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세월호 안 보고 청해진해운에 80억 대출

[국감-정무위] 이상규 의원 "산은, 사업 전망 부풀려 특혜 대출 의혹"

등록 2014.10.21 14:30수정 2014.10.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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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21일 오후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세월호 담보로 한 청해진해운 80억원 부실대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권우성


산업은행이 세월호를 담보로 청해진해운에 80억 원을 빌려주면서도 선박 실물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산업은행은 인터넷에서 유사한 배를 보고 이 회사에 대출을 해 줘 부실대출심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 사업 전망을 부풀려 특혜 대출을 해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수입하기 위한 구입자금 80억 원을 대출해 줄 때까지 어떤 가격평가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은행이 담보를 근거로 돈을 빌려줄 때는, 대출이 이뤄지기 전에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해 가치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당시 청해진해운은 매출액이 2년 연속 감소해 산업은행 내부적으로도 론모니터링(재정상태 악화로 인한 은행 내부경고)이 발령된 위험한 상태였다.

또 NICE평가정보(2011년 결산 기준)에 의하면 청해진해운의 신용등급은 투기등급인 BB- 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산업은행은 담보인 세월호의 실물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청해진해운에 80억을 내 준 것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시 대출을 담당했던 산업은행 담당자는 "세월호가 당시 일본에 있어서 탁상감정만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탁상감정마저도 엉터리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은 실물을 보지 않고 하는 탁상감정의 경우에도 이를 위탁받은 감정평가사로부터 근거가 되는 문서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 의원이 세월호 감정평가를 한 대일감정원 등에게 확인한 결과, 산업은행이 실제로 세월호 감정평가를 의뢰한 것은 80억 원이 대출되고 넉달이 지난 2013년 1월이다.


특히 대일감정원의 박아무개 감평위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을 뿐 산업은행에 문서를 제출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인터넷으로 유사한 배 보고 대출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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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한국산업은행장이 21일 오전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이 의원은 "산업은행 쪽에 이 같은 사실을 재차 추궁하니 '관례상 계약서만 참고했고, 인터넷으로 유사한 배의 가격을 찾아서 대출 해줬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산업은행이 청해진해운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보다 매출원가율을 낮추는 방법으로 세월호 대출에 대한 사업성과 상환능력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의 매출 전망은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선박 도입 2차 연도부터 매출원가율(매출원가를 매출액으로 나눈 수치)을 회사 쪽보다 낮게 책정했다. 즉 세월호 도입시 청해진해운의 상환능력을 높게 평가해준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역시 "산업은행이 시설자금대출 취급 시 사업성과 상환능력을 회사 사업계획서보다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선박우선특권 등에 따른 보험금 미지급 가능성 검토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가 드러낸 관피아 문제는 해경과 해수부 해운조합 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2008년 청와대 민원제도개선관실이 주도한 선령완화, 차명재산 조사 한 번 없었던 예금보험공사의 채무 탕감, 산업은행의 특혜대출 등 이 모든 적폐들이 세월호 참사를 불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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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여의도 한국산업은행에서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사장, 홍기택 한국산업은행장, 권선주 중소기업은행장이 출석한 가운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산업은행 #세월호 #청해진해운 #금융감독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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