께적께적 '복 나가는' 밥 먹기... 건강을 부른다

[서평] 식습관 개선 프로젝트 <거꾸로 식사법>

등록 2014.09.20 20:13수정 2014.09.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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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젓가락으로 께적께적 밥 먹으면 복 나간다는 말을 많이 듣곤 했다. 하지만 이런 통설을 반박하는 책이 나왔다. ⓒ free image


"한 숟가락 가득 퍼서 퍽퍽 퍼먹어! 그렇게 께적께적 먹으면 복 나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 참 많이 듣던 말이다. 그 말이 늘 뇌리에 박혀 있어서 '복이 나가는 밥 먹기'를 지양하며 아직까지 살아왔다. 될 수 있는 대로 누가 봐도 탐스럽게 밥을 먹으려고 무진 애를 써왔다. 밥은 숟가락 가득 퍼 한입에 털어 넣고, 반찬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젓가락 가득 집어 입에 넣었다. 물론 국을 먹을 때도 국물을 시원스럽게 숟가락 가득 퍼마셨다.


밥상머리에서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는 어른들 말씀에 밥상머리에 앉으면 밥 먹기에만 열중해왔다. 식사 속도는 당연히 빠르고 밥을 다 먹고는 트림을 하면서 뜨거운 숭늉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얼마나 복스러운 밥 먹기인가. 그런데 이런 식습관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들이민 의사가 있다.

서울 ND의원 원장인 박민수 의사가 바로 그 주인공. 그는 <거꾸로 식사법>(퍼플카우 펴냄)을 통해 나의 복스러운 밥 먹기를 보기 좋게 질타했다. 이미 그는 TV에 나와 '거꾸로 식사법'을 강의했던 터라 책으로 읽는 그의 '거꾸로 식사법'이 생경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상식을 거뜬히 뛰어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식사 순서만 바꿔도... '한나'가 '제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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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거꾸로 식사법>표지. ⓒ 퍼플카우

아파 본 사람이 남의 아픔을 안다. 살쪄 본 사람이 비만인의 고통을 안다. 인류 최악의 질병인 비만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치료한 의사로서 자신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책이 바로 <거꾸로 식사법>이다. 74kg까지 살이 쪘던 그는 폐에 이상이 생기면서 자신을 다잡고 12kg을 감량한 뒤 62kg을 유지해 건강을 회복한 비결을 '거꾸로 식사법'이라고 소개한다.

사랑받고 싶은 여자, 그러나 169cm, 95kg, K-1이나 씨름판에 나가면 어울릴 몸매다. 그래도 신은 한 가지 재주는 주는 법, 그녀는 천상의 목소리의 소유자다. 그는 미녀 가수 '아미'의 립싱크에 대신 노래를 불러주는 얼굴 없는 가수로 외로움을 달래며 살아간다. 아름다운 목소리 덕분에 생계를 위해 심지어는 폰팅 아르바이트까지 뛰어야 하는 뚱뚱한 그녀, 그녀의 이름은 '한나'(김아중 분)다.


자신의 음악성을 인정해 준 음반 프로듀서 한상준(주진모 분)을 남몰래 사랑하던 그녀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는 환상적인 미모에 착한 인간성까지 겸비한 '제니'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신이 '한나'라는 걸 알릴 수 없는 슬픈 사슴. 169cm, 48kg의 신이 내린 완벽한 몸매, 그녀의 변신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미녀는 괴로워>(2006, 김용화 감독)에 나오는 주인공 김아중의 변신 이야기다. 현대의학의 성형술이 그녀를 S라인 미녀로 만들었다. 그런데 성형술이 아니라 밥만 잘 먹어도 S라인이 된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밥 먹는 순서만 살짝 바꿔주면 '한나'가 '제니'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김양이나 동철이 등 실제로 '한나'를 '제니'로 만든 실례를 제시한다.

저자는 이미 자신의 경우를 통해 입증된 원리를 환자들에게 적용해 큰 효과를 봤다. 비만과 당뇨로 개인뿐 아니라 국가의 성장동력마저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염려한다. 그리고 그는 책을 통해 더 이상 "배 터지게 먹었다" "배불러 죽겠다" 등의 표현으로 대표되는 다식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사의 순서와 식사시간이라고 말한다.

과일과 채소 먼저, 탄수화물은 나중 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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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녀는 괴로워> 중 한 장면. ⓒ 리얼라이즈픽쳐스 , KM컬쳐


굳이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등장하는 외모 콤플렉스가 아니더라도 현대인의 고질병인 성인병을 퇴치하기 위해 '거꾸로 식사법'이 최선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비만인 자신을 고치기 위해 식습관을 분석했다고 한다. 그 결과, 탄수화물이 넘치는 식사를 하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식사를 해치우다시피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젓가락을 사용해 천천히 채소부터 먹어 섬유질의 섭취를 늘렸다. 결과는 놀랍고 긍정적이었다.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식습관은 두 가지 패턴을 갖는다. 하나는 '나쁜 식사'고, 다른 하나는 '빈 식사'다. 나쁜 식사는 과식·폭식, 속식, 염식, 인스턴트식이고, 빈 식사는 결식, 편식, 저칼슘식, 저섬유식이다. 이들은 한국인의 '식사 8적'이다.

비탄수화물 음식과 탄수화물 음식을 2:1 비율로 먹는데, 채소와 단백질 음식을 먼저 먹고 그다음에 지방이나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는다. 그러니까 밥보다 반찬을 먼저 먹는 것이다. 먼저 과일을 애피타이저로 먹고, 채소 반찬 한 젓가락, 단백질 반찬 한 젓가락, 그리고 밥 한 술을 뜬다. 다음에는 채소 한 젓가락, 지방이 들어간 반찬 한 젓가락, 그리고 밥을 먹는다.

탄수화물은 질 좋은 것으로 먹어야 한다. 질 좋은 탄수화물은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류와 복합당질로 이뤄진 현미나 찰밥 등을 말한다. 이런 2:1 식사법으로 적어도 15분간 여유를 가지고 충분히 음식물을 씹어 먹어야 한다. 소위 '복스러운 식사법'은 잊어야 한다. 한 입 가득 떠먹는 숟가락 식사가 아니라 께적께적 먹는 젓가락 식사를 해야 한다.

'거꾸로 식사법'으로 인한 건강의 긍정적 신호들

저자는 '거꾸로 식사법'으로 바꾸면 미각 중독을 치료하고 다이어트는 물론 모든 성인병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 <거꾸로 식사법>은 네 꼭지로 엮어져 있는데, 첫 꼭지는 이미 해오던 우리네 식사가 엉터리라는 것을 짚어준다. 둘째 꼭지에서 왜 2:1 거꾸로 식사를 해야 하는지 짚어준다. 셋째 꼭지에서는 식사법을 바꿨을 때 오는 긍정적 결과가 설명되고, 마지막 꼭지에서는 건강상태별, 연령대별 식단이 제시된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맛있는 것만 골라 먹는 미각 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과식은 금물이며 설탕·소금의 과잉섭취를 조심해야 한다. 설탕은 하루 30g, 소금은 5g이면 충분하다. 어떤 것을 안 먹는 편식도, 어떤 것만 먹는 편식도 버려야 한다.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물을 충분히 섭취(하루 2리터)하며 섬유질 섭취를 늘려야 한다.

섬유질 섭취를 위해 채소나 나물을 먼저 먹고, 채소를 틈틈이 간식으로 먹어야 한다. 너무 잘게 부숴 먹는 것을 삼가고, 쌀밥 대신 보리밥을 먹는다. 국이니 찌개는 건더기만 젓가락으로 먹고, 나물은 싱겁게 요리해 먹는다. 영양소가 풍부한 새싹채소를 먹고, 거친 음식을 씹는 맛을 느껴야 한다고. 씨 채, 가시 채, 통으로 먹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차보다는 물을 마시는 게 낫다. 빨리 먹을수록 많이 먹게 되므로 천천히 먹어야 한다. 배고픈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는데, 배가 고플 때 '시루투인'이란 물질이 나와 세포의 사멸을 억제한다. 또 녹색이 있는 숲을 가까이하는 게 좋다고 한다. '피톤치드'로 인해 노화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식사법'은 효과만점이다. 책에서는 혈당과 혈압이 낮아지고, 피부가 맑아지며, 아토피가 호전됐다는 결과가 제시된다. 미각 교정을 통해 입맛이 긍정적으로 바뀌기도 하고 섬유질 식사로 장이 튼튼해진다고도 한다. 책에는 '거꾸로 식사법'으로 인해 어린아이의 집중력이 향상되고, 성격도 온순해졌다는 사례도 나온다.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해 혈당 롤링 현상이 나타나면 성격이 포악해질 수 있는데, 탄수화물은 줄이고 섬유질을 늘이는 식습관으로 생긴 변화라는 설명이다.

이쯤 되면 해볼 만하지 않은가. '거꾸로 식사법' 말이다. 굶지 않고 식사의 순서만 바꿔도 비만에서 탈출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니. '복스러운 식사'는 잊고 '복 나갈 식사'로 바꾸면 어떨까. 숟가락을 버리고 젓가락으로 께적께적 먹어보자. 거북이와 친구하면서, 느릿느릿. 사람들이 '제니'가 된 당신을 못 알아보는 환상을 꿈꾸면서….
덧붙이는 글 <거꾸로 식사법>(박민수 지음 / 퍼플카우 펴냄 / 2014. 9. / 188쪽 / 1만2000원)

거꾸로 식사법 - 순서만 바꾸면 저절로 건강해지는 식습관 개선 프로젝트

박민수 지음,
퍼플카우콘텐츠그룹, 2014


#거꾸로 식사법 #박민수 #성인병 #다이어트 #식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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