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두 진보 구청장, 생환할 수 있을까?

정의당의 조택상 인천 동구청장-배진교 남동구청장... 모두 만만찮은 상황

등록 2014.06.01 21:58수정 2014.06.0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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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와 정의당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 조택상 동구청장 후보의 '3각 벨트'가 인천 선거에서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수도권 최초 '진보 구청장'이란 수식어를 단 배진교, 조택상 후보의 재선 여부는 정의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정의당은 수도권에서 광역시-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만큼 인천 남동구와 동구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인천에서 양당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정의당이 시장 후보를 양보하고, 100% 국민여론조사 경선으로 남동구와 동구청장 후보를 결정했다. 또한 정의당 정수영(남구 4), 강병수(부평 3) 현 시의원이 출마한 선거구에 새정치민주연합이 후보를 공천하지 않아 시의원 후보단일화도 이뤘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한 후보단일화 전략이 이번에도 효과가 있을까? 과거만큼의 파괴력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물론 배진교, 조택상 구청장 활동으로 진보정당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줄었다. 두 구청장의 구정 운영 성과는 새정치민주연합 쪽도 인정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진보 구정'에 만족하는 표현을 여러 차례 했다. 두 진보 구청장의 선전은 이번 선거에서 송 시장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동구청장 선거] 4년 전처럼 3파전이지만 입장이 바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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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조택상 동구청장 후보가 인천의 대표적 구도심 지역인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을 찾았다. <사진 제공 : 조택상 후보 홈페이지> ⓒ 한만송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지난 4월 28일 인천시청 본관 앞에서 열린 인천시민넷과의 '인천시민 10대 권리장전' 협약식을 마친 뒤 조택상 동구청장 후보를 만났다.


"조택상 청장님 이리 와 봐요. 맘고생 심하죠?"
"야권연대가... 상황이 어렵네요."
"유세 날짜 잡아요. 주말에 함께 돌아요."

송 후보는 조 후보 옆에 있던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의 손도 잡으며 "남동구도 주말에 시간 잡아요. 주말에 돌면서 분위기 바꾸죠"라고 격려했다.

전용철 전 시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인천 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는데, 송 시장은 이에 대한 미안함 차원에서 조 후보를 배려한 셈이다. 인천 동구는 노인층이 밀집된 지역이다.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해 진보 구정을 4년 펼쳤음에도 정의당 지지층은 아직 두텁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용철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야권 지지표를 일부 분산할 수 있다.

전 후보는 인천시장 후보도 쉽게 공약으로 내걸지 못하는 '서울지하철7호선 동인천역까지 연장'을 내걸었다. 이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지만,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이번 동구청장 선거는 외형적으로 4년 전과 같은 3파전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환섭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 성향의 표가 분산됐다. 조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당선했다.

이번엔 조 후보가 불리해졌다. 이번엔 새누리당 이흥수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게 생겼다. 조 후보는 구청장으로 일한 4년의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이란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남동구청장 선거] 박근혜 마케팅에 맞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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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범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한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와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가 시장 상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한만송


"인천시 구군 행정실적 종합평가 3년 연속 1위, 매니페스토(공약이행 분야 등) 4년 연속 수상, 전국 지자체 일자리 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보육행정 분야 대통령상 수상(2011)..."

정의당 소속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가 지난 4년 구정을 이끌며 이룬 주요 성과들이다. 소수 정당 소속이라는 어려운 조건에서 배 후보가 구청장으로서 이룬 성과는 꽤 많다.

배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는 정의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와 박남춘,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을 비롯해 이강일 나사렛의료재단 이사장이 상임선대위원장을,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았다. 배 후보 지원을 위해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남동구에서 거리유세를 하기도 했다.

대결을 펼치는 새누리당 장석현 후보가 정치신인이고,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지난달 14일 불구속 입건된 것도 배 후보에겐 호재다.

장 후보는 지난 2월 21일 남동구청장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뒤 명함과 현수막 등에 '전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국민소통본부 본부장'이라고 게재했다. '전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국민소통본부 국민희망네트워크 본부장'이 정확한 직책이었는데, '국민희망네트워크'를 삭제한 것이다. 장 후보가 사용한 경력은 이성헌 전 국회의원의 경력이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장 후보가 다소 앞서는 모양새다. 장 후보는 경제전문가임을 내세워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남동구 4대 비전, 20대 공약이 수록된 선거공약서도 최근 배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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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전 국회의원과 함께 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 ⓒ 한만송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연구소(주)에 5월 21일 의뢰해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남동구청장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장석현 후보가 35.7%로 배진교 후보(33.5%)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응답률 12.82%, 신뢰수준 95%, 표본 오차 ±4.4%p)

장 후보는 '박근혜 마케팅'을 활용하며 보수층을 결집하고 있다. 현역의 야권 단일후보와 정당 지지율이 높은 새누리당 후보 중 누가 승리할지 관심이 모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만송 기자는 2014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지방선거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송영길 #배진교 #조택상 #진보구청장 #범야권단일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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