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콤달콤 가자미 물회가 입맛 당기는 이곳

강원도 양양 남애항에서 이른 여름을 만났습니다

등록 2014.06.11 17:49수정 2014.06.1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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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에 가면 남애항이라는 작은 항구가 있다. 강원도 여행 중 가족들과 강릉의 오죽헌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곳이 바로 남애항이다. 주문진항으로 갈까도 고민했지만, 우리 가족들의 성향상 주문진항 보다는 작고 소박한 남애항이 더 맞을 것 같아서 굳이 조금 멀리 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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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 전경 소박하고 아담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곳이다. ⓒ 이경운


남애항은 강릉 심곡항·삼척 초곡항과 함께 강원도의 3대 미항이라 불린다. 실제로 남애항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상당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타이들이 붙어 있으니 심곡항이나 초곡항도 분명 아름다운 항구일 게다.


가족들과 둘러본 남애항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규모에 비해서 민박이나 횟집들이 제법 있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많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다만 항구를 벗어나면 나타나는 넓은 해변 쪽으로 민박집들이 꽤 있는 편이었다. 여름에는 피서객들이 꽤 올법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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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 해변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는 곳인데, 해변이 넓어서 좋다. ⓒ 이경운


남애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파제 끝에 보이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한 쌍이다. 양양의 송이버섯을 닮은 빨간 등대를 중심으로 푸른 동해가 펼쳐진 모습은 매우 멋지다. 항구 안쪽에서 보면 방파제와 등대가 하늘과 바다의 경계 같기도 하고, 방파제 위에 올라가서 보면 빨간 등대가 동해의 시작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데 참고로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서 본 양양의 작은 항들의 등대는 모두 빨간 등대들이었다. 꼭 남애항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고래사냥> 촬영지였던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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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과 등대 방파제와 한 쌍의 등대가 바다와 하늘을 가르고 있는 듯하다. ⓒ 이경운


이곳이 영화 <고래사냥>의 촬영지라는 사실을 남애항을 둘러보다가 알게 됐다. 병태(김수철 분)와 민우(안성기 분), 춘자(이미숙 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춘자의 고향인 우도를 찾아 떠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청춘들의 고뇌를 다룬 영화다. 개봉은 1984년도에 됐는데, 개인적으로 참 인상적으로 봤던 영화 중 하나였다. 아마도 당시 남애항은 지금보다 더 소박한 곳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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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등대 빨간 등대와 푸른 동해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 이경운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물회'라고 적혀있는 간판을 보고 무작정 들어갔다. 사실 '남애항 맛집'을 검색해 보려다가 이런 곳에 맛집 검색을 한다는 것이 조금 어색한 일 같아서 그만두고, 오로지 먹고 싶은 '물회'라는 글씨만 보고 저기다 싶어서 들어가게 됐다.


새콤달콤한 물회... 일품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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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미물회 새콤 달콤 매콤한 물회가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게 한다. ⓒ 이경운


우리는 물회 2인분과 어죽 2인분을 주문했다. 물회는 가자미를 뼈째로 회를 떠서 넣는다고 한다. 어죽은 무를 한 조각 썰어 넣고, 미역과 함께 끓여내는데 미처 재료들이 어떤 것이 들어가는지는 다 물어보지 못했다.

물회는 새콤달콤한 게 일품이었다. 씹히는 가자미회의 맛도 아주 좋았다. 초여름 입맛을 확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어죽은 속 편한 식사를 하고 싶다는 아내가 시켰는데, 담백한 맛이 참 좋았다. 가족들 모두 뜻밖의 맛있는 식사에 상당히 만족해 했다. 점심 먹은 식당을 맛집으로 소개하고 싶지만, 맛집에 대한 평가가 주관적인 측면이 많아서 참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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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 깔끔한 어죽은 아내의 입맛에 딱 맞았다. ⓒ 이경운


식사 후에 해변 쪽으로 가보는데, 모래사장이 꽤 넓다. 초여름 더위에 이른 피서객들도 많고, 파도가 좋아서 그런지 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수영을 못하는 통에 바다에 뛰어들 생각은 엄두도 못내는데, 파도를 자유로이 타는 사람들을 보니 부럽기만 했다. 바위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파도가 심해 조금 아찔한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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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멀리 바위 위에 사람들이 모여 낚시를 즐기고 있다. 파도가 높은 것이 걱정이 되었다. ⓒ 이경운


아이들은 물을 참 좋아한다. 차에 타려면 옷을 버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두 녀석이 벌써 파도에 옷을 적시고 있었다. 여름 더위 탓이려니 이해하고 한 동안 놀게 놓아두었더니 오랜만에 만난 파도에 신났다. 조금 더 있었으면 아예 바다로 뛰어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쉽지만 파도와 잠시 논 것으로 마무리 했다. 이제 곧 더위가 오면 이 해변도 사람들로 엄청나게 북적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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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아이들은 옷이 젖든 말든 바다만 보면 신난다. ⓒ 이경운


양양의 남애항은 작은 항구와 해변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강원도나 동해안 여행길이라면 한 번쯤 둘러봐도 좋을 곳이라는 생각이다. 동해안으로 피서를 준비한다면 좋은 피서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나저나 '가자미 물회'의 새콤함을 생각하니 다시 입안에 침이 고인다.
#남애항 #강원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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