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국정원 소유라고 확신... 영원한 비밀은 없다"

[인터뷰①] 이재명 성남시장

등록 2015.01.30 12:23수정 2015.01.3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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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 ⓒ 고강선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치단체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이나 인터넷에서 그의 이름이 끊임없이 오르내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의 이름이 거론된 기사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논쟁을 이끌어낸다. 그 때문에 그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려 또 다른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2014년에는 판교환풍구 사건으로, 축구연맹 비판 사건으로, 세월호가 국정원 소유라는 주장으로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낸 이재명 시장은 2015년을 맞이하면서 성남시의 사자성어를 사불범정(邪不犯正 : 옳지 못함은 바름을 범할 수 없다)이라고 하면서 "올해도 조용히 지나가기는 틀린 것 같다"는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2015년이 시작되자마자 이 시장은 다시 논란 한가운데 섰다. 성남시 청소용역업체를 선정하면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이 시장은 이 논란에 대해 "다시 종북몰이가 시작됐다"라며 "정면돌파 하겠다"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6일, 이재명 성남시장을 만났다. 이날, 이 시장은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20일 일정으로 도보행진을 시작한 세월호 유족에게 성남시청에 걸려 있던 세월호 추모 깃발을 보내 주목받았다. 이 시장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성남시청에 세월호 깃발을 달겠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민선 6기 시정목표를 '공공성 강화'에 두고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는 "교육·의료·안전의 공공성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이를 '3종 세트'로 표현했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심각한 과제가 공공성 약화"라며 "정부와 공공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면서 시장만능주의, 약육강식, 승자독식이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기회도, 부도 전부 독점이 되면 대중들이 희망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며 "대중에게 새로운 희망을 열어주는 길은 공공성 강화"라고 설명했다.

민선 6기 성남시 슬로건은 "대한민국은 못해도 성남은 한다". 이 시장은 "성남에서 공공성을 강화해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남의 변화가 결국은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이 시장의 전망이다.


다음은 이재명 성남시장과 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오늘(26일), 세월호 추모깃발을 도보행진을 하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보냈습니다.
"그분들이 저에게 와달라고 초청을 했습니다. 그분들 얘기로는 제가 정치인들 중에는 그분들을 가장 위해주는 사람인 것 같다고 해요. 그래서 오라고 했는데, 그게 그분들에게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어요."

- 어떤 면에서 그런가요?
"일반적인 국민의 시각에서는 당연한 얘기, (세월호를) 빨리 인양해라, 처벌해라,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어라 하는 얘기에 제가 끼면 정치화 하는 측면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오히려 대책위에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장은 "제가 못 가는 대신에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주고,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세월호 깃발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기를 떼어낸 게양대에 새로 만든 세월호 추모 깃발을 달 예정이라며 "(세월호)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성남시청에는 세월호 깃발이 달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세월호 주인... 양우공제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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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 ⓒ 고강선


- 세월호가 국정원 소유라는 주장을 해서 한동안 논란이 됐습니다. 확신하시나요?
"저는 확신합니다. 남들이 다 생각하는 상식을 제가 표현해준 거죠. 저는 법률가라 여러 가지 근거들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국가 정보기관이 특정한 물건, 선박에 대해서 그 선박으로 인해서 얻을 이익과 손실에 대해 세밀한 부분까지 관여를 한다는 것은 경영자라는 뜻이에요. 손실과 이익에 대해서 이해관계가 있는 자라는 뜻이거든요. 그게 누구겠어요? 주인이지. 주인으로서 행위를 했고, 선박 구성원이나 선원들이 주인으로서 행위를 당연히 받아들인 거죠.

또 하나의 증표는 정보기관인데 배가 사고 나면 거기에 보고할 이유가 없죠.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보고해야할 데가 구조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입니다. 해경·해군한테 보고하게 돼 있어요. 그 다음에 주인한테 해야지. 주인이니까,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한테."

이 시장은 "세월호의 사고보고를 내부규정에 국정원에 하게 돼 있다"라면서 "실제로 국정원에 보고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세월호가 청해진 명의로 된 국정원 소유의 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이 시장은 국정원 직원 상조회인 '양우공제회'를 들었다.

"국정원 기조실장이 이사장인 양우공제회는 선박과 항공기에 실제로 투자한 일이 있어요. 투자해서 손해 본 일이 있다고 보도에 나와요. 이런 운송수단을 취득해서 운행한 전력이 있는 거죠."

이 시장은 양우공제회가 "사건을 푸는 열쇠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 사건이 풀릴까요?
"영원한 비밀이란 없는 거죠."

- 판교환풍구 사건이 수사결과 성남시에는 책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판교테크노밸리축제가) 공동 주최도 아니고, 관리책임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계속해서 공동주최로 몰아갔어요. 국민들 기억 속에는 이재명 시장이 공동주최 책임이 어느 정도 있는데 발뺌하고 있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 거죠."

- 사고 당시 공동주최를 한 적이 없다고 강경하게 대응하셨는데?
"원칙대로 했어요. 만약 비실비실 했으면 덮어 썼을 거예요. 원칙대로 문서를 정리했고, 직원들이 조사를 받게 되면 변호사를 다 입회시켰어요. 인정하면 직원들 처벌문제도 있지만 성남시가 배상책임을 져야 하니까."

이 시장은 "책임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언론들이 보도를 해주지 않았다"라며 "유죄인 것 같아서 수사를 받았다고 보도를 하면, 무죄나 무혐의로 수사결과가 나오면 보도를 해줘야 하는데 (언론들이)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건 교육기회의 공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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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 ⓒ 고강선


- 재선 시장으로 취임한 지 7개월째입니다. 초선과 재선이 어떤 점에 다르던가요?
"시민들이 보는 시선도 바뀐 것 같고, 비중도 커진 것 같아요. 전에는 못 미더워하고 불안해했다면 이제는 인정하고 존중하는 느낌이죠. 선거라는 과정을 한 번 더 거치고 나니 비중이 많이 커졌다는 느낌이 들고, 많이 안정된 것 같아요. 초선일 때는 바꿔야 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했던 것을 그대로 이어나가는 거니까 처음 취임했을 때에 비하면 편하죠."

- 신년인사회를 동별로 다니고 계신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1개동에 200여 명 이상이 오니까 (성남시민) 만 명 이상을 만나게 되거든요. 성남 인구의 1%를 만나게 되는 거죠. 일단 시정의 중요한 성과, 계획, 이런 것을 알리는 홍보효과가 크고 두 번째는 시민들과 접촉을 통해서 신뢰가 많이 올라가죠. 직접 시장이 이야기를 하면 '카더라' 하는 게 불식되니까. 세 번째는 시민들의 참여도를 끌어 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시민들이 말하는 게 정책에 반영되거든요."

이 시장은 "시민 중심인 성남이라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며 "사실은 지지기반이 탄탄해지는 효과가 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 민선 6기에는 '공공성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배경이 무엇인지요?
"'꼬리를 잡아서 몸통을 흔들다' 이거는 제가 낸 책 제목이기도 하지만, 작은 영역에서 작은 일을 하지만 큰 영역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거잖아요. 모든 것을 머리만 잡을 수는 없어요. 나는 꼬리를 통해서 하겠다는 거죠. 성남시정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만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가 시정을 하는 최종 목표는 대한민국이죠."

이 시장은 "성남시정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바꾸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사안인 세제, 소득공제, 국가의 미래, 발전에 관한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공공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부의 역할과 공공의 역할이 점점 축소되면서 시장만능주의와 약육강식, 승자독식 사회가 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다수의 대중들이 희망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희망을 여는 길을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 공공성 강화에는 어떤 정책들이 있나요?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기회의 공정함이죠. 돈 많은 사람들은 사교육 잘 시켜서 좋은 대학가서 사회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지만 돈 없는 사람은 그럴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계층 이동 기회가 사라지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꿈을 잃어버려요. 그러지 않도록 교육기회를 공정하게 줘야 됩니다.

그래야 나라에 미래가 생기고 열심히 공부하게 되니 개인에게도 희망이 생기는 거죠. 그래야 공동체 전체가 미래를 갖게 됩니다. 이걸 개인이 할 수 없으니까 시가 예산을 투자해서 공적인 영역에서 부모들이 하는 일을 대신해주자, 이게 교육 공공성 강화입니다."

이 시장이 두 번째로 꼽은 것은 의료분야. 이 시장은 의료가 원래는 공공서비스의 일부인데 우리나라는 돈벌이 수단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의료 공공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과잉 진료, 과잉 수술이 없어지고 의료 서비스를 공정하게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서비스를 우리가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 시장은 그 때문에 성남시에서 시립의료원 건립을 추진하는 것이고, 시민주치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잉 진료 안 하면 되잖아요. 약간의 손해는 나겠죠. 그러면 재정투자를 해야죠. 종합운동장에 100억 원 쓰면서 시립의료원에 50억 원을 쓰면 안 되나요? 의료가 사적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되면서 사람들 머릿속에 의료는 돈벌이 수단이니 적자가 나면 절대로 안 된다는 도그마가 생겼어요. 이걸 깨야죠."

☞ 이재명 성남시장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기사 보기)
#이재명 #성남시장 #성남시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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