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 변호사 수임료 공개... '전관예우'의 불편한 진실

[주장] '전관'은 '예우' 받는다는 허상에서 벗어나야

등록 2014.07.02 12:26수정 2015.02.2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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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은 영원한 것인가. 최근 한 대형 로펌이 변호사 보수를 내지 않은 의뢰인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전관 변호사'의 수임료가 공개됐다. 검찰이 아예 기소안할 경우 2억 원, 법원이 무죄를 선고할 경우 2억 원, 집행유예를 선고할 경우 1억 원 등이 보수로 책정됐다. 여기에 착수금 3천만 원은 별도이다. 평균적인 변호사 보수에 비춰보면 매우 비싼 금액이지만, 법원은 "비싸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위 전관 변호사의 경우 검찰 경력이 10년 미만이어서 비교적 '싼 편'이었고, 고위직을 지낸 전관은 수임료가 이보다 훨씬 높다. 대법관을 지낸 안대희씨 같은 분 말이다. 안대희씨는 대검중수부장 시절 '가장 청렴하고 능력 있는 검사'라고 칭송받을 만큼 평판이 좋았다. 대법관을 거쳐 국무총리 후보자로도 지명됐다. 그러나 그런 그도 '전관예우'란 복병을 만나 낙마하면서 다시 한 번 전관예우 논란이 일고 있다.

흔히 전관예우란 전직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해 사건을 맡으면 법원이나 검찰이 편의를 봐주고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특혜를 말한다. 그렇다면 전관예우는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인가.  물론 우리 법원의 공식입장은 '전관예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변호사 761명 중 90%는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법원·검찰 출신 변호사 104명 중 67%인 70명도 이를 인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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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드라마 '개과천선'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개과천선에서는 대형로펌의 전관들과 법원?검찰 사이의 유착관계가 적나라하게 그려졌다. ⓒ MBC


전관들에게는 보통 법리싸움이 벌어지는 민사사건보다 판사 재량이 많은 형사사건이 많이 들어온다. 실제로 구속영장, 보석, 집행유예 등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전관'이면 무조건 '예우'받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이기기 어려운 사건이 주로 전관을 찾아오곤 한다. 전관 변호사들에게 이런 사건들은 '꽃놀이패'가 아닐 수 없다. 사건에서 이기면 값비싼 보수를 요구할 수 있고,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면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는 전관들이 일단 돈을 챙기면 사건은 '나 몰라라'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있다.

전관들이 '실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수임료를 받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막연한 기대심리 때문이다. 의뢰인들이 '예우'를 기대하고 먼저 전관을 찾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겠지만, 값비싼 수임료를 주고도 실제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의 그런 기대심리에 기생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법조 브로커들이다. 브로커들은 "전관이어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의뢰인들에게 허황된 기대를 심어주고 돈을 챙긴다.

전관예우를 뿌리 뽑기 위한 대책으로 평생법관제나 선거제 등 많은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전관의 실상을 바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람들이 전관예우의 허상을 무너뜨리기 시작하면 '미래의 전관'인 판·검사들도 전관 편을 들어줄 유인이 없어지게 된다. 자신들이 전관이 될 때까지 그 허상을 유지하기 위해 전관들과 상생해온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관예우는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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