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저자 '심훈' 기념관, 당진시에 문 연다

16일 개관식, 문예창작실-수장고-학예연구실 등 갖춰

등록 2014.09.14 11:29수정 2014.09.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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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문을 여는 심훈기념관 조감도(오른 쪽 아래), 윗쪽으로 필경사와 심훈문학관이 자리잡고 있다. ⓒ 심규상


농촌 계몽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소설 <상록수>의 저자이자 저항시인 겸 영화인인 심훈 선생을 기리는 심훈기념관(1901~1936)이 16일 문을 열 예정이다. 심훈 기념관 건립은 심훈 선생이 숨진 지 78년 만의 일이다(관련기사 : 심훈 육필원고, 일본이 '백지수표' 건네며 탐내는 이유).

당진시는 심훈 선생의 추모제가 있는 날인 오는 16일 11시, 송악읍 부곡리 필경사 옆에 건립한 심훈기념관 개관식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해 9월 첫 삽을 뜬 기념관은 사업비 29억 원을 들여 2842㎡ 터에 지상 1층 규모(703㎡)로 지어졌다. 내부에는 전시관과 문예창작실, 수장고, 학예연구실 등을 갖췄다.

전시관에는 심훈의 3남인 심재호(79)씨가 기증한 육필 원고 및 유품 전사본 4000여 점과 유족 심천보씨가 기증한 유물 800점이 시민들에게 전시된다. 세부 전시물로는 심훈의 탄생과 성장-3·1운동 참여와 수감-언론인의 삶-문학인과 영화인의 삶-당진 농촌에서 찾은 희망 등을 주제로 했다.  

특히 부곡리 주민인 윤석주씨와 김교순 이장은 심훈기념관 부지로 쓰라며, 대대로 물려온 집터와 밭 터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근에 자리하고 있는 필경사('상록수'등 심훈의 대표작들이 쓰인 곳)와 '상록수 문학관'도 새로 단장했다. 필경사 앞에는 심훈 선생의 묘지가 자리 잡고 있다.

당진시는 물론 송악읍 부곡리 주민들은 기념관 건립을 계기로 이곳을 당진을 상징하는 명소로 가꿔나갈 예정이다. 이달 19~21일에는 심훈기념관을 비롯 당진시청부근과 당진 문예의 전당에서 38회 심훈상록문화제(주최, 심훈상록문화제집행위원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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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심훈 기념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 심규상

당진시는 "심훈 선생의 나라사랑 정신과 농촌계몽활동 및 관련 자료를 알리고 연구·보존·교육은 비롯 매년 개최되고 있는 심훈상록문화제와의 연계성 높이기 위해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심훈 선생의 3남인 심재호씨는 "필경사 경내에 자리 잡은 심훈기념관은 당진을 지키는 집"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심 씨는 이어 "상록수는 우리들의 자존심이고 시 '그날이 오면'은 우리들의 희망"이라며 "필경사를 지키고 기념관을 세운 부곡리 주민과 당진시민이 심훈기념관의 주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식 및 기념관 개관식에는 심훈 선생의 유족을 비롯 심훈상록문화제집행위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심훈 선생은 경성제일고보 재학 당시 3.1운동에 가담, 투옥된 바 있다. 그가 남긴 작품으로는 시집 <그날이 오면>(1937)을 비롯 소설집 <영원의 미소>(1935), <상록수>(1936),<직녀성>(193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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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니지아주 자택에 마련된 <심훈기념관 > 에서 아버지 심훈의 자료를 설명하고 있는 심재호씨(지난 2010년 4월) ⓒ 심규상

79년 전에 소설 <상록수>가 필경사(당진시 송악읍 부곡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다음 해 4월에 제가 필경사에서 태어났고 그 해 9월 16일, 아버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78년 전의 일 입니다.

그 뒤, 험난한 세월이 흘렀습니다. 초가집이었던 필경사는 양철지붕을 쓰기도 하고, 기와를 입히기도 했습니다. 집이 무너져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부곡리 주민들이  쌈짓돈을 추념해서 지붕을 갈아입히고, 마당에 흩어진 잡풀을 뜯었습니다.  필경사를 주민들이 지켜왔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필경사 앞 한진 앞바다, 아산만 입구에 솔개바위가 있습니다. 아산만을 지키는 장군바위라고 합니다. 그 서쪽 필경사 경내에 심훈기념관이 섰습니다. 우리 당진을 지키는 집입니다. 상록수는 우리들의 자존심이고 시 <그날이 오면>은 우리들의 희망입니다. 심훈기념관은 우리 부곡리주민과 당진시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살아 있는 기념관입니다.  필경사를 지키고 기념관을 세운 부곡리주민과 당진시민이 심훈기념관의 주인입니다.

심훈기념관을 설립하기로 당진군과 이야기 나눈 뒤 지금까지 15년이 흘렀습니다. 뜻과 목적은 세웠는데, 방법과 형편 등이 여의치 않아서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서로 서로가 관계를 맺으면서 신뢰를 쌓아왔습니다. 그런 중에서도 당진시에서는 <심훈기념관운영조례>를 만들고, 당진시 문화관광과 문화재 팀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개미같이 뛰었습니다. 부곡리 주민인 윤석주씨와 김교순 이장은 심훈기념관 부지로 쓰라며 대대로 물려온 집터와 밭 터를 내놓았습니다.

저는 50년 동안 모으고 정리해온 아버님 심훈의 유품과 친필 4천여 점을 정리해서  심훈기념관에 내놓았습니다. 오늘  아버님이 세상을 떠난 지 78년 만에 심훈기념관이 섰습니다. 이제부터는 주인인 우리들이 이 귀중한 우리들의 자존심인 심훈기념관을 잘 보존하고, 가꾸는 일이 남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9월 , 재미-심훈기념관 대표(심훈의 3남)  심 재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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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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