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이후 손님 없어... 장사 접겠다는 판매점들 많다"

9월 말 비해 가입자 이동 1/3 토막... 최신형 스마트폰 지원금 10만원대로 ↓

등록 2014.10.03 17:16수정 2014.10.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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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이 처음 시행된 지난 1일. 종로의 한 휴대폰 매장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 김동환


휴대전화 가격은 올랐고 '공짜폰'은 사라졌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얼어붙은 시장 탓에 판매점도 울상이다. 지난 1일부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썰렁해진 이동통신시장 얘기다.

정부가 정한 보조금 상한선인 30만 원을 그대로 지급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통사들은 출시된 지 15개월이 넘은 기종들에 한해 30만 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지급했다. 최신 기종들은 10만 원 내외에 불과했다.

최신형 '노트4' 보조금 고작 11만 원... 월요금 낮으면 그것도 못 받아

지난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실시 첫날인 1일 이통3사 간 번호이동건수는 4524건이었다. 업체별로는 SK텔레콤 가입자가 901명 늘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672명, 228명 줄었다.

단통법 시행 전주인 지난 9월 22일~26일 일평균 번호이동건수는 1만 6178건. 시장 거래가 법 시행 이후 1/3 토막난 셈이다.

법 실시와 함께 이통사들이 내놓은 보조금 지급표를 보면 이같은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까지만 해도 기기당 40~50만 원 수준이던 단말기 구입 보조금이 대폭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4의 경우 매달 7만 원 이상 내는 요금제로 2년 약정을 맺어도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8만 원에서 11만 1000원 사이다. 노트4에 가장 많은 보조금을 주는 통신사는 SK텔레콤인데 소비자는 적어도 84만 6000원을 내야 이 기기를 구매할 수 있다.


출고가가 81만 4000원인 아이폰5S 16G는 SK텔레콤에서 사면 16만 6000원, KT에서 사면 15만 9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기기는 3개월 전인 지난 6월 9일, 3사 보조금 경쟁이 극에 달했을 때는 공짜로 구입이 가능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최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S5 광대역 LTE-A와 LG전자의 G3 cat6는 7만 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면 최대 15만 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효도폰'으로 출시된 폴더형 스마트폰인 와인 스마트는 사용 요금제에 따라 최대 20만 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노인 요금제로 가입했을 때는 6만 8000원 지원이 전부다.

올해 1, 2월에 이통3사가 지급한 1인당 휴대전화 구입 평균 보조금은 42만 7000원.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사들은 아끼게 된 보조금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 셈이다.

"단통법 첫날도 사람 없었지만 오늘은 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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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첫날인 지난 1일. 종로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 앞을 행인이 지나치고 있다. ⓒ 김동환


2일 찾은 광화문 인근의 휴대폰 매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 휴대폰 판매점 직원은 "예상을 하긴 했지만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다"면서 "간혹 방송사나 신문사 기자들이 찾아오는 게 전부"라고 털어놨다.

종각 부근의 매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간혹 상담하러 온 손님들도 금방 발길을 돌려 나간다"고 설명했다. 단통법 전후로 언론을 통해 휴대폰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진 탓에 연령대가 높은 손님들도 이제 선뜻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선 휴대전화 판매점주들은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마포구에서 본인의 매장을 운영하는 이수혁(가명)씨는 "판매점들은 계약 건수가 중요한데 시장이 다 얼어붙어서 걱정이 크다"면서 "첫날인 어제도 사람이 없었지만 오늘은 더 없다"고 말했다. '판매점에서 재량적으로 할인할 수 있는 만큼 할인하면 좀 경쟁력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건 이미 할 수 있는만큼 최대로 설정해놨다"는 답이 되돌아왔다.

이씨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해놓은 보조금 상한액 30만 원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기준 금액 자체가 적기 때문에 판매점이 추가로 최대 4만 5000원을 더 할인해준들 고객을 유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통사들은 보조금을 안 주니 이익이 많이 남겠지만 판매점들은 장사 접겠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단통법 #스마트폰 #이통사 #노트4 #아이폰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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