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처럼' 한다면 한국정치도 바뀔까?

[取중眞담] 국정조사 감시·지적에 태도 바꾼 의원들

등록 2014.07.03 10:38수정 2014.07.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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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그러면 그렇지. 아무리 세월호라도 정치인들이 바뀌겠냐?"

2일 오후 사흘째 열린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새누리당 의원들의 '특위 중단'선언으로 파행된 직후 다른 언론사 기자와 나눈 넋두리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질의 중 해양경찰청에서 제출한 자료 내용을 허위로 왜곡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치공세를 펼쳤다며 '특위 중단'을 선언한 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특위위원 사퇴를 요구했다.

'아 세월호 국정조사도 이런 식으로 유야무야되는구나' 싶었다. 이런 식으로 상대 당 의원의 위원직 사퇴가 조건으로 걸리면 끝내 파행되거나 회의재개 합의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가족들의 감시·비판·항의... 의원들의 태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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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파행을 빚자, 유가족 대책위 관계자들이 새누리당 국조 상황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국정조사 속개를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그런데 예상이 빗나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파행 4시간 40분 만인 오후 7시 30분 국정조사장으로 돌아와 국정조사를 재개했다. 평소 보여온 국회의원들의 행동양식과는 달랐다. 세월호 가족들의 끈질긴 항의를 견뎌낼 수 없었던 탓이다. 한 차례 파행을 일으키긴 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번 국정조사에 임하는 태도는 평상시와는 달라진 게 분명하다.

국정조사 첫날, 정부의 구조 실패 과정을 밝혀 박근혜 정권의 무능을 질타하려는 의지로 가득 찬 야당 의원들과 달리 새누리당 의원들 대부분은 큰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윤재옥·신의진 의원이 정부 제출 자료를 분석해 날카로운 지적을 했지만 같은 당 다른 의원들의 '무의욕'에 묻히는 분위기였다.

이완영 의원은 국정조사 중 조는 모습이 세월호 가족대책위의 카메라에 포착돼 망신을 당하기도 했고, 세월호 참사 원인을 캐기보다 추상적인 이야기로 일반론을 펴거나 사실관계 없이 정부 기관을 질타하는 데에 그친 의원들이 많았다.

그러나 국정조사 둘째날, 새누리당 의원들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완영 의원은 더 이상 졸지 않았다. 이재영 의원은 전날과 달리 구체적인 사례를 지적하며 해양수산부와 한국선급, 한국해운조합의 무능과 부패를 질타했다. 그렇지 않은 의원들도 있었지만, 몇몇 의원들의 태도는 확연히 바뀌었다.

이같은 변화는 순전히 세월호 가족들 때문이었다. 세월호 가족 대책위는 국정조사 첫날 국정조사 전 과정을 지켜봤다. 분통을 터트리며 국정조사를 감시한 세월호 가족들은 새벽잠을 자지 않고 차분히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했다. 세월호 가족들은 불성실 태도로 임한 의원들을 지적했고, 미흡한 국정조사 활동을 비판했고, 파행에 항의했다.

'세월호 가족처럼' 한다면 한국정치도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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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국회에서 파행을 빚은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가 속개돼 심재철 위원장과 새누리당 조원진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간사, 김광진 의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 남소연


한국의 국민소득이 오르고, '국격'이 향상되고, 세계 1등 기업이 늘어나고, 한류바람이 불어도 여전히 후진적인 분야로 꼽히는 정치. 만약 '세월호 가족처럼' 한다면, 이 국회의원들을 변화시키고 한국정치를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이런 변화는 절대다수 시민들의 관심과 공감을 얻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가족이라는 특수한 사정 때문에 의원들이 여론의 눈치를 본 결과일뿐 일반화할 수 없다는 반론, 결국 정치인의 행동을 바꾸는 건 여론이라는 반론이 가능하다. 

맞다. 그래서 세월호로 끝나선 안된다.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생겨날 사회 구석구석의 절박함에 시민들이 관심을 쏟아야 한다. 침몰할 '또다른 세월호'에 공감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면 그 바뀌지 않는 한국정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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