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성교육 '열등생'에서 벗어나려면?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36]남녀 성차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우선돼야

등록 2014.10.27 14:33수정 2014.10.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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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성교육'에 있어 열등생인가? 과학적으로 따지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남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의 효과가 여자에 비해 일반적으로 떨어진다는 증거는 없다. 중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실시되는 각종 학과목 교육도 그렇고, 인성교육이나 종교와 관련한 교육도 마찬가지다.

같은 시간 같은 강도로 교육을 시킬 경우, 여성 못지 않게 좋은 교육 효과를 많은 남성들 사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유독 성교육만큼은 남성에게서 여성만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단적인 예가 각종 성범죄, 스캔들 등에서 드러난다.

사회적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또 나이 불문하고 성범죄의 가해자 혹은 성추문의 주역은 십중팔구 남자다. 한국만 그런 것도 아니다. 형편이 좋은 나라, 형편이 어려운 나라에서도 차이가 별로 없다. 인종과도 거의 상관이 없다. 

왜 남자는 종종 성범죄의 당사자가 되곤 하는가? 음양으로 '성교육'이 수 없이 이뤄져도 왜 사고를 치는 건 남자 쪽 일 때가 압도적으로 많은가? 엄한 처벌을 당하고, 심지어 전자발찌가 채워진 상태에서도 범죄가 반복되는가?

남성들이 잠재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의 역사와 현실이 입증한다. 하지만 성범죄에 관한 한 남성을 상대로 한 교화가 쉽지 않다는 점, 또 남성에게서 여성 수준의 성교육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생물학'을 제쳐놓고는 이해하기 힘들다.

한때 "남자들은 7초마다 한번씩 섹스를 생각한다"는 풍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이는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그럼에도 남자가 여자보다 섹스를 더 자주 연상하는 건 맞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 등에 따르면 하루 한 번 이상 섹스를 생각하는 60세 이하 성인 남성은 50%를 넘는 수준이다. 반면 성인 여자들은 25% 가량이었다.

남자들이 속된 말로 더 '밝히는' 것은 이성애자나 동성애자를 가리지 않는다. 한 예로 동성 커플이라도 게이 커플이 레즈비언 커플보다 관계가 더 잦다. 성직자도 마찬가지여서, 서방 언론 등에 따르면 수녀가 신부보다 금욕을 더 잘 실천한다. 플로리다 대학 연구 결과, 자위 행위만 해도 남성은 70% 안팎이, 여성이 40%만이 하는 걸로 나타나 차이가 뚜렷했다.


생물학적으로 남녀는 성에 관한 한 단순히 음양, 즉 정반대로 갈리는 존재가 아니다. 미묘하게 다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형성된 건 남성의 성기능이 여성에 비해 유달리 취약해서가 아니다. 성기능 혹은 성문제에 관한 트러블은 여성도 남성 못지 않게 많이 겪고 있다. 헌데 남성은 성기능 치료제의 약발이 여성에 비해 월등하게 잘 듣는다.

남성용과 비견할 수 있는 여성용 치료제 혹은 보조제 개발 노력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여성용 개발은 쉽지 않았다. 한 예로 유럽에서는 여성용 치료제로 허가 받은 제품이 있었지만, 이 제품이 미국에서는 시판 허용되지 않았다.

성기능 치료제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남녀의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사실도 눈 여겨 볼만하다. 남자들은 성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치료에 훨씬 적극적이다. 여자들을 대상으로는 치료제 혹은 보조제 개발도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 성기능 문제 치료나 개선에 신경을 쓰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여성이 꼭 소극적이어서가 아니라, 성기능 부전 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성향이 농후한 까닭에 그렇다.

남녀의 성 차이는 단순한 외견상 구조 차이가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남녀는 서로 다른 성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성 호르몬이 작동하는 방식이 다르고, 자극을 느끼고 반응이 일어나는 경로까지도 같다고 할 수 없다. 한 예로 성적 흥분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길다.

성의 당사자는 두말 할 것 없이 남녀다. 하지만 성을 대하는 사고 방식에 상당히 다른 구석이 있음은 물론 생물학적인 차이까지 적지 않으니, 서로 다른 둘이 만나면 '범죄'나 '추행'이 발생의 소지가 크다. 남녀의 만남이 범죄나 트러블이 아니라 온전한 화합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일방의 생각, 특히 남성 중심의 성 사고가 강하면 강할수록 문제 발생의 소지는 크다. '성범죄 가해자=남성'이란 공식이 쉽게 깨질 성질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성들이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지를 파악하고, 또 상대방에 대해서도 알고 배려한다면 가해자로 전락하는 남성들의 숫자가 줄어들 것도 분명하다. 성범죄가 많은 나라라면 그건 국가적으로도 오명이다.
덧붙이는 글 성추행의 만연은 상대에 대한 배려 부족, 내 욕심 채우기에 급급한 우리 사회의 양극화 속성과도 맞닿아 있지 않을까요?
#성교육 #성추행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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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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