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지 않겠다"... 청계광장 밝힌 세월호 추모 촛불

[세월호 참사] 주말 불구 시민 6000명 참여...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등록 2014.05.10 20:40수정 2014.05.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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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문화제. ⓒ 이주영


"아이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촛불이 10일 서울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다.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시민촛불 원탁회의(아래 원탁회의)는 주말인 이날 오후 6시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을 밝히는 국민촛불'이라는 주제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모와 청소년 등 시민 6000명(주최 쪽 추산, 경찰 추산 1700명)은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어둠이 내린 광장을 추모의 촛불로 밝혔다.

문화제는 추모 영상을 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영상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가 흘러나오자, "아이들을 살려내라"라고 적힌 피켓을 손에 쥐고 광장에 앉은 일부 시민들은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시민들은 전날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KBS 보도국 간부의 부적절한 발언과 편파 보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서울로 올라와 밤샘 농성을 한 사실을 언급했다. 최헌국 목사는 "어버이날에 카네이션도 못 받은 부모들이 아픈 마음을 붙잡고 KBS·청와대에 항의 방문했는데도 유가족들을 땡볕 위에 그대로 두었다"며 "1박 2일이 지나 마지못해 KBS 사장을 불러 사과하게 했다"고 말했다.

시민들, 세월호 참사 재발 방지 촉구... 13일 '범국민대책위' 발족

[세월호 추모 촛불] '중간고사 코앞' 고3 "나도 세월호에 탈 수 있었겠구나..." ⓒ 강신우


발언대에 오른 대학생·청소년들도 가슴 속에 눌러 담아온 말을 털어놨다. 이들은 하나같이 해경 등 정부의 잘못된 사고 대응을 두고 질타를 쏟아냈다.


지난 8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에서 세월호 참사 규탄 기습시위를 벌였던 대학생은 "오랜 시간동안 아이들이 두려움을 마주하며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떨었을 그 시간 동안 국가는 무엇을 했나"라며 "대통령·국회의원·고위 관료직 당신들은 국민을 지켜야하는데 돈과 권력을 지킨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세월호 추모 촛불] 유모차 끌고 촛불 행진한 엄마 "'진정성'없는 정부 때문에 국민들 나서" ⓒ 김윤상


세월호 침몰 사고를 둘러싼 의혹이 말끔하게 풀릴 때까지 이번 참사를 잊어선 안 된다는 다짐도 나왔다. 지난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달지 않겠다"며 학부모 침묵행진에 나섰던 이영규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회원은 "10살·7살 된 내 아이들이 이번과 같은 참사의 희생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반복되는 인재를 막기 위해 시민들이 뭉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다같이 노래 <거위의 꿈>을 합창했다. 이어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추모집회에서도 촛불을 밝혔다. 집회가 끝난 뒤 일부 시민들은 피켓을 들고 청계로-명동성당-청계광장 경로를 따라 침묵행진을 벌였다.

촛불이 켜지기 전인 오후 3시 30분, 서울역 2번출구 앞에서는 청소년단체 '희망'의 주최로 '청소년 추모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학생들은 서울시청 앞까지 행진한 뒤 안산 촛불추모제에 합류했다. 오후 5시에는 5대 종단 평신도들이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추모기도회를 진행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13일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책위를 발족하고 이번 참사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예정이다.
#세월호침몰사고 #세월호 #촛불집회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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