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도 안 나온 미 전투기, 정부는 왜 구매했나

[김성호의 독서만세 36]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

등록 2014.12.02 11:51수정 2014.12.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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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책 표지 ⓒ 서해문집

때로 진실은 불편하다. 한국의 안보문제도 마찬가지다. 전문적이고 복잡해 보이기만 하던 안보문제를 알기 쉽게 다룬 책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는 당혹을 넘어 경악스럽기까지 한 한국 안보문제의 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책은 4개의 장에 걸쳐 사이버사령부의 선거 개입, 국가정보원장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국정원 간첩조작사건, 미사일방어(MD) 체제 도입, 제주해군기지, 차세대 전투기 사업 등 비틀리고 왜곡된 한국 안보의 민낯을 생생하게 전한다. 책의 저자들은 이를 가리켜 '가짜안보'라 선고한다.

책은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의 팟캐스트 방송 <진짜안보>의 방송분을 옮긴 것이다. 이 방송은 국방문제 평론가로 활발히 활동 중인 김종대 <디펜스 21+> 편집장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가 진행한다.

안보를 주제로 한 방송 가운데 처음으로 각종 팟캐스트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책은 방송의 핵심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무기구입 등의 군사안보문제부터 동북아 국제정세와 핵발전소 건립, 남북관계에 이르기까지 복잡다단한 안보관련 문제를 알기 쉽게 풀어놓는 등 친절한 서술이 돋보인다.

저자들은 책 전반에 걸쳐 안보문제가 정략적으로 이용되고, 외교방향이 손바닥 뒤집듯 전환되며, 이익집단의 집단 이기주의가 공익을 훼손하는 한국의 현실을 비판한다. 정부가 완제품도 나오지 않은 록히드 마틴의 F-35를 구매결정하며 입찰단계까지 유력후보였던 보잉의 F-15SE를 배제시킨 과정의 의혹을 제기한다.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따져본다. 핵발전소가 후세대에게 우리 세대의 문제를 떠넘기는 것임을 인식하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이 '진짜안보'를 위한 길이다.

뿐만 아니다. 중국의 부상과 맞물려 기존의 동북아의 역학관계가 재편되는 상황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제주해군기지 논란을 총체적으로 다뤄 본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사태를 오해 없이 알리고자 노력한다. 나아가 현실 정치와 별개로 일관성 있는 외교정책이 이뤄져야 함을 역설하고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멀고 어렵던 안보문제를 상식의 영역으로

이처럼 다양한 주제를 다룬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의 가장 큰 미덕은 멀고 어렵다고만 여겨지던 안보문제를 상식의 영역으로 끌어왔다는 데 있다. 전문적인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내고 사안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게끔 넓고 깊은 시각을 제시한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신선하고 가치 있다.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안보현안들을 다루며 공동체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이로부터 독자들은 다름을 존중하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으로의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거짓을 배제하고 진실 위에 서야만 민주주의의 핵심가치 가운데 하나인 다양성이 존중받을 수 있다. 이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작업이다.

오랫동안 거짓이 진실 위에 군림해 온 한국사회에서 이 책 한 권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속한 공동체를 행복한 안보를 향해 나아가게끔 하기 위해, 거짓안보를 배격하고 진짜안보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책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책에는 팟캐스트의 녹취분 뿐만 아니라 모두 11편의 평화칼럼도 실렸다. 감춰진 안보문제의 진실을 파헤치는 녹취분도 그렇지만 칼럼 역시 몹시도 흥미롭다. 무엇을 위한 안보이며 진짜 안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 나아가 우리 모두의 행복한 미래를 그리기 위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을 독자들은 이 칼럼을 통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관계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어요.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충돌을 기정사실화하고 미국 편에 바싹 붙어서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어느 한편에 줄서지 않고 미중 간의 갈등과 거리를 두면서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자는 관점입니다... 답답한 것은 우리 정부에게 어떤 철학과 원칙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본문 195쪽 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 건 사실이지만, 그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라고 하는, 보다 거대한 구상과 비전을 가지고 더 이상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피를 흘리지 않는 평화경제의 바다로 바꾸자' 이런 취지의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그걸 마치 NLL을 포기한 것처럼 왜곡해서, 지금까지 1년 넘게 온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본문 232쪽 중에서)
덧붙이는 글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 김종대·정욱식 지음 / 서해문집 펴냄 / 2014.10. / 1만 3700원)

김종대 정욱식의 진짜안보 -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가짜안보’를 해부한다

김종대 외 지음,
서해문집,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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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과 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간직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 팟캐스트 '김성호의 블랙리스트' 진행 / 인스타 @blly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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