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경비원' 동료 78명 해고 통보 논란
"아파트 명예 훼손? 뻔뻔하고 잔인하다"

입주자대표 "해고 확정된 거 아니다"... 노조 측 "비난 여론 모면하려는 것"

등록 2014.11.25 13:48수정 2014.11.2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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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의 모욕과 폭언으로 경비원이 분신하는 일이 벌어진 강남 압구정 S아파트가 남은 경비원들에게도 해고예정통보서를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입주민의 모욕과 폭언으로 경비원이 분신하는 일이 벌어진 뒤 남은 경비원들에게도 해고예정통보서를 보내 논란이 되고 있는 강남 압구정 S아파트 입주자 대표가 "아직 해고가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거센 비난 여론을 잠시 모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입주자대표 김아무개씨는 25일 오전 아파트 단지에서 우연히 기자들과 만나 "경비원 해고는 확정된 것이 아니며 주민총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용역업체를 바꾸는 일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에 따르면 해당아파트는 지난 6일 "현재 관리업체와 연장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입주자대표회의 결과 공고문을 붙인 데 이어 지난 20일에는 경비원 78명에게 다음달 31일자로 해고하겠다는 통보장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선기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대외협력국장은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만약 입주자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환영이지만, 이미 용역업체 변경을 알리는 공문이 아파트 27개동에 붙은 상황이고, 주민총회 일정도 잡힌 게 없다"면서 "입주자 대표가 거센 비난 여론을 의식해 모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이날 경비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편 남은 경비원들의 계약해지 통보 사실이 알려진 지난 24일 소셜네트워크에는 해당 아파트를 향한 비난 여론이 터져 나왔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트위터(@JINSUK_85)를 통해 "입주민의 극심한 모욕을 견디다 못한 경비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더니, 그 노동자의 죽음으로 아파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경비노동자 전원을 해고했단다, 꼭꼭 숨어있던 좀비들이 일제히 튀어나와 누가누가 더 뻔뻔하고 잔인하고 천박한가 경쟁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육상효 영화감독(@yswilder)도 "집값이 명예가 되는 세상이구나"라고 개탄했고, 아이디 '황야의 이리'(@step******)도 "살다 살다 아파트의 명예라는 소리를 다 듣는구나 야"라며 "천박하기 이를 데 없는 것들이 어디다가 명예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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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의 모욕과 폭언으로 경비원이 분신을 한 강남 압구정 S아파트에 남은 경비원들과의 계약도 해지한다는 내용의 공고문이 붙었다. ⓒ 오마이뉴스


#경비원 #압구정 아파트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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