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녹색당 출신 시장, 자신 있습니다"

[인터뷰] 서형원 녹색당 과천시장 예비후보

등록 2014.04.02 20:19수정 2014.04.0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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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원 녹색당 과천시장 예비후보 ⓒ 유혜준


서형원 녹색당 과천시장 예비후보의 선거현수막은 아주 특별하다.'새싹이 움트듯 나무에 물오르듯 피어라 과천! 문구가 눈에 띌 뿐 아니라 색깔에도 녹색당 이미지가 제대로 묻어난다. 빌딩의 유리창도 가리지 않고, 다른 현수막처럼 위압감도 주지 않는다. 임옥상 화백의 아이디어와 구상을 서형원 후보 홍보팀에서 약간 수정한 것이란다.

서 예비후보는 녹색당에서 유일하게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했다. 재선 과천시의원인 서 예비후보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2010년 역시 무소속으로 출마, 과천시에서 역대 최고 득표를 기록하면서 당선됐다. 재선 출마에서 역대 최다득표를 한 것은 그의 의정활동을 시민들이 높게 평가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현재 과천시장 예비후보는 12명.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5명, 녹색당 1명, 정의당 1명, 새정치민주연합 2명, 무소속 3명으로 선관위에 등록되어 있다. 3선 여인국 과천시장은 3선 연임제한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천 시장선거는 뜨겁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현재 가장 유력한 과천시장 예비후보로 꼽히는 이는 서형원(녹색당) 예비후보와 황순식(정의당·과천시의장) 예비후보. 진보성향의 소수정당 예비후보가 유력한 시장후보로 꼽히는 것은 이들이 모두 모범적인 의정활동으로 과천의 풀뿌리 지방자치가 탄탄하게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서 예비후보와 황 예비후보는 4월을 넘기지 않고 후보단일화를 한다는 계획이다. 후보단일화가 돼 두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 당선된다면 과천의 지방자치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와 후원금으로 선거비용 충당... 자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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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원 녹색당 과천시장 예비후보 선거 현수막 ⓒ 유혜준


31일 오전, 서형원 예비후보를 선거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서 예비후보는 인쇄기에서 갓 뽑아낸 종이를 내밀었다. 과천을 바꾸는 시민 쌈짓돈의 힘 '서형원의 친구들 펀드' 홍보물이었다. 펀드 모금액은 5950만 원. 1만 원부터 참여 가능하다는 내용 등이 들어 있었다.


서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비용을 펀드와 후원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100퍼센트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서 예비후보는 6대 과천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활동했으며 녹색당 풀뿌리정치지원단장이다.

다음은 서 예비후보와 한 인터뷰 내용이다.

- '서형원의 친구들 펀드'를 하는 이유는?
"돈이 없어서다."

- 5950만 원이라는 금액은 어떻게 나온 건가?
"과천시장 법정선거운동비용 제한액이 1억1900만 원이다. 5950만 원은 그 금액의 절반이다. 절반은 나중에 후원회를 구성해서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법정선거비용이 선거 비용 전부를 커버하지는 못한다. 부족하지만 저희는 절약해서 쓴다는 전제에서 금액의 절반은 펀드로, 절반은 후원금으로 충당할 생각이다."

서 예비후보는 "200프로 가능하지만 100프로만 만들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서 예비후보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글을 올리자마자 펀드에 참여하겠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서 예비후보의 설명.
- 현수막이 아주 특별하다. 누구 아이디어인가?
"임옥상 화백이 오셔서 구상을 하고 아이디어까지 주셨다. 홍보팀에서 조금 수정했다."

- 녹색당 유일한 자치단체장 후보인데, 부담이 클 것 같다.
"그런 부담이 있으니 이 일을 하는 거다. 그 정도 부담이 없으면 굳이 이렇게 어려운 선거를 하겠나. 녹색당의 유일한 시장후보,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첫 번째 녹색시장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기성정당을 통하지 않고 풀뿌리 주민자치운동을 통해서 주민자치 역량에 기대서 시장이 된다는 것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꼭 후보가 되어야할 것 같은데?
"꼭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신인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과천에서)활동한 경험과 지지도, 이런 것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상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다른 후보에게는 미안하지만 자신 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기호 10번과 8번으로 당선... 최다 득표 기록 세워

- 2006년부터 의정활동을 시작한 재선의원이다. 기초의원이 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역정치를, 권력을 시민들에게 되돌리는 정치를 시작해보자고 뜻을 모은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제가 환경운동을 하면서 녹색당의 꿈을 꿨던 사람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꾸려서 참여하게 된 것이다."

두 번 선거를 치르면서 서 예비후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절대로 당선될 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이런 얘기를 날마다 들으면서 선거운동을 한다는 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그는 10번과 8번이라는 기호로도 당선됐고, 재선 때는 과천시 역대 최다 득표를 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 과천이기 때문에 당선이 가능했던 것 같다.
"과천이니까가 아니라 과천 사람들이 그걸 만들어서 과천이 된 것이다. 거저 된 것이 아니다. 피땀 흘려서 만든 것이다."

- 생각했던 것들을 의정활동에 어느 정도 반영했는지?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이에 시민들의 힘이 세졌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정보공개, 주민참여 면에서 질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든다면 전국에서 과천시의회처럼 시민들이 많이 찾아오는 의회는 없을 것이다. 저는 시청보다 시의회에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의회가 정보공개와 주민참여를 주도하면서 이룬 변화다."

서 예비후보는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의회 1층 공간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북 카페와 열린강좌실을 만들었다"며 "북 카페에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행정정보, 정책용역자료들을 모아놓고 주민들이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예산, 행정사무감사, 의회속기록 같은 아주 귀중한 자료인 우리 시의 정책연구자료가 모여 있다. 주민이 항상 그것을 볼 수 있게 했고, 거기서 인문학 공부나 여러 가지 모임을 할 수 있게 했다."

- 시장이 꼭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 제가 (시장이)되는 건 제가 되는 것 정도가 아니다. 우리 시의 경영을 시민들이 직접 하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정치가 몇 사람이 나눠먹는 게 아니라 주민 스스로의 것이 될 수 있는,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들고 어쩌면 앞으로도 어려울 기회이기 때문에 꼭 당선돼야 한다. 과천시민들에게는 저를 통해서 정치를 변화시키려는 열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야권이든 여권이든 훌륭한 후보들이 있어 좋은 가치, 좋은 정책, 투명한 행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건 정치의 작동원리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그냥 좋은 정치인이, 녹색당 시장 하나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원리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반드시 당선되어야 한다고 저도,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도 생각하고 있다."

"과천, 에너지 자립도시 비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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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원 녹색당 과천시장 예비후보 ⓒ 유혜준


- 녹색당의 시장 후보라면 기존 정치인과 다른 정책이나 공약이 있을 것 같은데?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가지만 꼽는다면 에너지 자립도시를 들 수 있다. 저기 앞에 보면 청계산을 가로지르는 철탑이 있다. 저것 때문에 과천에서 큰 갈등을 겪었다. 최루탄이 터지고 데모가 일어났는데, 그것과 같은 이유로 지금 밀양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과천시민들은 수혜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한 것이다. 지금의 전력시스템은 핵 발전 중심의 전력시스템으로 거대 송전선로를 통해서 (전기를) 먼 거리로 공급하고 있다.

우리가 먼저 에너지 자립도시의 비전을 세워 기후변화에도 기여할 뿐만 아니라 밀양시민들을 고생스럽게 할 필요가 없는 시민들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 서 예비후보는 "과천의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점진적으로 재건축 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화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서 예비후보는 "재건축을 하는 경우 세대수가 늘어나 에너지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에너지 기술의 발전으로 전력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무공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더 어려운 쪽으로 한 발을 내딛는 결단 같은 것이긴 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지키게 했어야 하는 게 그분들의 첫 번째 임무였다. 그 점에서 민주당이 너무 많이 머뭇거렸다. 무공천을 택했는데 제도가 바뀐 게 아니라 혼자 결단하는 방식이 됐다. 정치적 단호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공약을 어기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수 있게 놔두니 야당이 무슨 소용이 있나. 약속을 어기면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역할을 야당이 해야 하는데 이게 뭔가."

서 예비후보는 현재의 과천에 대해 "30년 전에 한꺼번에 지어서 한꺼번에 낡아가고 있다"며 "도시를 새로 지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정체성을 지키면서 맥박이 다시 뛰게 하느냐가 과제"라고 진단했다.

서 예비후보는 "과천의 경관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면서 과천 시민들이 과천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재건축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형원 #녹색당 #과천시장 #과천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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