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청년단 재건위원장
"안두희의 김구 암살은 의거"

30일 배성관 위원장 '일베'에 글 올려... 대변인 "공식 입장 아냐"

등록 2014.09.30 21:14수정 2014.09.3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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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월호 추모 리본을 철거하려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이른바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 위원장이 이번에는 독립운동가 김구를 "김일성의 꼭두각시였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김구를 암살한 것을 두고 '의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구 처단한 것은 의거"... '일베'에서도 의견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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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재건위 위원장이 올린 글 30일 배성관 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 위원장은 온라인 극우 커뮤니티인 일베이 본인 명의의 글을 올리고 "김구 암살은 의거이며,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 였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 일간베스트 갈무리


배성관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장은 30일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아래 일베)에 "(지난 28일) 노란리본 철거시도를 한 후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비난과 주목을 받고 있다"며 자신의 명의로 된 글을 올렸다.

배성관 위원장은 "종북좌파가 장악하고 있는 언론이고 야당이기에 그러느니 하고 치부하지만 홍어까지 가세하고 있는 꼴을 보니 목불인견"이라며 "홍어 한 마리가 준비위 대변인인 정함철씨에게 전화로 살해위협을 했다"고 밝혔다. '홍어'는 일베 내에서 전라도 사람들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인다.

배 위원장은 "내용인즉 김구선생을 서북청년단원 안두희가 살해했는데 그런 애국자를 살해한 서북청년단을 무슨 낯짝으로 재건하려느냐, 안두희가 맞아 죽듯이 너도 죽고 싶으냐는 식"이라며 "이에 대한 재건준비위원장의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배 위원장은 이어 "김구는 김일성의 꼭두각시였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했다"면서 "반공단체인 서북청년단원 안두희씨가 김구를 처단한 것은 의거이고, 안두희씨가 맞아 죽은 것은 종북좌익 정권시대"라고 주장했다.

일베 내에서는 배 위원장의 주장을 두고 이용자 사이에 의견이 엇갈렸다. 닉네임 '백마**기'는 "나는 서북청년단을 응원한다"고 댓글을 달았지만, '폐지줍는**'는 "사람 죽이는 게 일상이었던 극우는 서북청년단이고, 김구는 그래도 나라의 어른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닉네임 폐지줍는할배)는 의견도 있었다. 또 '대통령***'은 "김구에 대한 평가야 다양하지만 저기(서북청년단 재건위원회)에 발 담그지마라, 너무 과격단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제는 배 위원장의 주장이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의 공식 입장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함철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 단체의 공식 입장은 대변인을 통해서만 나온다"며 "해당 글은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회원 사이에 역사를 둘러싼 인식 차이가 있다"며 "이런 주장을 하시는 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구 선생님은 임시정부의 수장이자 독립운동의 핵심이었다"며 "안두희씨는 스스로 애국이라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겠지만 독립을 위해 큰 노력을 한 김구 선생님을 암살한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SNS에서 '서북청년단 재건위' 향한 질타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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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서북청년단 재건위 비판 영화평론가이자 방송인 허지웅은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서북청년단 재건위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 트위터 갈무리


한편 SNS(Social Network Service) 상에서는 연일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영화평론가이자 방송인 허지웅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광복 이후 결성되었던 서북청년단은 한국에서 재현된 독일 나치SS친위대라 할 정도로 부끄럽고 끔찍하며 창피한 역사"라며 "저 단체는 심각한 혐오범죄로 분류되고 관리되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같은날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서북청년단'은 '지존파' 보다 훨씬 많은 무고한 시민을 죽였다"며 "'지존파 재건위'가 마땅히 처벌되어야 하듯이, '서북청년단 재건위'도 처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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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서북청년단 비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북청년단을 가리켜 '우좀'이라 칭한 뒤 "사회 악"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 페이스북 갈무리


새누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북청년단 재건위를 향해 "자폭 방법도 참 요란하다"며 "과대망상증 환자들이라 자기 역량에도 맞지 않는 이름을 갖다 붙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종북도 척결 대상이지만 극우도 척결 대상"이라며 "서북청년단 재건위는 우좀이고, 둘 다 사회악"이라고 밝혔다.
#서북청년단 #김구 #안두희 #꼭두각시 #김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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