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몇 안 되는 '서민용 동네', 여기입니다

[실전 셋방찾기-강남] 일원동, 월세 저렴하고 강남권 대중교통 30분

등록 2015.03.25 19:01수정 2015.03.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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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그들을 위한 부동산 정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건설사에도 언론사에도 '돈 안 되는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월세 정보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유용한 정보도 댓글로 알려주세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실전 셋방 찾기를 응원합니다. [편집자말]
[특별취재팀]
취재: 김동환·고동완·김재환·박다영·송지희·양원모·이유진·정민경
개발: 황장연 최용민 디자인: 봉주영 신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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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은 층고가 낮은 건물들이 많아. 가시거리가 넓고 햇볓이 잘 든다 ⓒ 송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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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삼성동인데 역삼이나 삼성 쪽은 집들이 다 너무 비싸잖아요. 그래서 주변을 알아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눈이 돌아가던데요?"

한아무개(32·직장인)씨는 지난해 말부터 강남구 일원동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매일 출퇴근을 합쳐 길에서 2시간 넘게 버리는 게 아까워 내린 선택이었지만, 정작 직장 근처에 있는 원룸들은 한씨 생각보다 훨씬 비쌌다.

사정을 털어놓자, 지인들은 그에게 강남구 끝자락에 위치한 일원동을 추천했다. 일원동의 1인가구용 임대주택 시세는 역삼·삼성 지역의 절반에서 2/3 수준이다. 한씨는 "이제는 집에서 직장까지 30~40분 정도면 간다"며 "살아보니 삼성동 말고도 강남 주요 지역은 손쉽게 다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7평 원룸이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서울에서도 강남은 특히 집값이 비싼 지역으로 꼽힌다. 교통, 교육, 상업 등 다양한 인프라를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화도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일부 재건축 예정지를 제외하고는 오래된 주택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일원동은 이같은 통념에서 한발짝 벗어나있는 동네다. 우선 지역 자체가 강남 동쪽 끝과 가까운 '외곽지역'인데다 새로지은 건물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주택 임대료도 '강남'이라는 지리적 특성에 비춰보면 싼 편이다. 일원동 O공인중개사무소 소장 오아무개씨는 "10년 이상 된 건물들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월세 등이 싸다"면서 "관리비도 다른 강남지역은 기본 5만 원이지만 이곳은 없거나 있어도 3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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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에는 총 7개의 공원이 있다. 위의 사진은 마루공원이다. ⓒ 송지희


일원동의 학군이 다른 강남권 고등학교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임대료가 낮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일원동 주민인 정아무개(23·대학생)씨는 "옆 대치동에 비해 학군이 잘 알려진 곳이 아니어서 그런 거 같다"며 "학부모들이 이곳에 있는 중산고나 중동고보다는 대치동의 단대부고나 휘문고, 경기여고, 숙명여고를 더 명문고로 쳐준다"고 말했다.

기자가 지난 4일, 집 구하는 사람으로 가장하고 직접 돌아본 7평대 일원동 원룸 시세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정도였다. 싱크대, 에어컨, 침대, 드럼세탁기, 가스레인지를 갖춘 '풀옵션' 조건이다. 집 외관은 모두 사용감이 느껴졌지만 내부는 비교적 최근에 인테리어를 다시 해 놓은 느낌이었다.

꽃샘추위라 실외 온도가 낮은데도 들어가자마자 방에서 온기가 느껴지는 게 의외였다. 함께 방을 보러 온 공인중개사 오아무개씨는 "볕이 잘 들어서 그렇다"고 거들었다. 흔히 혼자 사는 타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맡게 되는 냄새도 전혀 없었다. 일원동 주민 지아무개(24·직장인)씨는 "건물들 층고가 다 낮아 볕이 잘든다"면서 "여름에는 빨래 말리는 데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고층 건물이 없다는 점은 일원동의 지역적 특색 중 하나다. 서울시가 지난 2011년 이 동네의 재개발 계획을 보류하고 양호한 건물들을 보호하도록 결정했기 때문. 일원동 ㅅ부동산 최아무개 소장은 "재건축은 물론이고 양호한 단독주택의 증축도 안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만족스럽게 살다가도 동네가 재개발되거나 살던 건물이 재건축되면 속절없이 떠나가야 하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조건이다. 일원동 ㅅ공인중개사 이아무개 소장은 "6년 전에 재개발 논의가 있었다가 물거품돼서 한동안 재개발 논의는 없을 것"이라면서 "인근에 있는 개포동 주공아파트부터 재개발이 되고 난 뒤에야 일원동도 개발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남 활동하는 젊은 사람에게는 이만한 동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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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 마루공원 입구 ⓒ 송지희


기자가 집을 볼 때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치안이다. 여성 세입자들은 혼자 살 경우에는 특히 더 CCTV 등 치안관련 조건들에 민감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묻자 부동산 중개인 오씨는 "치안은 걱정할 필요 없다"면서 "동네에 모텔이나 유흥가는커녕 노래방도 없다"고 설명했다.

치안 문제는 실제 다년간 일원동에 거주해온 주민들도 어느정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일원동서 6년째 살고 있는 정아무개(21·대학생)씨는 "호프집도 없다"면서 "오히려 동네가 너무 조용해서 무서울 때가 있을 정도"라며 웃었다. 이 동네는 일원초등학교, 대청초등학교, 중동 중·고등학교 등 학교가 9곳이라 대부분이 스쿨존에 해당된다.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마루공원, 대청공원, 목련공원 등 인근에 산책이 가능한 공원이 7곳 정도. 3개월 전 일원동으로 이사온 한아무개(32·직장인)씨는 "딴 건 몰라도 예전에 살던 동네에 비해 공원이 정말 많다"면서 "공기도 좋고 운동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슈퍼마켓이나 밥집 책방 등 가게가 많은 점도 장점이다. 대청역 1번출구 바로 앞에는 대형 마트가 있고 주택가 내부에도 큰 골목마다 소형 마트가 자리잡고 있다.

2년 6개월째 일원동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정아무개(32·직장인)씨는 이 지역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강남권에서 이동하기 편한 교통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강남에서 주로 활동하는 젊은 사람에게는 일원동만큼 살기 편한 동네도 없다"며 "외곽순환도로를 타면 강남 어디든 가기 편하고 동부간선도로도 가까이 있어 차량 교통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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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 주택가는 대부분은 2,3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 송지희


일원동에 인접해있는 지하철 역은 3호선 일원역과 대청역이다. 주택가 밀집 지역과 가까운 곳은 대청역인데 걸어서 5~10분 거리다. 일원동에서 7, 9호선을 환승할 수 있는 고속터미널역까지는 15분, 2호선을 환승할 수 있는 교대역까지는 20분 정도면 도착한다.

버스도 30분 내에 대부분의 강남 지역에 도착한다. 주택가에서 5~7분 걸어 중동고등학교 정류소장에서 01번 버스를 타면 삼성역에 18분만에, 삼성병원사거리 정류소장에서 06번 마을 버스를 타면 27분만에 삼성역 버스정류소에 도착하는 식이다.

01, 06 마을버스 외에도 03번 버스가 있어 수서~송파~삼성지역을 30분 내에 환승 없이 갈 수 있다. 잠실은 주택가에서 7분거리에 위치한 대청역 버스정류소장에서 3413번 버스를 타면 37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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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집다운 집을 찾는다면... 그것도 반전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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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셋방찾기 #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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