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은 양면을 다함께 살펴야

원격진료 문제

등록 2014.02.17 11:59수정 2014.02.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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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정책이 그렇다. 일예로 환율정책을 보자.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기업들에게 불리하다. 대신 물가가 내려가 서민들에게는 유리하다.

그래서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수출기업들과 관련단체들은 정부가 나서서 환율방어를 해야 한다고 난리를 친다. 그러면 산자부와 국회가 나서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라고 압력을 가한다.

하지만 반대로 원화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올라 서민들의 삶이 피곤해져도 국민들은 그리 난리치지 않는다. 이것이 자기들의 이익과 직결된 목소리를 내는 이익집단과 압력단체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이러니 물가를 관리하는 한국은행은 원화 절상에는 긴장해도 절하에는 크게 상관치 않는다.

경제정책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수출이 국가적 명제로 떠올랐던 지난 세기는 거국적으로 수출기업들을 밀어줬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국민의 삶을 볼모로 하는 원화가치 절하를 위해 정부가 함부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환율방어를 해서는 안 된다. 환율은 시장의 흐름에 맡겨 두어야 한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하여 일반용보다 산업용을 싸게 공급한다. 곧 서민의 전기요금과 세금을 동원해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다.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워야 했던 시기에는 당위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기업 경쟁력 못지않게 국민의 복지가 주요한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특혜를 줄이고 산업용 중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해 요금을 다시 책정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 수출도 제조업 주도가 아닌 서비스산업 주도형 수출로 체질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금융, 관광, 의료, 교육, 유통, 법률, 영상미디어, 예술, 문화산업이 그것이다. 서비스산업이야말로 미래의 우리 먹거리이자 고용창출의 보고이다. 하지만 서비스산업 육성의 가장 큰 적은 이익집단의 극렬한 자기 밥그릇 옹호이다.

그러한 산업 가운데 하나가 의료산업이다. 요즘 거론되고 있는 원격진료 문제 역시 양면을 다함께 살펴야 한다. 반대하는 의료계와 이를 대변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논리는 장비를 도입하거나 임대하는데 돈이 많이 들며 결국 그 장비를 생산하는 대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논리이다. 우리 시민단체들은 대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펄펄뛴다. 의료계는 이점을 교묘히 활용하고 있다.


의료산업 활성화 대책은 사실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했는데 아직도 진척이 없는 이유이다. 하지만 원격진료는 급증하는 만성질환자와 산간벽지 의료취약지역 환자 문제도 같이 살펴야 한다. 그들 복지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더 나아가 이는 우리 의료산업계가 미래형 융복합 의료기술 확보를 위해 필히 넘어야 할 산이다. 미래에는 원격진료로 일반인들도 한결 편리해진다.

의료계는 원격진료 대신 의료인력을 더 양성해 의사들 방문진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디지털 시대로 가지 말고 아닐로그 방식으로 미래를 대처하자는 논리이다. 과거 정부가 제조업 물류를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다고 발표하였을 때 일부는 그 돈으로 어려운 농민들을 돕지 않고 그들의 어려움을 도외시한다고 극렬 반대했다. 2차산업이 아닌 1차산업에 투자하자는 논리였다. 그때 일이 자꾸 오버랩 된다.

의료계 문제는 원격장비 도입 반대가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낮은 일부 수가의 현실화로 풀어야 한다. 대한민국처럼 의료보험료가 싼 나라도 없다. 우리 의료계는 대한민국의 인재들이 모여드는 엘리트 집단이다. 이런 밥그릇 싸움에 매달릴 일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의료기술 매진에 힘써야 할 때이다. 최근 일부 의사들이 공공의 지원 대신 카이스트 박사과정에 입학해 의료융복합 기술개발과 의과학 학문연구에 나선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의료산업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보아야 하는 산업이다. 의료산업은 국내가 아닌 세계를 대상으로 커야 하는 산업이다. 개방과 경쟁이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 의료계가 미래를 석권하여 세계 도처의 고객을 국내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리고 원격진료로 세계인을 상대로 의술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우리 의료 인재들이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중국은 물론 세계를 상대로 우리 의료기술을 수출하고 의료진을 파견해야 하는 산업이다.

필자가 가장 유망하게 보는 서비스산업의 하나가 바로 우리 의료산업이다. 우리 의료계가 세계 정상에 우뚝 설 날을 고대한다.
덧붙이는 글 위키트리 송부
#원격진료 #서비스산업 #의료산업 #경제정책 #전기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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