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가면, '빼때기죽' 꼭 먹어보세요

아련한 유년시절의 향수 일깨워주는 별미

등록 2014.09.30 10:41수정 2014.10.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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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로 쑨 추억의 먹거리 통영의 별미 빼때기죽이다. ⓒ 조찬현


먹거리가 부족했던 그 시절에 고구마와 동치미는 우리 식탁에 주 메뉴였다. 요즘은 고구마를 다이어트와 건강식으로 즐겨 찾는 데다 별미로 먹곤 한다. 고구마에 함유된 베타카로틴 성분이 면역력을 높여주고 노화와 암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밥을 대신하곤 했던 고구마는 주로 쪄서 먹었다. 끼니를 고구마로 때웠던 시절의 이야기는 이제 아주 먼 나라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이렇듯 사회가 변화하고 음식 문화가 발전하면서 우리 고유의 전통도 하나둘 사라져간다. 아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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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강구안 길을 거닐다보면 백석과 이중섭, 윤이상의 작품을 쉽게 만날 수 있다. ⓒ 조찬현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집에서 요리를 해먹기보다는 사먹는 걸 더 선호한다. 단출한 식구 때문에 집에서 해먹으려면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있다. 메뉴에 따라 음식을 장만하는 것보다 외식이 더 실속 있을 때도 더러 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집에서 밥을 해먹는 횟수가 줄어만 가고 있다. 반복된 이러한 삶은 추억의 먹거리마저 우리 곁에서 떠나가게 한다. 세월이 지나고 나면 '언제 이런 음식이 있었나?' 고개를 갸우뚱 할 정도다. 

통영의 '빼때기죽'을 소개하려다 이렇듯 사설이 길어졌다. 통영의 먹거리 하면 충무김밥과 꿀빵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통영에 가거들랑 이것만은 꼭 먹어보길 권한다. 말린 고구마로 쑨 통영의 별미 빼때기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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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빼때기죽집의 아주머니가 주문받은 죽을 포장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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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빼때기죽이 잡지에 실렸다며 식당 아주머니가 자랑을 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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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때기죽은 시원한 동치미나 상큼한 열무김치와 잘 어울린다. ⓒ 조찬현


고구마를 잘라 말린 게 빼때기다. 이렇게 말린 고구마와 팥, 강낭콩, 조를 함께 넣어 끓인 죽이 빼때기죽이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빼때기죽만 있어도 감지덕지였다고 한다.


통영 빼때기죽 참 맛깔나다. 은은한 고구마 향은 아련한 추억의 향수마저 일깨워준다. 빼때기죽은 시원한 동치미나 상큼한 열무김치와 잘 어울린다. 한 그릇에 5천 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고구마 #통영 빼때기죽 #맛돌이 #추억 #열무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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