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성 장군 출신 송영근 "성폭행 여단장, 외박 못 나가서..."

"지휘관 외박 보장 해야" 엉뚱한 요구... 피해자엔 '하사 아가씨' 물의

등록 2015.01.29 14:29수정 2015.01.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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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나선 송영근, 사과는 했는데 표정이... 최근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육군 여단장을 두둔하는 발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된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예고없이 국회 정론관을 찾아 사태 진화에 나섰다. "여단장 여군 성폭행 사건은 외박 못 나간 탓"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은 송 의원은 '하사 아가씨' 발언에 대해서는 "평생 군 생활을 한 본인이 적절한 군사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국가의 안보를 위해 열심히 매진하고 있는 모든 여군 부사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간곡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군 기무사령관(중장) 출신인 송 의원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이다. ⓒ 남소연


[기사 보강 : 29일 오후 5시 2분]

3성 장군 출신인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최근 발생한 여단장 부하여군 성폭행 사건에 대해 가해자가 외박을 나가지 못한 게 원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피해 여군을 '하사관 아가씨'라고 지칭하는 등 부적절한 표현을 써 비판이 커지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군 인권과 병영문회 혁신을 위한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군 하사를 성폭행한 여단장이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다고 한다"라며 "(여단장이) 40대 중반인데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는 측면을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또 "비단 그 여단장뿐이겠느냐, 육해공군을 포함해 전군의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상적으로 나가야할 외박을 못 나간다"라며 "그러다 보니 가정 관리도 안 되고, 본인의 (성)문제를 포함해 관리가 안 되는 게 이런 문제를 야기하는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성 군기 문란' 대안으로 "규정된 외출·외박 나가게 해줘야"

군의 지휘관들이 제때 외박을 못나가는 게 성 군기 문란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군 지휘관들의 외박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송 의원은 성폭력 가해 지휘관들에 대해 군 안에서 명예욕과 출세욕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면서 "'일 잘한다'는 얘기를 듣기 위해 외박도 안 나가는 것이다, 이러면 피로도 문제가 발생하니 규정된 외출·외박은 반드시 나가도록 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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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 아가씨' 막말...진화 나선 송영근 최근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육군 여단장을 두둔하는 발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된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29일 예고없이 국회 정론관을 찾아 사태 진화에 나섰다. "여단장 여군 성폭행 사건은 외박 못 나간 탓"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은 송 의원은 '하사 아가씨' 발언에 대해서는 "평생 군 생활을 한 본인이 적절한 군사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국가의 안보를 위해 열심히 매진하고 있는 모든 여군 부사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간곡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군 기무사령관(중장) 출신인 송 의원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이다. ⓒ 남소연


송 의원은 군 옴부즈맨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피해 여군을 '하사 아가씨'라고 표현해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송 의원은 "'하사 아가씨'가 룸메이트한테는 얘기했다고 하는데, (이는) 제도적인 채널(통로)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송 의원이 '하사 아가씨'라고 표현했는데 그렇게 보는 관점이 이런 문제와 연관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표현하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소속 정병국 특위 위원장도 공감을 나타내면서 송 의원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육군사관학교 27기인 송 의원은 1사단장과 3사관학교장을 거쳐 기무사령관(중장)까지 역임한 후 정치권에 들어왔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돼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송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국회 정론관을 찾아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국민과 장병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점 사과 말씀드린다"라며 "비효율적인 조직문화, 폐쇄적인 군사문화를 고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사례를 들었음을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하사 아가씨'라고 발언한 내용은 여성이나 여군을 비하할 의도를 가진 발언이 전혀 아니었다"라며 "적절한 군사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국가의 안보를 위해 매진하고 있는 모든 여군 부사관 여러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면 깊이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송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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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대학생입니다. 미생입니다. 완생은 바라지도 않고, 중생이나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 21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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