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위기의 현대차, '아슬란'은 성공할까

[현장] 실적부진 현대차... 김충호 사장 "수입차 대항마로 내세울 것"

등록 2014.10.30 18:04수정 2014.10.3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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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PP)에서 현대차 '아슬란'(ASLAN) 신차발표회가 열렸다. ⓒ 권우성


분명 전보다 달라진 모습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소비자'를 말했고, '최선'이라는 단어를 올렸다. 현대자동차 임원들이다. 회사 한 고위임원은 기자에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를 조사해서 다 넣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꼭 성공해야 한다", "직접 타보시면 다를것"이라고 강조했다.

30일 낮 서울 동대문구 디자인플라자. 현대차의 새로운 대형차 '아슬란(ASLAN)' 발표회장에 이 회사 고위 임원들이 총출동했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내놓는 또 하나의 고급 대형 세단이다. 현대차는 이미 제네시스를 비롯해 에쿠스 등 고급차 라인업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고급차 시장을 장악한 독일계 수입차 등은 젊은 소비계층을 적극 공략해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매년 하락하는 모습이다. 한때 75%에 달했던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60% 후반대까지 밀렸다. 이같은 국내 소비자들의 현대차 이탈은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소나타' 부진과 실적하락에 아프다고 고백한 현대차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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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PP)에서 현대차 '아슬란'(ASLAN) 신차발표회가 열렸다. ⓒ 권우성


지난 3분기 현대기아차 판매실적은 173만9253대. 판매량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약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6487억 원으로 무려 18.1%나 추락했다. 해외생산 등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환율하락과 중형차 '소나타'의 부진 등이 겹쳤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올해 야심작으로 내놓은 소나타의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강남 삼성동 부지 매입 과정에서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등으로 현대차에 대한 주주들의 평가도 인색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내외부적으로 '위기'인 셈이다. 이날 김충호 사장도 결연한 표정이었다. 김 사장은 인사말에서 "현대차는 열린 마음과 경청하는 자세로 전 임직원이 또 다른 미래 5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날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고급차 시장에서 '에쿠스'와 '제네시스'와 더불어 '아슬란'을 고급차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특히 최근 수입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듯, "가슴이 아프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그는 "국내서 소나타와 그랜저를 탔던 고객들이 (다음 차로 옮겨갈  때) 수입차를 선택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차 주력차종의 소비 계층인 30~40대의 이탈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고백한 셈이다.

터키어로 '사자'란 뜻의 아슬란, 반란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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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PP)에서 현대차 '아슬란'(ASLAN) 신차발표회가 열렸다. ⓒ 권우성


그렇다면 과연 '아슬란'은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돌려세울 수 있을까. 곽진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은 "아슬란은 철저히 고객 맞춤형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급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뒷바퀴굴림 방식의 수입차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흡수하겠다고 했다.

'아슬란'은 앞바퀴굴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랜저 플랫폼을 바탕으로 가솔린 6기통 3.0리터와 3.3리터급 지디아이(GDI) 엔진이 들어가 있다. 곽 본부장은 "전륜구동의 정숙성과 최상의 승차감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같은 가격대의 어떤 수입차들도 갖지 못한 각종 최첨단 시스템과 편의사양이 대폭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관련기사: 현대차 신차 '아슬란', 그랜저 맏형 역할 해낼까).

실제 이날 공개된 아슬란을 보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Head Up Display)'를 비롯해 9개의 에어백과 차체자세제어장치(VDC), 전자식파킹브레이크 등이 전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간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앞 유리창에 차량 속도와 길안내 표시 등이 보여지는 기술로 운전자가 전방에 눈을 떼지않고 각종 차량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밖에 제네시스 등에 적용됐던 현대차의 각종 최첨단 기술도 그대로 적용됐다. 찻값은 3.0리터급 모던급이 399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어 3.3리터급의 경우 4190만 원과 4590만원이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이사는 "3990만 원 차에 웬만한 고급차에서 볼 수 있는 사양이 거의 다 들어가 있다"면서 "고급차 시장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고객층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일부에선 아슬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여전하다. 전체적인 실내외 디자인에서 기존 그랜저나 제네시스 등과 뚜렷한 차별성을 갖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누리꾼 일부에선 '좀더 비싼 그랜저'라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김상대 이사는 "그랜저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은 맞지만, 실내외 디자인이나 성능면에서 (그랜저와는) 확실히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면서 "국내 고급차 가운데 전륜구동에서는 최고급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올해 안에 6000대, 내년까지 2만2000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충호 사장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에도 수출할 것이라고 했다. 아슬아슬한 위기의 현대차를 아슬란이 구할 수 있을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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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PP)에서 현대차 '아슬란'(ASLAN) 신차발표회가 열렸다. ⓒ 권우성


#현대차 #아슬란 #김충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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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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