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 지킴이' 지율 스님, 세번째 다큐멘터리 제작

<물 위에서 쓰는 편지> 25일 서울 조광사진관에서 시사회 ... 연출, 촬영, 편집 맡아

등록 2014.08.05 14:59수정 2014.08.0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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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지킴이' 지율 스님이 다큐멘터리 <물 위에서 쓰는 편지>를 제작해 시사회를 연다. 영주댐 공사로 수몰 위기에 놓은 내성천을 지키는 사람들과 마을을 떠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다.

지율 스님이 내성천과 관련해 만든 다큐는 이번이 세 번째다. 훼손되는 강의 아픔을 전달하기 위한 작업인 <모래가 흐르는 강1> <모래가 흐르는 강2>에 이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아픔의 땅에 씨앗을 심는 사람들의 잔잔한 이야기를 <물 위에 쓰는 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에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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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공사로 수몰위기에 놓여 있는 내성천의 변화되는 상황을 기록하고 있는 지율 스님은 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강둑에 텐트를 치고 살고 있다. ⓒ 윤성효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낙동강 제1지류인 경북 영주시 내성천을 가로 막아 영주댐을 짓는 공사를 2009년 말부터 시작해 짓고 있는데,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수몰민들은 이주를 해야 하지만, 아직 남아서 살고 있는 주민들도 더러 있다.

지율 스님은 2011년부터 영주시 평은면에 있는 내성천 강둑에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다. 수공과 영주시는 지율 스님한테 천막을 철거할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고,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도 예고하고 있다.

세 번째 다큐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지율 스님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희망, 농사와 일을 놓지 않고, 그런 땅에 씨를 뿌리고 거두는 일을 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일어난 엄청난 공사 현장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소개했다.

또 내성천을 지키려는 사람들도 나오고, 폐교한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강에 와서 생태조사를 하는 모습도 나온다. 지율 스님은 "영주댐 공사로 삶이 다 무너져버린 사람들이 각자 위치에서 자기 몫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다큐에는 뜯길 위기에 놓은 지율 스님의 내성천가 천막도 나온다. 지율 스님은 "천막을 철수시킨다는 공문이 와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천막과 관련한 이야기도 다큐에 담았다"고 밝혔다.


지율 스님의 내성천 지키기 운동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 지율 스님은 다큐를 만들면서 '텀블벅 사이트' 를 통해 후원금을 모았다. 지율 스님은 이번 영상을 만들면서 항공 촬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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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공사로 수몰위기에 놓여 있는 내성천의 변화되는 상황을 기록하고 있는 지율 스님은 2011년부터 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강둑에 텐트를 치고 살고 있다. 사진은 내성천 개발공사가 한창인 산을 뒤로 하고 세수대야를 들고 걸어오는 지율 스님의 모습. ⓒ 윤성효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 1월 내성천을 찾아 지율 스님을 격려하고, '땅 한 평 사기 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생태공동체운동본부는
지난 7월 7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주댐 공사 중단과 철거 반대, 내성천 생태 국립공원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율 스님은 <모래가 흐르는 강>을 제작해 2013년 극장에 개봉하기도 했다. 지율 스님이 연출, 촬영, 편집한 이번 다큐 시사회는 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충무로 자립본부 조광사진관에서 열린다.

요즘 다큐 마지막 작업을 위해 서울에 머물고 있다고 한 지율 스님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치와 달리 환경운동이나 시민운동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고, 열매를 따는 일이 아니라 가치를 세우고 뿌리를 북돋우는 일"이라 말했다.
#지율 스님 #내성천 #영주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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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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