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다녀온 그녀들... '금기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인터뷰] 전국순회 토크콘서트 준비하는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등록 2014.11.12 15:38수정 2014.11.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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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를 보면 될 일도 안 되는 듯하다. 대북전단, 탈북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도 북한과 미국은 미국인 억류자 석방으로 대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목소리를 높여야할 우리 정부는 '외교 왕따'다. 북한이 그렇게 어려운가?

그런데 이런 북한과 꽤 친하게(?) 지내는 이들이 있다. 바로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에 이어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 신은미씨다. 신은미씨가 이번에는 1990년대 대학생 방북대표로 북한에 다녀왔던 황선씨와 11월 19일부터 전국순회 토크콘서트를 연다고 한다. 황선씨는 '종북' 부부 1위와 평양 원정(?)출산으로 더 유명하다.


어떤 사연으로 북한에 다녀온 그녀들이 만나서 토크콘서트를 준비하는지 멀리 미국에 있는 신은미씨를 11월 13일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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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미 신은미 선생 첫번째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김준성


- 신은미 선생님은 <오마이뉴스> 기사와 책으로 남녘 사람들에게 친숙하다. 조만간 북한에 갔다가 한국에 들어오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저는 11월 19일 서울에 입국해서 북한에 11월 26일부터 12월 5일까지 10일간 머무른 후, 다시 서울에 들렀다가 미국으로 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에볼라 방역 문제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북한 입국이 금지되어 현재로선 입국 금지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아 에볼라ㅠ)"

- 새로운 책(!)이 나온다고 하던데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다.
"최근에는 여행 준비로 바빴습니다. 평양의 수양딸 설경이 아들의 돌이 막 지났는데 애기 선물 준비 등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새로 나올 책 준비, 강연, 인터뷰 등이 있었습니다.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두 번째 책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가 나옵니다. 첫 번째 책의 부제가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이라면 두 번째 책의 부제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행복한 여행'입니다."

- 최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자주 뵙곤 한다.
"페이스북에 북한의 사진을 평균 2~3일에 한 번 간격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찍어온 사진들이 만여 장이나 되서 주제별로 사진을 고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북녘 동포들의 사는 모습을 남녘 동포들에게 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한국 방문 때 '신은미 황선 전국순회 토크문화콘서트, 북에 다녀온 그녀들의 통일이야기'를 11월 19일부터 진행한다고 들었다. 홍보물을 보니 '금기시되고 있지만 평화와 통일을 위해 더 알고 싶은 미지의 세계, 북한'에 대한 이야기라고 나와 있다. 상당히 흥미롭다. 1990년대 대학생 방북대표로 북한에 다녀온 황선씨와 우리나라 가수 백자도 같이 한다던데 토크의 주제가 뭔가?
"이번 토크콘서트는 직접 느낀 통일을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들었습니다. 주제는 주로 북한에서 보고 느꼈던 것을 말씀드릴 계획인데 대부분 북한 동포들의 삶에 관한 것입니다. 그 외 해외동포들의 이산가족 상봉, 외국인들의 북한관광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 제가 북한기행문을 쓰다보니까 많은 새터민들께서 연락을 취해 오시는데 그분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 아무래도 분단 현실에서 쉽게 오갈 수 없는 금기의 땅, 북한을 다녀온 희소가치가 큰 것 같다.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방북 경험 중 가장 인상적인 사례가 있다면 여기서 한 가지만 소개해 주시라.
"너무나 달랐고 너무나 같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북한 여행을 가기 전까지 반공교육이라든가 매스컴을 통해 알고 있는 북한과 제가 직접 가서 보고 경험한 북한이 너무나 달랐다는 것. 그리고 우리와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던 북한의 동포들이 우리와 너무나 똑같았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부제들이 말해주듯이 처음 세 차례의 여행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이었습니다. 북한 여행을 통해 민족애가 생겨났으며 통일을 염원하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여행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러나 조국이 분단되어 있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해야 했던 슬픈 여행이었습니다.

그 이후의 여행들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곳에 수양가족들이 생겨나고 그들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통일 조국에 살고 있는 느낌입니다. 마치 죽은 자식이 살아 돌아와 다시 만나 함께 사는 그런 느낌이랄까."

- 선생님이 보는 '통일'은 퍼주기인가, 퍼오기인가?
"저는 전혀 '퍼주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경제교류는 양쪽이 다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잖습니까. 경제교류를 얘기할 때 소위 '퍼주기'란 말을 하는데 저는 거꾸로 '퍼오기'라고 합니다. 개성공단만 하더라도 비교가 안 되는 싼 인건비, 거의 무상에 가까운 토지의 이용 등 엄청나게 퍼오고 있지 않나요?

대통령도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으니 이제는 퍼주기라는 말은 그만 써야겠지요. 사실 개인적으로 저는 퍼주기, 퍼오기 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과 북은 한 형제요 동포입니다. 가족 간에 퍼주기, 퍼오기라는 말은 하지 않잖아요."

-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때 북측 선수단을 응원하며 오랜만에 동포애의 감동을 느꼈다.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일까?
"네, 저도 중국 텔레비젼,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감동적인 장면을 보았습니다. 눈물 많이 흘렸어요. 북한선수들을 보는 순간 마치 고향의 선수들을 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는 내가 북에서 만난 북한 동포들이 떠올랐지요. 당시 축구경기장에서 보았듯이 만나니 금방 하나가 되잖아요.

먼저 마음의 분단을 없애야 합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우선 만나야 합니다. 만나면 곧 알게 됩니다. 우리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해하면 사랑이 싹트게 됩니다. 자연이 민족애, 동포애가 생겨납니다. 사랑이 바탕이 되지 않은 통일은 한낱 신기루에 불과할 겁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맺어진 통일은 그 어느 누구도 갈라놓을 수가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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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문화콘서트 홍보물 11월 19일 조계사에서 열리는 신은미 황선 토크콘서트 홍보자료 ⓒ 김준성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에 북한, 통일에 관련된 토크콘서트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신은미씨는 남과 북의 통일을 바라면서 남과 북을 계속 오가고 있다. 그녀의 이런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이번 행사는 6·15 남측위원회 지역본부 차원으로 추진된다고 한다. 지역 일정은 아래와 같으니 금기의 세계(?)가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쯤 둘러보길 바란다.

[신은미/황선 전국 순회 토크문화콘서트] 북에 다녀온 그녀들의 통일이야기

● 서울 _ 2014년 11월 19일 저녁8시, 조계사전통문화예술공연장
● 광주 _ 2014년 11월 21일 저녁7시, 전남대학교 용봉문화관 4층 시청각실
● 대구 _ 2014년 12월 9일 저녁7시반, 경북대학교 제4합동강의동108호
● 전주 _ 2014년 12월 10일 저녁7시반, 장소미정
● 부산 - 2014년 12월 11일 저녁7시반, 부산상공회의소
덧붙이는 글 티켓구매_인터파크/티켓문의_010.3524.5289
#신은미 #황선 #백자 #통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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