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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상암시대, 최대 규모 자랑하기 전에...

[현장] 신사옥 출범 기념 미디어데이...언론사로서 과제 또한 잊지 말아야

14.08.29 16:55최종업데이트14.08.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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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상암동 신사옥 출범을 기념하는 미디어 데이 행사에 참석한 권재홍 MBC 부사장. ⓒ MBC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MBC가 '상암시대'를 맞았다. 1961년 인사동에서 MBC 라디오 개국을 시작으로 세 번째 도약이다. 그간 MBC는 '정동시대'(1969년), '여의도시대'(1982년)를 거치며 지상파 공영 방송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KBS 다음으로 긴 역사만큼 미디어사적 족적도 있었고, 인기 프로그램 또한 꾸준히 선보여 왔다.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취지가 분명해 보인다. 마침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신사옥에서 MBC 출입 기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열렸다. 당장 오는 9월 1일 상암시대를 자축하는 행사를 열기에 앞서, 언론에 새 건물과 시스템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실제로 발을 디뎌 본 상암 신사옥은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게 어색하지 않을 만큼 웅장했다. 시청자와의 소통을 위해 마련했다는 공개형 라디오 스튜디오를 비롯해, 직원들의 창의성과 안락함을 제고했다며 소개한 각종 라운지룸, 120여 개에 달하는 회의실은 분명 기존 방송국에서 보지 못했던 혁신이었다. 소규모 미팅룸, 취재 및 인터뷰 공간, 휴게실 등도 넉넉하게, 또 효율적으로 배치된 느낌이었다. 

29일 오전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진행된 미디어 데이 행사 현장. ⓒ MBC


권재홍 부사장을 비롯해 각국의 장들은 저마다 새로운 목표를 밝히며 상암시대를 맞이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권 부사장은 "MBC를 콘텐츠 왕국으로 만들겠다"며 "중국 등에서 제 2의 한류 붐을 만들고, 해외 공동 작업을 활발하게 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점이 있다. 분명 각종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위시한 MBC의 성장세는 인정할만하지만 공영 방송사로서 본연의 기능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공교롭게도 새 도약을 준비하며 설명회를 진행하기 하루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본부장 이성주)는 안동 MBC의 대량 명예퇴직 신청 사태와 다시 이를 전면 백지화 시킨 일을 전하며 내부의 '비정상적 기류'를 지적했다.

28일 MBC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는 더욱 구체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방한과 세월호 참사를 당한 유가족 관련 보도를 두고, 각 방송사와 비교한 자료를 제시하며 '축소와 은폐' 의도가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사로서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일침이었다.  

MBC 노조에서 지난 28일 발표한 '민실위 보고서'. ⓒ MBC 노조


그간 산적한 문제들도 복기해야 한다. 2012년 전체 파업, 2008년 < PD 수첩 >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 등과 관련해 내외부적으로 쓴소리를 했던 조직원들은 여전히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언론사로서 그 역할이 약해진 데는 이런 불편한 보도에 대해 여전히 강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경영진의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MBC 상암시대를 열며,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한류 부흥의 첨병으로 산업적 가치를 높이는 일 또한 의미 있다. 다만, 과거 MBC의 영광이 이러한 것으로만 회복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방송사가 되는 동시에, 시대적 아픔과 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외면하지 않는 언론사로 거듭나길 바라본다.   

MBC 상암시대 아빠 어디가 권재홍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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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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