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베트남이 아닌, 한국인 이연희예요"

온전한 한국인이 되고 싶은 이연희씨를 만나다

등록 2014.06.25 17:00수정 2014.06.25 17:0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이연희 베트남에서 태어났지만 이제는 이연희라는 한국 이름을 갖게되었다는 이연희씨 ⓒ 하주성




"저는 베트남 사람이지만 지금은 한국인 이연희예요. 호적도 만들어서 이연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어요."

베트남 하노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연희씨를 만난 것은 25일 오후. 수원시 팔당구 팔달로 259번 길 18 3층에 자리한 (사)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의 다문화강사 양성교육장이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후 수원 시내의 유아원 등으로 나가, 다문화강사로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할 강사들을 교육시키는 강의실이다.

이곳에 이제 10개월 된 어린 딸(첫째는 4살 박이 딸)을 안고 교육에 참가를 한 이연희씨를 만났다. 안고 있는 어린 아기가 보챌 때마다 능숙하게 흔들어주면서 강의를 듣고 있는 이연희씨의 모습에서, 과거 우리네 어머니들의 아이를 달래며 일을 하던 억척스런 모습이 떠오른다,

a

강사교육 10개월 된 둘째 딸을 안고다니면서 강사교육을 받고 있는 이연희씨(좌측 정면). 사진은 다문화강사 처음모인 날 ⓒ 하주성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는 한국생활

이연희씨는 남편(전기업에 종사)과 만나 하노이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2009년 12월에 한국으로 건너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한국에 나와서는 무척 애를 먹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 남편을 만나 한국에 왔는데 정말이지 다시 돌아가고 싶었어요. 언어도 통하지 않는데다가 음식이 전혀 입에 맞지 않았거든요. 김치는 매워서 먹을 수도 없고, 또 청국장은 저를 엄청 고통스럽게 만든 음식이거든요."

그렇게 애를 먹으면서 시작한 한국생활이다. 남들은 이연희씨와 같은 이주민들을 '결혼이민자' 혹은 '다문화 가정'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신라 때부터 단일민족이 아니었다. 신라 제49대 헌강왕 시대에 왕이 동해로 행차했을 때 개운포(지금의 울주)에서 만났다는 동해용왕의 아들인 처용은 당시 신라와 교역을 하던 아라비아 상인이라는 설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처용무에 나타나는 처용의 가면을 보아도 그런 설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 성씨를 갖고 살아왔던 많은 종족들이 있어, 이제는 다문화라는 용어도 사실은 그리 설득력이 있는 말은 아니란 생각이다. 이연희씨는 한국으로 건너온 지 4년 6개월이 되었지만, 우리말을 소통하는데도 아무런 불편이 없어 보인다.

a

이연희 (사)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에서 만난 이연희씨 ⓒ 하주성


"저는 한국에 대해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요"

이연희씨는 한국생활이 재미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매운 김치도 잘 먹고 더구나 청국장까지도 즐기게 되었다고.

"지금은 한국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요. 저희 같은 결혼이주민들을 가르쳐 주는 곳이 너무 많아요. 본인이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배울 수가 있어요. 저는 한국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묻기도 하고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그렇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한국어를 익혔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는 살고 있는 이웃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도 하고 의시소통이 되기 때문에, 생활에 불편한 것이 전혀 없다는 것. 하기에 한국생활에 어려움이 없다고 것. 스스로가 생각해도  100% 한국인은 아니라고 해도, 80%는 이제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 듣게 하고 싶지 않아

이연희씨가 이렇게 열심히 한국어를 익힌 데는 다 이유가 있단다.

"얼마 안 있으면 아이들이 곧 학교를 다닐 텐데 제가 베트남 이름을 갖고 있고 또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다문화가정'의 아이라고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것이 너무 싫어요. 그래서 열심히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있죠."

온전한 한국인이 되고 싶다는 이연희시는 한국인보다도 더 한국인 같다. 어린이 집에 강사를 하기 위해 배우고 있는 강의도 다 이유가 있다고 한다.

"제가 강사 자격증을 받아 어린이 집에 강사로 다니다가 보면, 아이들에게 한국문화와 베트남 문화를 함께 가르칠 수가 있어요. 그리고 베트남어도 알려줄 수가 있고요. 그럼 한국과 베트남의 생활상이 전혀 남다른 것이 아니라는 이해를 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죠."

이제 채 5년도 안 된 한국생활이지만, 이연희씨는 많은 노력으로 그 모든 것을 이겨냈다. 2012년에 고향인 베트남에 가서 2주 정도를 지내고 왔다는 한국 여인 이연희씨. 그녀가 한국에서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네이버 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AD

AD

인기기사

  1. 1 아베 정부의 이상징후... "한국의 양해가 왜 필요하죠?"
  2. 2 "배신감 느꼈다" 문재인 정부에 사표낸 교수의 호소
  3. 3 은마 아파트 주민의 언론 인터뷰 유감
  4. 4 "그럴 자격있어?" 오취리-남희석에 쏟아진 비난... 씁쓸했다
  5. 5 폭우 이재민 80%가 이주노동자, 이유가 기막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