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사람 인사에 미소 보인 박근혜 "살려달라"는 유가족은 '외면' ⓒ 송규호
"대통령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박근혜 대통령이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한 채 본청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은 옆에 있던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의 인사를 받으며 미소를 보였지만, 끝내 유가족들은 쳐다보지 않았다.
전날 밤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노숙을 하며 박 대통령을 기다린 유가족들의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말았다.
"애도의 표현을 하나도 안 하는 대통령님. 저희 손으로 뽑아서 저희 자식을 죽였습니다. 믿음이 없고 신뢰가 없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 저희한테 무슨 짓을 하신지 아십니까." - 단원고 고 오영석 군 어머니 권미화
100여 명의 경호 병력에 둘러싸인 유가족들은 본회의에 참석하는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도 진상규명을 촉구했지만, 일부 야당 의원들만 걸음을 멈추고 유가족들을 바라봤다.
"아쉽네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가족들의) 손을 한 번 잡아주시면 국민들이 참 좋아할 것 같은데요."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유가족들은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는 박 대통령을 향해 다시 한 번 "살려달라"고 외쳤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유가족들이 서 있는 방향을 잠깐 쳐다봤을 뿐 이번에도 유가족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이런 대통령이 저희 국가원수라는 게 너무도 마음 아픕니다. 저희가 이 슬픈 마음을 담아서 자리지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모들이 목놓아 아이들을 부르고 구호를 했던 부분은 모든 국민들은 알 것입니다. 그런데 왜 대통령께서는 우리 유가족들의 마음을 모르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너무도 슬픕니다." -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
한 유가족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앞에 무릎을 꿇는 등 유가족들은 국회의원들을 향해 진상규명을 호소했지만, 많은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밝혀주십시오. 대표님. 꼭 밝혀주십시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예."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했지만, 눈 앞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유가족들을 두 번이나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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