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모독 직원 비호 대전지법원장 사퇴하라"

[현장]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 대전지법 항의 방문... 대전지법, 면담 거부

등록 2014.05.20 17:48수정 2014.05.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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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공무원의 세월호 참사 유족 모독 '망언'과 관련,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가 20일 오후 대전지법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인호 대전지방법원장의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법 공무원이 세월호 참사 유족을 모독하는 '망언'을 내부 게시판에 올린 것과 관련, 대전시민추모위원회가 조인호 대전지방법원장의 사과와 면담을 다시 한 번 요구했다. 하지만 조 법원장은 끝내 사과와 면담 모두를 거부했다.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이하 시민추모위)는 20일 오후 대전지방법원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유족을 모독하는 망언을 한 직원에 대해 대전지방법원장은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추모위는 지난 1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조 법원장의 사과를 촉구하며 항의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만나지 않겠다'는 조 법원장의 입장을 전해들은 뒤 물러가야만 했다.

시민추모위는 다시 19일 조 법원장에게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16일과는 다르게 공개적인 방식이 아닌 비공식적인 면담을 요구한 것. 또한 이번에는 세월호 참사 유족이 직접 면담에 참여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그러나 대전지법의 대답은 '무응답'이었다.

이에 시민추모위는 20일 다시 항의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법과 정의를 지키라는 명을 받은 신성한 법원에서, 인권의 최후보루라하고 하는 법원에서, 국가적 참사의 희생자 유족을 모독하는 글이 올려지고, 또 그러한 공직자를 징계하라고 요구하는 시민들의 항의마저 묵살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시민추모위는 이어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들의 슬픔에 최소한의 공감과 도의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조인호 법원장은 국민위에 군림한 권력자로서의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며 "어떻게 추모의 국화꽃을 든 시민들을 마치 범죄자 취급하면서 방패를 든 경찰력으로 막아서고, 유족의 면담마저도 거부할 수 있느냐"고 개탄했다.

"조인호 법원장, 유족 앞에, 슬픔 잠긴 국민 앞에 분명히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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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공무원의 세월호 참사 유족 모독 '망언'과 관련,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추모위원회가 20일 오후 대전지법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인호 대전지방법원장의 사과와 면담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시민추모위는 또 "조인호 법원장은 유족 앞에, 슬픔에 잠긴 국민 앞에 분명히 답해야 한다"며 "세월호 유족을 모독한 해당 직원의 망발이 개인의 의사가 아닌 대전지방법원 전체의 의사인지, 그것이 아니라면 왜 면담조차 거부하고 있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추모위는 "대통령도 눈물을 흘리며 유족에게 사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전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대전지법 내에서 발생한 유족 모독행이에 대해 왜 사과를 거부하는 지 밝히라"며 "만일 오늘 마저 면담을 거부하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조 법원장도 유족을 모독한 해당 직원과 같은 생각이기에 이를 비호하는 것으로 간주, 조 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행동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모두발언에 나선 이대식 시민추모위 공동위원장은 "세월호 사건은 어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이 애도하는 국가적인 슬픔이다, 그런데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그 유족들을 모독하고, 그러한 직원을 법원장은 비호하고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면서 "잘못한 것에 대해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렵느냐"고 개탄했다.

또한 이번 참사로 단원고에 다니던 조카를 잃은 유족 김길영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가만히 내버려 두어도 유족들은 너무나 힘들고 아프다, 살아 있을 힘조차 없다"며 "그런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공무원이라는 사람이 그 사람들을 모독하고, 법원장이라는 사람은 그 사람을 감싸고, 정말 이게 나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항의면담을 요구하며 법원 청사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를 막아선 경비병력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에 이들은 자리에 주저앉아서 법원장 면담을 요구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한편, 대전지법 6급 공무원인 박아무개씨는 지난 1일 법원 내부 전산망 코트넷 토론광장에 "해양에서 발생한 사고는 구조가 어렵고 미비할 수 있는데, 모든 잘못을 정부에 뒤집어 씌워 좌파 정부를 세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다", "이제는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은 스스로 알아서 풀라고 하고,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헐뜯는데 악용해서는 안 된다", "세월호 희생자를 밤낮으로 팔아먹고 있다"는 등의 댓글을 달아 비난을 사고 있다.
#세월호 #대전지법 #조인호 #세월호 유족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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