 도지사의 탄생은 아베 정권의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고이즈미의 반란, 왜 주목받지 못했나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나자 탈원전 운동가로 변신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자신의 후임 총리이자 '정치적 제자' 아베 총리와 원전 재가동을 놓고 설전을 벌여왔다.

아베 총리가 원전 세일즈까지 나서면서 의지를 꺾지 않자 고이즈미는 역시 탈원전을 주장하는 호소카와 전 총리를 후보로 앞세워 도쿄도 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로써 이번 선거는 아베의 고이즈미의 '대리전'으로 확산되면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전직 총리'라는 이름값을 내세운 일본 정계의 두 거물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아사히신문>이 이번 도쿄도 지사 선거의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20년 전 총리에서 물러나 존재감이 떨어진 호소카와는 젊은 층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 데 실패했다.

반면 아베 총리가 지원한 마스조에 당선자는 젊은 층에서도 고른 득표를 기록했지만 특히 50대 이상 노년층 유권자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아베 정권의 지지층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탈원전이 선거의 쟁점이 되지 못한 것도 마스조에의 승리를 도왔다. 이번 선거에서 어떤 정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투표했느냐는 여론 조사에서 '의료·복지'가 37%로 가장 많았고 '원전·에너지'는 22%에 그쳤다.

<아사히신문>도 "유권자는 원전 논란으로 단순화된 선거를 원하지 않았다"며 의료·복지 개선에 목마른 유권자의 요구에 맞춰 탁아소와 요양원 신설, 임대료가 저렴한 공동주택 보급 등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힌 마스조에의 선거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고이즈미 "탈원전 국가 위한 노력 계속할 것"

호소카와는 낙선이 확정되자 "나의 힘이 부족하여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며 "출마 결정을 망설인 탓에 선거 준비기간이 짧았고, 탈원전이 선거에서 쟁점으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호소카와를 지원했으나 고배를 마신 고이즈미도 성명을 통해 "아쉬운 결과가 나왔지만 호소카와의 분투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원전 제로'의 국가를 목표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아베 총리에 맞서 탈원전을 외치는 고이즈미가 '눈엣가시'였던 자민당은 이번 승리로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노다 세이코 자민당 총무 회장은 "고이즈미는 패할 것 같은 승부는 절대 하지 않는 인물"이라며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달았을 것"이라며 결정타를 날렸다.
#도쿄도지사 선거 #아베 신조 #마스조에 요이치 #고이즈미 준이치로 #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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