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속담] "설을 거꾸로 쇘다"

'해동' 무렵이 더 춥다는 뜻... 섣달 그믐날 밤새는 풍속도

등록 2015.02.17 14:39수정 2015.02.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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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맞아 차례를 지내는 모습 ⓒ 온케이웨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를 맞았다. 2월 19일(목)은 음력 1월 1일로 한 해의 첫날을 가리킨다. 원일(元日)·원단(元旦)·원정(元正) 등의 다른 이름도 있지만, 근대에 와서는 신정(新正)으로 일컬어지며 양력 설의 상대 개념으로 구정(舊正)이라 불리고 있다.

설과 관련된 속담으로는 '설을 거꾸로 쇘다'가 있다. 동지섣달보다 해동(解凍) 무렵인 이때가 더 춥다는 뜻에서 유래됐다. 음력 1월 1일인 설은 대개 1월에 들어섰으니 봄이라고 여겼다. 절기로 봐서도 설은 양력으로 2월 초순, 입춘(立春) 무렵이므로 봄에 들어선 때로 보았다.

하지만 대개 여전히 추운 겨울날씨를 보인다. 엊그제 겨울인 섣달그믐이 하루 이틀 지났다고 곧바로 봄이 되어 날씨가 풀리지는 않는다. 하루 빨리 봄이 오기를 바라는 기대 때문인지 날씨는 더욱 춥게 느껴진다.

또 다른 속담으로는 '설은 질어야 풍년이고 보름은 맑아야 풍년이다'가 있다. 설에는 눈이 많이 내려야 그 해에 풍년이 들고, 정월 대보름에는 맑아서 보름달을 볼 수 있어야 그해에 풍년이 든다는 뜻이다.

과거 조상들은 새해의 첫 날인 설날에 상서롭게 여기는 눈이 내리면 마음이 풍성해질 뿐만 아니라 쌓인 눈이 온 땅을 덮어 보리싹을 비롯한 농작물이 얼어 죽지 않아야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또한 날씨가 춥거나 차가 막혀도 새해엔 고향을 찾아 유독 가족과 함께 설을 쇠려고 한다. 이는 객지에 나간 자식은 집에 돌아와 부모를 모시고 지내야 하며 그렇지 못한 자식은 실로 불효막심하다고 여겨졌다. 그런 뜻으로 '설에도 부모를 모르다니'라는 속담도 전해진다.

잠을 자면 눈썹 희어진다는 '수세(守歲)' 속신


한편 과거 조상들은 설날을 섣달그믐날(음력 12월 31일) 밤과 정월초하루(음력 1월 1일)가 직결돼 있다고 여겨 섣달 그믐날 밤에는 잠을 자지 않았다. 이를 수세(守歲)라 하는데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는 속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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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떡국 ⓒ 온케이웨더㈜


아울러 설날에는 설에 차리는 대표적인 음식인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먹는다고 봤다. 그래서 떡국을 먹지 않으면 나이를 먹을 수 없다는 속설이 이어져 왔다. 정월 초하루에 떡국을 먹는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기록된 문헌은 없다. 다만 흰떡가락이 희고 길어 순수와 장수(長壽)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강원도 '두부떡만둣국', 전라도 '닭장떡국' 등 지역별 다양

설에 먹는 절식으로 '떡국'을 빼놓을 수 없는데 지역별로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원래 떡국은 꿩으로 육수를 만들어 끓이는 것으로 고급음식으로 여겼다. 하지만 요즘은 꿩이나 닭대신 소고기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 지역별 떡국 종류

▶서울 떡국
고기장국이나 멸치장국에 떡과 쇠고기 고명을 넣어 떡국을 끓인다. 일반적으로 간은 국간장으로 하며 대파, 달걀물을 넣어주고 고기, 김 등을 고명으로 올린다.

▶충청도 날떡국
날떡국은 가래떡이 없을 때 손쉽게 만들어 먹던 떡국으로 찌지 않은 쌀반죽으로 떡을 만들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가래떡 대신 쌀가루와 찹쌀가루를 같은 비율로 섞어 소금을 약간 넣은 후 익반죽해서 동그랗게 빚어 납작하게 눌러준다. 육수는 굴, 바지락 등을 이용해 끓이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겨울에는 굴을 넣어 먹기도 한다.

▶전라도 닭장떡국
전라도에서는 토종 닭을 토막 내 조선간장에 졸여 닭장으로 떡국을 끓인다. 간간하고 달작지근한 장맛이 특징이며 쫄깃한 떡과 부드러운 닭고기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경상도 통영 굴떡국
멸치장국에 생굴, 두부 등을 넣어 끓이는 굴떡국은 통영지방에서 주로 많이 먹는다. 멸치로 맑은 장국을 내서 시원한데다 굴을 넣어 개운한 맛이 일품. 투명하게 맑은 국물에 쫄깃한 떡과 굴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강원도 두부떡만둣국
초당두부로 유명한 강원도 강릉에서는 설날에 두부떡만둣국을 끓여 먹는다. 두부를 이용해 만두소를 만들고 떡국을 끓이다가 손가락 길이로 썬 두부를 넣어 익혀 먹는다.
덧붙이는 글 김태환(kth1984@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설날 #떡국 #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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