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과 '아이들'... 참사 후 페북 뒤덮은 말

여의도연구원 페북 5백만 계정 분석... "진보 언론이 여론 주도"

등록 2014.08.04 20:04수정 2014.08.0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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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오후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모습. ⓒ 해양경찰청 제공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사장 김무성, 이하 연구원)이 올해 상반기 페이스북 계정 500만 개의 공개글 약 3100만 건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담벼락에 쓰인 대한민국>이란 제목의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6월의 주요 핫 키워드는 단연 '세월호'와 '지방선거'였다.

특히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세월호 참사(4월 16일) 이후 '안전'을 참사 전보다 10배 넘게 거론하며 안전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또 참사 이후 후속대책 관련 키워드로 '무능'을 8만 건 넘게 거론하며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무능' 언급만 8만1323회

연구원은 "2014년 상반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중요 이슈들에 대해 국민들의 여론과 정책적 수요를 알아보고자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라며 "페이스북은 대중성·접근성·신뢰성의 특징을 갖고 있어 국민 여론과 정책 수요를 파악하기에 적합하여 분석대상으로 선정됐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 4~6월의 핫 키워드인 세월호 참사와 연관된 '안전불감증'의 경우, 참사 후 페이스북에 8배나 많게 언급됐다. '안전'으로 분류하면 관련 언급이 10배나 폭증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후속대책과 관련된 키워드인 '무능'은 8만1323회나 언급됐다. 앞서 정부가 세월호 참사 대책으로 내놨던 '수학여행 금지'나 '해경 해체' 등도 관련 키워드로 거론됐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세월호를 통해 국민은 정부와 정치권을 무능하다 인식했다"고 정리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던 정홍원 국무총리가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연쇄 낙마 사태로 유임된 일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읽을 수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지난 4~6월 '총리'를 4만5569회 언급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촛불집회를 두고서는 '경찰'·'청와대'·'분노' 등이 연관 키워드로 검색됐다. 경찰은 20만4709회, 청와대는 17만864회, 분노는 14만9191회 언급됐다. 참사 당시 "전원 구조" 등 오보를 양산했던 언론에 대한 불신 역시 드러났다. 언론사 간 과열 취재경쟁을 지적한 '경쟁'은 4만5375회, '불신'은 3만1577회, '오보'는 2만2849회 언급됐다. 세월호 참사 관련 보도를 꾸준히 한 JTBC의 손석희 사장이 3만9923회 언급된 것도 이색적이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아이들'이었다.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학생들에 대한 언급인 셈이다. '아이들'은 같은 기간 총 23만8032회 언급됐다. '부모'는 12만2782회, '유가족'은 11만8385회, '자식'은 10만9429회 언급됐다. 희생자들의 귀환을 바라는 의미의 '노란 리본'은 1만9411회 거론됐다.

여의도연구원은 지방선거 관련 키워드로 '공천'·'후보'·'서울시장 선거' 등을 꼽았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 몸살을 앓았던 '광주'는 8만2886회 거론됐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었던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각각 8만1904회, 9만1309회 언급됐다.

연구원은 "세월호 사고가 가족애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면서 '자식', '부모', '사랑' 등의 가족관련 키워드의 언급량이 대폭 증가했다"라며 "마우나리조트, 세월호, 지하철 추돌 사고 등의 후폭풍으로 (선거관심사로) 포퓰리즘식 선심성 공약보다는 안전과 관련된 키워드의 언급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아이들' 24만... '경찰' 20만, '청와대' 17만, '분노' 15만...

'세월호'와 '지방선거'로 요약됐던 4~6월과 달리, 지난 1~3월의 핫 키워드는 당시 현안문제로 쏠렸다.

지난 1월의 핫 키워드는 '개인정보유출'과 '철도민영화'였다. '개인정보유출'의 경우, 지난 1월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3개 카드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건 탓에 부각된 키워드다. 이와 관련해 페이스북글에는 '해지', '집단소송', '불안', '카드사' 등의 연관 키워드들이 집중 거론됐다. '철도민영화'의 경우, 정부의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방침으로 발발했던 철도노조의 최장기 파업사태와 연관돼 있다. '철도노조'와 '코레일' 등이 연관 키워드로 거론됐다.

2월의 핫 키워드는 '동계올림픽'과 '여수기름유출사고'였다. '여수기름유출사고'의 경우, '자원봉사'와 '해양수산부'가 연관 키워드로 각각 6451회, 6437회 거론됐다. 여의도연구원은 사고현장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판한 이아무개씨의 페이스북 글을 연관 키워드의 사례로 들었다.

3월의 핫 키워드는 '규제개혁'과 '민주당·새정치연합 합당'이었다. 특히 '민주당·새정치연합 합당'과 관련해서는 '야권통합'과 더불어 '지방선거' 키워드가 등장한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당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합당하면서 후퇴한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인용 횟수 <오마이뉴스> 1위... "진보 언론이 페이스북 여론 주도"

한편, 여의도연구원은 분석 대상 페이스북 계정 이용자들의 기사 링크 인용 횟수로 따진 언론사 비중을 따로 정리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총 19만1387회 인용, 전체의 23%를 차지해 가장 앞섰다. <한겨레>는 16만5748회, <경향신문>은 11만1349회, <민중의소리>는 10만4300회 인용돼 그 뒤를 이었다. <조선일보>는 9만4803회 인용돼 5위를 기록했고, <동아일보>는 4만2675회 인용돼 7위에 그쳤다.

연구원은 "인터넷언론(55%)이 종합일간지 언론(45%)보다 더 자주 인용됐다"라며 "진보 성향의 인터넷 언론이 (페이스북) 담벼락 여론을 주도한다"라고 평가했다.   
#페이스북 #새누리당 #세월호 참사 #여의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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