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7시간' 까발려? 지구상에 그런 나라 있나?"

[디밀어 인터뷰]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록 2014.08.01 21:13수정 2014.08.0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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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박근혜 7시간' 까발려라? 지구상에 그런 나라 있나?" ⓒ 강신우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초기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수백 명의 국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던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 동안 국가 최고 책임자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국민들은 알 수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당시 청와대와 정부가 초기 대응을 제대로 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행적을 밝혀내야 한다"며 새누리당을 향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에 대한 세월호 진상규명 청문회 증인 채택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사생활을 얘기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펼치며 청와대 보좌진에 대한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이 사생활이라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박 대통령의 행방을 공개하라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요지부동이다.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분초별로 다 까발리는 게 온당하다고 보나요. 지구상에 어떻게 그런 나라가 있어요?"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방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국가 원수에게는 '온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세상에 오바마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 몇 시 어디에 있는 것까지 소상히 밝히라는 것이 온당한 주장인가요. 한 나라의 국가 원수를. 엄청난 얘기 아닙니까."


특히 이 원내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까지 언급하며 남북 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상 박 대통령의 행방 공개는 더더욱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가 대치관계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세요. 무서운 얘기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판단해 보세요. 김정은이 지금 저쪽 국방위원장인데 김정은의 일거수 일투족이 분초별로 어디 있었다는 게 전부 다 밝혀졌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까."

이에 앞서 이 원내대표는 당 의원총회에서도 "대통령의 동선은 국가안보의 문제"라며 야당의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 세월호 청문회 증인 채택 요구를 거부했다.

"여러분들 수행비서를 불러다가 어느 기관이 의원님 일거수일투족을 다 보고하라고 했을 때 가능하겠습니까. 더군다나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7시간 동안에 무엇을 했는가를 소상히 밝히라고 하는 것은 국가안보적 측면에서 고민해야 할 대목입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수사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야권과 유가족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사법체계 혼란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일반 검경이 하고 있고, 국정조사는 하고 있고, 8월 26일 국정감사가 예정되어 있고, 또 할 수 있는 법으로 보장된 특검이 있습니다. 그것 외에 특별법을 또 만들어서 수사권을 달라고 하니 이 나라의 사법체계를 어떻게 하자는 것입니까."

한편, 7·30 재보선 압승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는 재보선 당선자들이 참석해 지도부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았다.

"새누리당은 보수 혁신, 새누리당 혁신, 국가 대혁신을 통해서 더욱 안전하고 공정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몰입해야 합니다. 우리는 선거 대승에 연연해서는 안 됩니다… 겸손한 모습을 잊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는 당내 특위를 만들어 세월호 유가족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유가족들이 원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 진상규명은 국가안보를 내세우며 외면하고 있다.
#이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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