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 마나한 작은도서관, 만들기만 하면 끝?

대구 북구 구립 작은 도서관 유명무실한 운영으로 도마에

등록 2015.03.13 10:56수정 2015.03.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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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청에서 구립으로 운영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이 설립취지에 비해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북구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구립 작은도서관은 모두 두 곳이다. 각각 고성동과 노원동에 위치하고 있다. 모두 북구청에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책 읽는 북구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두 도서관을 지난주 금요일(6일) 직접 찾아갔다.

고성동 작은도서관 입구, 지난 2013년 12월에 개관했다. ⓒ 김지형


지난 2013년 12월에 개관한 고성동 작은도서관은 고성동주민센터 한 켠에 위치하고 있다. 약 90㎡의 공간에 장서는 총 4천여 권이며 컴퓨터 좌석을 포함해 총 40여석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건립에는 675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지난해 2월 개관한 노원동 작은도서관, 시장 한 구석에 위치해 찾기 조차 어렵다. ⓒ 김지형


노원동의 경우, 팔달신시장 안쪽 상인회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장서는 1600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개관은 2014년 2월 개관했으며 면적은 68.75㎡로 좌석은 10여석 정도다. 사업비는 5250만 원이 들었다.

그런데 야심찬 개관에도 정작 이후 운영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두 도서관 모두 이용객이 하루 대여섯명 수준으로 매우 저조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용가능시간이 관공서 운영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모두 문을 닫는다.

고성동 작은도서관 내부, 인테리어는 깔끔하지만 이용이 매우 저조하다. ⓒ 김지형


게다가 고성동은 주택 밀집지역에 위치하고 있고 노원동은 시장 구석에 위치해 지역주민들의 접근성이 낮은 상황이다. 특히 노원동의 경우 팔달시장과의 시너지를 만들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과 달리 주민들은 도서관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현재 이용객도 일부 상인관련 도서를 찾는 시장 상인들이 대부분이다.


전문인력 전무, 공공근로와 공익요원이 담당

또한 도서관 운영인력도 문제다. 현재 두 도서관은 각각 공공근로 1명과 공익근무요원 1명이 배치돼 운영하고 있는데 입구에서 안내나 대출 업무를 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책에 대한 전문성이나 자체 프로그램 운영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 구립 공공도서관인 구수산도서관에 담당자가 있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일상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도서관 활성화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북구청의 예산지원도 부족하다. 두 작은도서관에 연간 투입되는 예산도 연간 천2백만원에 불과하고 그나마 이중 새 책 구입비는 200만 원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예산으로 프로그램운영과 소모품비 구입, 전기료 등에 쓰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애초에 입지 조건이나 운영 프로그램과 인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설립하면서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노원동 작은도서관, 좁은 공간인데다가 장서도 부족하다. 이용객도 하루 평균 서너명에 머무르고 있다. ⓒ 김지형


취지에 걸맞는 지원과 운영계획 필요

북구 구암동에 위치한 사립공공도서관인 꿈꾸는마을도서관 도토리 진은주 관장은 "주민들 가까이에서 작은도서관을 활성화한다는 당초 북구청이 세운 방향 자체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위치선정에서부터 주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해야하고 운영 측면에서 이를 위한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데 현재는 이런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 작은도서관은 큰 도서관에 비해 오히려 좀 더 전문적인 인력이 배치돼 주민들과 함께 도서관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또한 "이를 위한 최소한의 예산을 확보하고 본래의 취지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이영재 북구의원도 "작은 도서관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북구청의 취지는 좋으나 이를 위한 구체적 내용이나 실질적 운영계획이 부족한 상황이다.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민간과 협력해서 함께 운영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구청은 공공도서관 인프라 확충을 위해 현재 대현동과 태전동에도 공공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이중 대현동은 주부어린이도서관으로 곧 개관을 앞두고 있다. 2012년에 수립한 '작은 도서관 조성·육성 기본 계획'에 따라 2017년까지 도서관 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작은도서관 12개소를 조성할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 언론인 강북신문(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작은도서관 #대구북구 #고성동 #노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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