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가권리금 32조 9760억 원... '세금길' 열리나

[상가권리금 보호②] 표준계약서 전면 도입시 권리금 세수만 1조4509억

등록 2014.09.24 10:34수정 2014.09.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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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가 권리금 규모가 지난 2013년 말 기준으로 32조9760억 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권리금이 있는 점포에 입주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평균 권리금은 2748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권밀집 지역인 서울지역의 평균 권리금은 4195만 원이었다.

기획재정부는 24일 발표한 '상가권리금 및 권리금 보호방안'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상가를 임대해 장사를 하면서 권리금으로 1000~2000만 원을 내는 임차인이 전체의 13.75%로 가장 많았고 0~1000만 원을 부담하는 임차인은 전체의 11.94%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날 상가 권리금 보호방안을 발표하며 차후 임대차거래에 권리금 내역을 명시하는 내용의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증세 효과도 나타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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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 이상 고액 권리금 점포, 전체의 2.4%

정부가 이날 발표한 권리금 현황 자료는 중소기업청이 지난 2013년 10월 실시한 '상가건물임대차 실태조사' 자료에 기반을 둔 내용이다. 전국 임차인 7700명, 임대인 7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권리금이 있는 점포는 전체의 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게를 대상으로 조사한 점포당 평균 권리금은 2748만 원이었다.

권리금은 상가를 매입하거나 임차할 때 관행적으로 오가는 돈을 말한다. 기존 점포가 가지고 있는 영업적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서 떠나는 임차인이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에게 받게 된다. 이런 사정 때문에 장사가 잘 되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점포에는 높은 권리금이 딸려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점포당 평균 권리금은 4195만 원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다음은 과밀억제권(2886만 원), 광역시(2426만 원), 기타(2118만 원) 순이었다.

1000만 원 미만 권리금이 가장 많이 분포한 곳은 전통시장이었다. 전통시장의 경우 권리금이 0~2000만 원 미만인 점포가  34.1%를 차지했다. 반면 중심상권의 경우 권리금이 0~2000만 원 미만인 경우는 전체의 21.9% 정도에 그쳤다. 1억 원 이상의 고액 권리금을 부담하고 있는 점포는 전체의 2.4% 수준이었다.

이같은 권리금 규모는 향후 점점 증가할 전망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권리금을 지불하고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 중 98%는 자신이 점포를 나갈 때, 들어오는 있는 상인에게 권리금을 받겠다고 밝혔다. 권리금을 지불하지 않고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의 68.8%도 후임 임차인에게는 권리금을 받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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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계약서 도입되면 상가 권리금에서만 1조4509억 원 세수

권리금은 원래 소득세법상 기타소득 과세 대상이지만 임차인들 사이 거래에서는 계약서에 금액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세금을 걷기 쉽지 않았다. 정부도 이날 발표 자료에서 "권리금 거래는 별도 계약서 없이 영수증 수수 등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거래가 불투명하고 분쟁이 빈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가 밝힌 방침대로 권리금 내역 및 권리상황을 명시하는 내용의 표준계약서가 도입되면 관련 세수도 자연스럽게 기존보다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권리금에 세금을 매길 때는 전체 권리금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주고 나머지 20%에만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권리금이 1억 원인 점포를 양도양수 할 경우 권리금을 받고 나가는 임차인이 실질적으로 부담해야 할 세금은 440만 원이다.

별도 세법 개정 없이 지금의 징수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전국의 권리금이 있는 상가들에 한 번 손바뀜이 일어날 때마다 정부가 상가 권리금에서만 1조4509억 원의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표준계약서를 도입할 경우 세수가 더 투명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나온 상가권리금 보호방안이 증세를 고려한 정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증세가 목적이었다면 표준계약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했을테지만 그런 내용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차인이 권리금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임대차 과정에서 오고간 권리금을 문서에 명시해야 유리하다. 사실상 표준계약서를 쓸 수밖에 없는 조건인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정책을 만들며) 세금 관련한 내용은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임차인들이 투자한 상가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해준다는 취지가 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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