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진명여고 건물, 긴급보수 필요해"

[발굴] "건물에 별 문제 없다"는 교장 해명은 '거짓'... 7월에 보수 예산 지원

등록 2014.08.25 16:14수정 2014.08.25 18:01
13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5월 23일 진명여고 학생이 트위터에 올린 '건물 위험' 사진. ⓒ 트위터


'학교 건물이 위험하다'는 진명여고 학생의 SNS 내부고발 후, 서울시교육청이 이 학교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건물 보수비용을 긴급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학교 쪽은 해당 학생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고 나서, 비교육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 SNS에 내부고발 여고생, 고소 취하하지만 징계하겠다?)

또한 "서울시교육청 등의 안전점검 결과 건물에 별 문제가 없다"는 진명여고 교장의 해명은 사실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진명여고 학생 SNS에 글 올린 후 교육청이 예산 지원

25일 서울시교육청과 진명여고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월 4일 이 학교 신관 건물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과 긴급 외벽보수를 위한 예산을 지원했다. 지난 6월 11일 서울시교육청과 감사원, 한국시설관리공단의 육안조사 결과 건물 안전도 'C등급'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안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뒤 진명여고 건물에 대한 육안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긴급 보수가 필요한 등급인 C등급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따라 긴급 보수공사 등을 목적으로 한 예산 6400만 원을 해당 학교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진명여고가 학교 건물 안전을 위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한 학생의 SNS글도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학교는 건물의 벽돌과 벽돌 사이를 잇는 줄눈이 탈락되고 있는 상태"라면서 "예산을 지원한 이유는 교육청에 민원이 접수된 데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느낀 불안도 참작 사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학교 한 재학생은 지난 5월 23일 트위터에 신관 건물의 벽이 갈라진 사진을 올린 뒤 "진명여고 고3 신관이 붕괴 중"이라면서 "학교는 몇 년 동안 학생과 선생님들이 건의를 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외면 중"이라고 내부 고발했다. 이 학생은 비슷한 내용의 글과 사진을 지난 6월 3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도 올렸다. 

이 학생의 글과 사진이 파문을 낳자 진명여고 쪽은 해당 글 게시자를 고소한 뒤 학교 명예훼손에 대한 수사를 요구해왔다. 그러던 중 글 게시자가 자신의 학교 학생인 것으로 드러나자 지난 22일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진명여고는 해당 학생에 대한 징계에 착수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은 계속 가만히 있으라고?"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벽이 갈라진 학교 건물이 방치되는 것을 참다 못한 학생이 이를 외부에 알려 교육청이 보수공사 예산을 집행하는 데 기여한 것은 상을 줘야할 일"이라면서 "그런데도 학교가 용기 있는 행동을 한 학생을 징계하려는 것은 '위험 앞에서도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 어른들의 행동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진명여고 이승무 교장은 "학생이면 학내에서 해결을 해야지 잘못된 글을 올려 학교 명예에 피해가 가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더구나 인터넷에 사실이 아닌 내용까지 올린 것은 학교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라 징계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교장은 지난 22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서울시교육청 등의 안전점검 결과 건물에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한 것과 관련 "육안검사 결과 서울교육청으로부터 C등급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타일이 좀 떨어진 것은 모두 C등급이라는 얘기를 들었으며 안전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 건물에 대한 정밀 검사 결과는 오는 9월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은 "아직 해당 건물에 보수공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건물 위험 고발
댓글1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김건희 비선' 의혹, 왜 자꾸 나오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