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김무성 로봇연기? 난 번지점프도 할 수 있다"

[취임 50일] "강화의 사위라고 써 달라" 재보선 홍보전

등록 2015.03.29 21:01수정 2015.03.2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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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취임 50일 맞은 문재인 대표 당대표 취임 50일을 맞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29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취임 5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여러 차례 웃음이 터져 나왔다. 문 대표가 기자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쏟아지는 질문에 중간중간 농담을 섞어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이날 출입기자들과 함께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하면서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 없는 대화를 나눴다. 간담회는 식사 시간을 포함해 포함해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또 간담회가 끝난 후 참석 기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언론과 스킨십을 늘리는 데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당이 산다면 번지점프라도 하겠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참여 애플리케이션 명칭 공모전 홍보 동영상에 출연해 '로봇 연기'를 선보인 것이 화제에 올랐다.

문 대표는 "제가 영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은 새누리당이 우리 당보다 한 수 위"라면서 "조금 유치해보여도 그게 국민에게 다가갈 때는 노력하는 모습으로 비친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라고 했다. 

문 대표는 '제안이 있으면 출연하겠느냐'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번지점프라도 해서 당이 산다면 (하겠다)"라고 농담을 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문 대표가) 특전사 출신이니 기자들 사이에서는 고공낙하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다"라고 거들었다.

문 대표는 "과거엔 우리 당이 훨씬 진취적이었는데 어느 순간 새누리당은 빠르게 변화하고 우리 당은 콘텐츠나 스타일에서도 정체돼 있다"라며 "우리가 많이 반성하고 달라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무상급식 설전으로 '홍준표 폭탄' 됐다"

문 대표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무상급식 설전'을 벌여 '홍 지사만 띄워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농담을 섞어 반박했다.

문 대표는 "무상급식 논란을 중앙언론이 관심 갖게 만들고 논의를 활발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라며 "홍 지사 덕분에 경남도민들이 김두관 지사 시기의 도정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고 우리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 지사가 언론 노출 효과를 거뒀다'는 질문이 나오자 문 대표는 "그렇죠, 폭탄같은 존재가 됐죠"라고 우스개소리를 했다. 

이날 도시락 간담회에서는 문 대표의 해병대 2사단 방문도 화제가 됐다. 기자들이 '해병대원들과 훈련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다는 평가가 있다'라고 전하자 문 대표는 "군대 있을 때 '말뚝 박으라'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답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총 쏘는 사진과 대비된다고 하자, 문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야 군대를 경험 안 하신 분 아니냐"라며 뼈 있는 농담을 했다.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 만들어 내는 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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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취임 50일 맞은 문재인 대표 당대표 취임 50일을 맞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문 대표는 언론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표는 "종합편성채널까지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지금 언론이 (보수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라면서 "언론이 좋은 정치를 이끌어줘야 한다, 시시비비를 가려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과 새누리당 간에 옳고 그름을 가려주고 공정하고 중립적인 기사를 써야 한다"라면서 "정당들도 뒤떨어졌지만 언론도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문 대표는 "저와 안철수, 박원순, 안희정이 뭘 하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다루지 말아달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건 정말 우리 당이 잘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소산이라고 본다, 안철수 대표가 좋은 덕담을 해도 뼈 있는 말을 했다고 한다"라면서 웃었다.

문 대표는 또 '스스로 정치인스러워졌다는 것을 느끼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정치인답지 않다는 것을 장점으로 생각하고, 그것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정치를 바꾸겠다고 나섰는데 제가 정치인답게 돼버렸으면 큰일"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3자 회동 뒤 청와대 반박 자료 내 소통 의미 퇴색"

문 대표는 취임 50일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였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을 언급했다가,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와 함께한 '3자 회동'이라고 답을 바꿨다.

문 대표는 "당시 제 모두발언 때문에 냉랭하고 불편한 대화였을 것이라고 보신 것 같은데 아주 유쾌한 대화는 아니었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자리였다"라며 "다만 다음 날 청와대가 반박하는 자료를 내놓은 게 좋았던 소통의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생각한다, 조금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대통령 주변에 '아주 잘 돼간다' '정책이 성과를 많이 거두고 있다'라는 보고는 늘 넘쳐나는 것 아니냐"라며 "경제 관료로부터 듣는 이야기하고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을 기회라는 데 야당 대표와 회동이 의미가 있다, 논쟁에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수치를 들이밀고 반박하는 식으로 하면 편한 대화가 안되고 회동이 계속 되기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대통령이 관료들, 특히 경제관료들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경제민주화나 복지 등 대선 공약이 다 물건너간 것은 경제관료들에게 휘둘렸기 때문이다, 오로지 개발과 성장 마인드가 차 있는 경제 부처가 득세하면 경제민주화나 복지, 노동 이슈가 다 죽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강화을 승리 가능... 강화의 사위라고 써 달라"

문 대표는 4·29 재보선 지역 중 야당의 열세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인천 서구강화을 지역구에 대해 "충분히 (승리가) 가능한 지역"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표는 "(신도시가 들어선) 검단에서는 우리가 늘 이겼는데 강화에서 많이 진다, 검단에서 좀 더 지지 받고 강화에서 지지를 높여나가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라면서 강화도와의 인연을 언급했다.

문 대표는 부인 김정숙씨의 고향이 강화도라는 점을 들면서 "(나를) '강화의 사위'라고 써 달라, 지난 대선 때는 '인천의 사위'라는 말을 못했는데 예전 5·18 때 체포된 곳이 (처가가 있던) 강화도였다"라면서 웃어보였다.

문 대표는 "요즘 제가 집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아주 노력을 많이 한다. 어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아내가) 참석했다"라며 선거 홍보전에 강화 출신인 부인 김정숙씨가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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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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