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은 프리허그로 시작... 이 학교 참 괜찮네요

[이런 교육 어때요①] 경남꿈키움학교의 의미 있는 입학식

등록 2015.03.02 17:23수정 2015.03.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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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3월 2일은 모든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잔칫날입니다. 입학식이 있기 때문인데요. 여기 평범하지 않은 입학식을 한 학교가 있어 소개합니다.

경남꿈키움학교는 2014년에 개교한 공립 기숙형 대안 중학교입니다. 경남꿈키움학교의 입학식은 또 하나의 잔치입니다. 단지 행사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학교에 들어오는 아이들을 안아주고 기존의 학생들은 후배들을 맞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입니다.

입학식이 있기 전 선생님들이 모두 모여 입학식에 대한 최종 검토와 준비를 했습니다.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인 관계에서 설명하고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대화의 관계가 수평적일 때 가장 민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의가 끝난 후, 방학을 보낸 아이들이 교무실에 인사를 하러 찾아왔습니다. 아이를 보고 좋아하시는 선생님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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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하러 온 아이를 안아주는 선생님 ⓒ 김용만


복도에서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 서로 안고 반가워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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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선생님께 달려와 안깁니다. ⓒ 김용만


아이들이 입학식 준비를 하는 동안, 학부모님들은 새로 부임하신 교장 선생님과 담소를 나눴습니다. 한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선 학교,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님들께서도 함께 해야 진정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프리 허그'로 입학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재학생 먼저, 그리고 신입생까지, 모든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듬뿍 듬뿍 안아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꿈키움학교에서는 세족식을 합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발을 깨끗이 씻어주는 건데요. 지금까지 잘 자라서 고맙다고, 이제 새로운 기분으로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자는 의미입니다.

세족식을 한 후 아이들에게 느낌을 물어봤더니 "어색했다" "신기했다" "시원하다" 등 아직은 약간 어색해 했습니다. 사진을 찍던 부모님께서는 "선생님, 정말 감동입니다. 우리 아이가 존중받는 것 같아서 너무 고맙습니다"고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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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들 모두에게 세족식을 했습니다. ⓒ 김용만


작년에는 많이 비었던 자리가 올해는 꽉 들어찼습니다. 말썽쟁이 아이들도 최대한 협조하는 모습이 의젓하더군요.

꿈키움학교는 3월 첫째 주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주간으로 운영합니다. 학교 교육과정 오리엔테이션을 포함해 모든 교육공동체들이 모여 서로 소개하기, 학생회 소개와 공동체 회의인 '우리동네 이야기' 소개, 다함께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 몸으로 친해지기, 교장선생님과 학생들의 만남, 전교생 운동으로 친해지기라는 작은 운동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이 안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입생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어색함이 있고, 재학생들은 이제 한 학년이 올라가기에 갖는 새로운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서로 이해하며 공동체적 마인드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것, 참 의미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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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육공동체들이 아이들을 힘껏 안아주었습니다. ⓒ 김용만


어른들도 새로운 환경에 가면 어색하며 두렵듯이 아이들은 더욱 걱정이 많을 것입니다.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는 것 자체도 하나의 교육과정입니다. 방학 내 조용했던 급식소가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로 가득합니다. 역시 학교에는 아이들이 있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아닌 우리의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아이들이 주인인 학교는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인성교육은 교과서로만 가르쳐선 한계가 있습니다. 만남의 가치를 경험케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할 때 인성교육은 자연스레 이뤄집니다. 이 놈들과 지지고 볶으며 한해를 살 생각을 하니 걱정도 되며 설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이들의 미소가 좋습니다.
덧붙이는 글 연재기사입니다. 개인블로그에도 탑재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경남꿈키움학교 #입학식 #개학식 #교육공동체 #프리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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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 나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책과 사람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지금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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