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창원시청 앞 가득 메운 화분... 왜?

홍준표·안상수 취임 후 부쩍 늘어 ... 창원시청 "시민 반응 좋아"

등록 2014.11.21 14:53수정 2014.11.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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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에 화분이 가득하다. 이전에 시민사회단체가 이곳에서 기자회견과 농성 등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기자회견과 집회를 막으려고 화분을 갖다 놓았다고 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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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에 화분이 가득하다. 이전에 시민사회단체가 이곳에서 기자회견과 농성 등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기자회견과 집회를 막으려고 화분을 갖다 놓았다고 보고 있다. ⓒ 윤성효


요즘 경남도청·창원시청 정문 앞에 화분이 부쩍 늘어났다. 전임 경남지사·창원시장 때도 화분이 일부 있기는 했지만, 홍준표 지사와 안상수 시장이 취임한 뒤 더 늘어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곳에서는 시민사회단체나 야당이 기자회견 등을 열어 왔지만, 앞으로는 행사를 열지 못할 정도다. 1인시위는 가능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해까지 농민들은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우리 쌀을 지켜야 한다"면서 나락적재 투쟁을 해왔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는 올해 5월까지 '진주의료원 재개원 농성'을 벌였다. 장애인단체들도 천막을 설치해 놓고 장기간 농성을 했고 진보정당도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지금은 화분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횡단보도 앞까지 화분이 가득 들어찼다.

농민단체는 지난 11월 10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 나락적재투쟁을 하려고 했지만, 화분이 가득 차 있는 데다가 경남도청이 반대해 나락을 쌓을 수 없었다. 농민단체들은 하는 수 없이 다음 날 경남도청 정문 오른쪽 인도에 나락을 적재했다.

창원시청 정문 앞도 이번 주에 화분이 꽉 들어찼다. 정문 앞과 중앙현관 앞까지 포함해 전체 화분은 140개가 넘는다. 시청 정문 앞 자전거도로 옆에까지 화분을 진열해 놓았다.

지금까지 창원시청 정문 앞에서는 새 야구장 위치 변경에 항의하는 진해구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또 민주노총(경남) 일반노동조합 창원시립예술단지회는 '해촉 오디션 반대' 등을 내걸고 창원시청 정문 앞에서 농성했다.


화분은 개당 15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창원시청 공무원이 화분을 옮기다 넘어진 뒤 시청은 지게차를 동원했다.

"화분 설치, 집회방해 목적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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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청은 최근 정문 앞에 대형 화분을 100개 넘게 설치해 놓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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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청은 최근 정문 앞에 대형 화분을 100개 넘게 설치해 놓았다. ⓒ 윤성효


경남도청과 창원시청이 화분을 설치한 것을 두고 집회 방해 목적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일반노조 관계자는 "창원시청은 며칠 사이에 다른 곳에 있는 화분을 옮겨놨는데 집회나 기자회견 등을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허성무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위원장은 "홍 지사는 늘 당당함을 주장하고 안 시장은 큰인물을 주장해 왔다"라면서 "화분을 설치한 것은 시민들의 의사표현을 제한하기 위한 꼼수"라고 평가했다.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는 "경남도와 창원시가 시민소통을 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도청과 시청 앞에 화분을 설치한 것은 시민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면서 "화분이 꽉 들어찬 것을 보니 숨쉴 공간조차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청 행정과 관계자는 "집회가 있거나 차가 주차해 있으면 자전거 통행이나 보행하는 시민들이 위험하거나 불편을 겪었다"라면서 "화분을 설치했더니 시민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경남도청 정문 앞과 창원시청 정문 앞 집회신고를 받아주지 않고 단지 정문 옆 집회만 허용하고 있다.
#화분 #경남도청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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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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